[11月]청춘 선본의 “원칙을 세우는 겠다”라는 말의 무게

국민저널 기사 2017.11.22 03:39

119일 합동공청회에서 청춘 선본은 자신있게 3자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건의 내용을 보고 (생략) 내용과 원칙을 세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첨언했다. 청춘 선본이 제3자 입장이며 큐비닛과 여론 간의 갈등이 발생할 시, 이에 대해 청춘 선본은 어떤 생각을 가지는 지 본지의 물음에 대한 답변이었다.

 

시간이 갈수록 총학이 해야하는 일의 양상이 복잡해지고 확대되고 있다. 근래까지 총학은 학생의 권리를 보장하는데 주로 집중했다. 그들이 협상해야할 대상은 보통 학교로 한정됐다. 등록금심의위원회, 대학평의원회 등 학교 행정의 회의 논의하기도 하며 학교와의 학사 분규 발생 시 정보를 모으고 여론을 형성하고 어떻게 협상을 시작할지 고민했다. 고민의 시작점은 어떻게 전략을 짜야하며 실행할지부터였다.

 

페미니즘과 성소수자 담론

새로운 변화

 

양상의 변화는 성소수자와 페미니즘 담론에서 비롯된다. 근 몇 년 간 학내엔 이와 같은 단체가 생겨났고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학내 의제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이런 흐름에 맞춰 2015년 총학생회 학칙 개정 시 성평등국이 부서로 지정됐다. 성평등국은 여성, 성소수자 등의 권리와 젠더문제를 다루기 위한 부서다. 따라서 총학도 이런 담론들을 보장하는 기구 중 하나가 됐다. 그러면서 이 담론들은 학우들의 일상적인 행동과 말에 금을 냈다. 큐비닛과 느릿느릿은 수업 중의 교수의 혐오발언을 수집했다. 그리고 자신들의 존재를 드러낸다. 담론은 일상적으로 쌓인 혐오를 대상으로 활동하기에 필연적으로 학우와 부딪힌다.

 

이제 고민은 어떻게 원칙을 세우는지부터 시작한다. 무엇이 옳고 그른가의 원칙 그리고 무엇이 더 중요한 가치인가의 원칙. 성소수자나 페미니즘 단체와 학내 여론 간의 충돌은 어떻게 다뤄야할까? 교수의 혐오발언은 총학이 어떻게 대처해야할까? 그리고 그 어느 범위까지가 총학이 관여해야 하는가? 이제 총학의 가장 어려운 일은 사안에 대해 원칙을 바로 세우고 지키는 일이 됐다.

공감 총학생회는 고려보건대 구매를 반대했었다. 초기에 그들은 등록금 인상 가능성과 재정여건 악화라는 근거 하에 보건대 구매 반대를 원칙으로 세웠다. 하지만 여론은 찬성했다. 여론은 공감 총학생회가 취한 전략을 하나하나 반박했다. 이후 공감 총학은 더 이상 구매 반대를 주장하지 않는다. 사실상 여론에 떠밀려 그들의 원칙을 수정했다. 하물며 물러날 지점이 없는 인권에선 청춘 선본은 원칙을 세우고 지킬 수 있을까?

 

때론 총학은 원칙을 세우지 않기도 했다. 전국교수연합의 동성애동성혼 합법화 절대 반대 성명서에선 총학은 무대응했다. 젠더이슈를 관리하는 성평등국 부서는 이슈에 무대응했다. 이 같은 일은 올해 가을 축제의 비와이 논란도 있었다. 비와이의 성소수자 혐오 가사에 대해 국대전에선 논란이 있었지만 총학에선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축제는 그대로 진행됐다.

 

청춘의 원칙을 바로 세우겠다는 말은

과연 지켜질까?

 

청춘 선본은 원칙을 바로 세우겠다고 자신있게 얘기했지만 그 무게는 가늠하지 못한 것 같다. 공청회 이후 진행된 청춘 선본과 큐비닛 간의 질의응답에서 이를 엿볼 수 있다.

 

큐비닛은 성소수자 담론을 주제로 선거기간에 청춘 선본에게 질의했다. 평소 큐비닛이 수집한 학내 혐오발언을 근거로 큐비닛은 성소수자에 대한 청춘 선본의 입장, 인권을 보장할 의지, 갈등 시 총학의 역할을 질의했다. 하지만 합동공청회가 끝나고 발송된 청춘 선본의 답변서는 합동공청회에서 청춘 선본의 발언에 의구심이 들기엔 충분했다.

 

청춘 선본은 답변서에서 인권보장에 있어 적용되야할 가치들을 준수하고 이행하기 위해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어 “15천 학우들을 대표하는 기구이자 실제 각 산하 자치기구와 함께 정책을 논의하고 집행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됩니다.”라며 아직 선거유세기간이 끝나지 않은 시점에서 큐비닛동아리에서 제시해주신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명확하게 답변 드리기에 어려움이 있음이라고 답했다.

 

청춘 선본은 지금부터라도 원칙을 바로 세우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3자는 없다고, 원칙을 세우겠다는 의지는 선언하는 것이 아닌 증명해야하는 일이다. 아쉽게도 큐비닛과의 답변서에선 그 의지는 증명되지 않았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신고

“창녀가 아니라 ‘성노동자’입니다” 성노동자권리모임 ‘지지’의 활동가 밀사 <상>

국민저널 기사 2013.12.23 11:10


01


정치적 의견, 성매매 여성도 “안돼” ‘안녕들’ 대자보의 자격


02


“창녀가 아니라 ‘성노동자’입니다” 성노동자권리모임 ‘지지’의 활동가 밀사 <상>


정치적 의견, 성매매 여성도 “안돼” ‘안녕들’ 대자보의 자격  

“창녀가 아니라 ‘성노동자’입니다” 성노동자권리모임 ‘지지’의 활동가 밀사 <상> 

"나는 늘 내가 자랑스럽다" 성노동자권리모임 ‘지지’의 활동가 밀사 <하> 




“창녀가 아니라 ‘성노동자’입니다” 성노동자권리모임 ‘지지’의 활동가 밀사 <상> 


개인과 사회의 안녕을 묻는 소위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자보가 대학가를 뒤덮는 동안, 어느 성매매 업소 밀집 지역에 지난 18일 “저는 성매매를 하는 여성입니다. 요즘 ‘안녕들 하십니까’가 정말 유행이기는 한가 봅니다.”라고 시작하는 자보 하나가 붙었다. “성매매를 하러 온 구매자 남성이 자신도 자보를 썼다며 자랑스럽게 얘기를 하더군요. 거기에 제대로 호응하지 않았다고 주먹질을 당해야 했습니다. … 더 이상 이렇게 살고 싶지 않습니다. 나는 안녕하지 못합니다. 나도 말할 수 있는 사람이다.” 해당 자보에 대한 인터넷 상의 반응은 양극단으로 나뉘었다. 사실 확인 없이 “‘안녕들 하십니까’ 자보의 열풍에 물타기를 하려는 자작 자보 같다.”라는 주장이 나왔고, 이에 대해 “민주사회에서 자신의 안녕을 말하는 데 자격요건이 필요하단 말이냐.”는 반론이 뒤를 이었다.


그 다음날, 성신여자대학교 수정관에는 성노동자권리모임 ‘지지’라는 단체의 이름 아래 ‘여러분, 부디 안녕합시다’라는 자보가 붙었다. ‘지지’의 활동가 ‘밀사(성신여대)’는 “창녀는 말할 자격이 없다? 도대체 이 세상 누가 사람의 말할 자격을 함부로 논할 수 있습니까? 창녀는 사람도 아닌가요?”라고 주장했다. 자치언론네트워크에서는 성노동자의 권리를 높이고자 결성된 성노동자권리모임 ‘지지’의 활동가 밀사를 만나, 그의 생각을 들어보기로 결정했다. 인터뷰는 크게 성매매 일반과 밀사 개인적 이야기를 다룬 <상>과 성매매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을 다룬 <하>로 진행된다. 또한, ‘성노동’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인터뷰이에 대한 존중으로 본 기사 또한 ‘성매매’ 대신 ‘성노동’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음을 미리 밝힌다.



Q 자보를 붙인 이유가 궁금하다. 


- 대학생 중에도 성노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성노동자권리모임 ‘지지’에서 소통할 장을 마련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침 ‘안녕’ 자보를 공동으로 게시하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행동하게 됐다. 학생들이 얼마나 해당 자보를 읽었을지는 모르겠다, 금방 철거해버렸으니. 


Q. 처음 올렸던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가 떼어져서 성신여대 학생지원팀에 직인을 받으러 갔다고 들었다. 


- 지난 19일 수정관 게시판에 총 4장의 대자보를 올렸는데 떼어졌더라. 자보를 붙이려면 허락을 맡아야 한다 해서 직인을 받으러 갔지만, 성신여대 학생지원팀에서는 ‘정치적인 내용의 자보는 게시할 수 없다’고 했다. “나도 학교 학생이고 붙일 권리가 있다”고 말했더니, “휴학했네요? 왜 아직 졸업 안하셨어요? 이러면 사람들이 너도나도 붙이지 않겠어요?”라 하더라. 게시판은 모두의 공간이어야 하고 학생들이 목소리를 낼 목적으로 쓰여야 하는데, 기업 광고 같은 것만 붙어있다. 게시판이 왜 존재하나. 학생들의 말할 권리를 학교가 틀어막는 꼴이다. 





▲ 성노동자권리모임 '지지'에서 성신여자대학교 수정관에 "여러분, 부디 안녕하십시다"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부착했으나 이내 떼어졌다. ⓒ '밀사' 제공




Q 여성 성노동자가 ‘안녕들 하십니까’ 자보를 썼다는 것 자체가 학교 망신이라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학내에 성노동하는 사람 하나가 공개적으로 드러난대도, 학우 여러분의 취업과 취집[각주:1] 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다. 물론 혐오는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다. 하지만 특정 대상을 혐오하는 발언이나 행동을 겉으로 내비치는 건 다른 이야기다. 성노동을 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하지 않을 여성의 견해에는 분명 공감한다. 사회 구조가 성노동을 혐오하게 돼있고, 그렇게 학습되어 왔기 때문이다. ‘학교 망신’이라는 말을 하기 전에, 왜 학교 망신이라고 생각했는지, 왜 옳지 않은지를 먼저 성찰해야하지 않나. 


Q 밀사가 올린 대자보가 ‘안녕들 하십니까’ 자보 행렬에 본질을 흐린다든지, 소위 ‘물타기’를 한다는 주장이 있다. 


- ‘안녕’ 자보는 자신이 안녕하지 못한 이유를 말하고 타인의 안녕을 바라며 연대를 요청하는 것이고, ‘지지’의 자보는 여기서 어긋날 게 전혀 없다. 단지 우리(성노동자) 이야기를 듣기 싫다는 거다. ‘누구나’ 말할 수 있는 권리는 민주주의를 사상으로 정한 사회에서, 대한민국 헌법에서 보장하는 건데. 다수가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말할 권리를 제한하는 게 정당한가? 일베[각주:2] 를 폐쇄하지 않는 이유도 그런 사람들에게도 말할 권리가 있기 때문이지 않나. 진보를 자처하는 사람들조차 성노동자를 멸시하는 일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이다. 


Q 처음 등장한 여성 성노동자의 자보에 대해 ‘자작’ 의혹을 제기한 곳은 소위 ‘정숙한 슬럿워크[각주:3] ’를 추진하는 캠페인 단체 ‘돈두댓(Don’t Do That)이었다. 기존의 슬럿워크가 지나친 노출과 자극적인 행동을 해왔다며, 이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기존의 슬럿워크와 다르게 과다노출과 구호를 하지 않는다.’는 차별성을 내세우는 단체인데.


- 그 단체 자체가 여권 하락을 야기하고 있다. 돈두댓의 슬럿워크는 남성이 보는 기준의 건전함을 택했다. 이는 ‘정상 여성’이라는 기준의 건전함이다. 남성이 꿈꾸는 여성의 가치에 위반하지 않으면서 안전하게 운동하겠다는 건데, 이는 슬럿워크의 본질을 훼손하는 일이다. 물론 운동이라는 것도 요구하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대중과 타협해야 하지만, 돈두댓의 타협은 대중에 대한 성찰이라기 보단 자신들이 다칠 것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Q 성노동자권리모임 ‘지지’라는 단체에서 일을 하고 있다. ‘지지’는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떤 사업을 하고 있는지 소개해줄 수 있나. 


- ‘지지’는 지난 2009년, 성매매특별법 시행 5주년 토론회를 진행하며 활동을 시작했다. ‘지지(支持)한다’는 의미와 ‘GG(Giant Girls)’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2004년 성매매특별법이 발효되면서 성노동자 투쟁이 있어 왔고, 그로부터 1년 후 ‘전성노련(전국성노동자연대)’이 만들어졌다. 전성노련에 연대하던 사람들이 ‘성노동네트워크’라는 단체를 조직해 활동했는데, ‘지지’는 여기서 활동하던 사람들 중에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단체다. 


일본에서 살해당한 한국인 성노동자 ‘하루코’의 문제를 알리는 활동을 했고 이를 주제로 ‘목소리전’[각주:4] 이라는 전시를 하게 된다. 6월 29일 성노동자의 날 기념행사는 꾸준히 해왔고, 성매매특별법이 발효된 9월 23일마다 성매매특별법과 관련된 토론회를 진행해왔다. 또 6월 즈음 ‘안전한 섹스, 즐거운 섹스’라는 주제로 강좌를 열었다. 내년에는 성노동 이론이나 성노동을 처음 접한 사람들이 안전하게 일을 시작할 수 있는, 강좌를 기획할 생각이다.


Q 직접 성노동을 체험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 계기가 궁금하다.


2010년에 성신여대에서 여성학 교양 수업을 들었다. 대한민국의 페미니즘 학자 대부분이 반성매매를 주장하고, 수업을 가르치던 교수도 반성매매를 주장하셨다. 하루는 성매매특별법 홍보 영상을 보여줬다. 영상 속에 ‘탈(脫)성매매 후 다른 직업을 구한 여성이 ‘돈의 가치가 다르다’고 이야기 하더라. 이상했다.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랑 섹스를 하는 것만으로도 노고가 들어가는데, 왜 이를 부정할까. 그 여성이 사회 보편의 가치를 스스로 내면화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노동을 스스로 해보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을 거라 생각했고, 한 달 동안 '조건만남(‘돈’이라는 ‘조건’을 걸고 만나 섹스를 하는 일. 주로 구매자가 요청한 공간에서 만난다. 밀사는 업소에 대한 거부감을 가진 사람들이 주로 조건만남을 선택한다고 말한다.)'을 했다. 돈이 필요해서 한 일은 아니었다.


Q 성노동을 단순 서비스업이라 생각한다고 들었다. ‘일’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만났던 인상적인 ‘손님’이 있나? 


- 나는 운이 좋은 편이었다. 돈을 못 받고 폭력을 당한 적은 한 번 뿐이었다. 이것도 기술인데, 사전에 손님과 조율이나 흥정을 끝마쳐야 한다. 손님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마인드를 갖고 일했던 것 같다.





Q 성노동에 대한 밀사의 주장은 어떤 것인가. 


- 알선자, 구매자, 판매자 모두 범죄 취급을 받지 않는, 완전한 ‘비범죄화’가 돼야 한다. ‘성매매 합법화’는 국가가 성노동을 노동으로 승인하고 관리하고 규제하는 건데, 지금은 없어졌지만 독일의 경우 국가에 성노동을 등록하고, 이를 관리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성노동을 다른 노동과 똑같이 여기지 않고 특별 취급하는 거다. 성노동의 완전한 비범죄화를 이룬 국가는 호주 몇 개 주와 뉴질랜드뿐이다. 성매매를 근절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에서는 ‘성매매 여성’만 비범죄화 하라고 말한다. 스웨덴의 경우 이를 적용했다가 성매매 자체가 음지화 돼버렸다. 구매자들이 처벌받기에 성매매의 증거물이 될 수 있는 콘돔을 사용하지 않는다든지. 그러면서 성노동자들 역시 음지로 밀려나게 됐다. 그렇기 때문에 이는 반대한다. ‘성매매 여성만 비범죄화하라’는 주장의 기저에는 구매자와 업주를 혐오하는 감정이 존재한다. 물론 업주나 구매자가 많은 폭력을 저질러 온 건 사실이고, 이는 분명히 없어져야 한다. 하지만 ‘그들은 그런 존재야’라고 말하면 이는 낙인찍기가 된다. 


Q 꼭 성을 사고팔아야 할까? 


- 성적 욕망은 사람마다 다양하고 성노동은 다양한 수요에 따라간다. 결국 성노동자가 전문성을 가져야 한다. 분명 전문 노동의 영역으로 (성노동을)대할 수 있는 부분이 존재하는데, 조명 받지 못하고 있다. 남성들이 성매매를 하는 이유는 실로 다양하다. 애인을 만들 능력이 되는데도 불구하고 깔끔한 섹스를 원하기 때문에 하는 경우도 있고, 여성을 상대하는 남성 성노동자들도 있고, 다양한 성적 욕망을 가진다. 마스터베이션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것들이 있기 때문에, 욕망의 측면에서 충분히 설명될 수 있지 않을까. 첫 손님을 받았을 때, 연장 요청을 받았다. 나의 경우 구매자가 내가 했던 성적 서비스에 만족한다든지, 특정 체위를 잘한다는 자부심이 있다. 그럴 때 뿌듯하고 보람이 있다.


Q 성매매는 이미 수요 측면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차라리 공급을 못하게 철저히 막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 수요가 존재하기 때문에 공급이 발생하는 거다. 이는 경제의 아주 기본 원리다. (웃음) 이것 말고 딱히 할 말이 없다. 공급은 수요가 있는 한 차단될 수 없다. 억지로 차단하려고 하면 음성화된다. 성노동이 지금껏 그런 취급을 받아왔기 때문에 음지에서 여러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나? 


Q ‘성매매 여성’이라는 직업이 있다는 것 자체가 어린 아이들에게 잘못된 가치관을 유도한다는 주장도 있다. 


- 그 가치관이 뭔지 먼저 질문해야 한다. 어떤 게 올바른 혹은 올바르지 않은 가치관인가? 또한 그 가치관을 누가 정했고 누가 구성하는지도. 사회는 결국 이데올로기에 의해 움직이는데, 도덕은 항구불변적인 것이 아니다. 예컨대 독일 나치 시대의 도덕은 나치에 순종하는 것이었다. 나치에 충실히 복무했던 아이히만이라는 사람도 그 시대에는 합법적이고 충실한 시민이었다. 그가 저지른 죄는 단지 그 ‘합법’을 충분히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뿐이다. 도덕관 혹은 윤리관을 자신의 입장에서 재고하고 비판하지 않는 무력함과 불성실함 역시 죄가 될 수 있다.


Q 성노동을 인정하는 순간 여성의 주체나 권리가 침해된다는 주장이 있다. 


- 이는 성노동자를 여성으로 생각하지 않는 시각이다. 성노동자의 인권은 여권이 아닌가? 여권을 하락시키는 건 어떻게 보면 성노동자가 아니고 여성을 위계화하고 그 아래 있는 여성을 밀어내려는 다른 여성들에 의해 생기는 거다. 여성 노동 대부분은 이미 남성에게 성애화돼있다. 좀 더 예쁜 여성이 취업에서 이익을 얻는다든지, 이런 것에서 노동의 성애화를 잘 보여주지 않나. 지금 여성노동은 어디를 얼마만큼 팔고 있냐는 것에서 위계화 돼있는 상태이지, 사실 모두 성노동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부분을 문제 삼지 않고 성노동자만을 비판하는 건 전반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 의지가 없는 거다. 


Q 취업을 위해 성형을 한다든지 다이어트를 한다든지 이런 것도 여기에 포함될 수 있겠다 


- 그렇다. 예컨대, 여성이 성적 행동을 하지 않아도 성적 의도에 의한 행동이라 받아들일 소지가 있지 않나. ‘몰라서 그랬다’는 성추행 가해자의 발언이 있고. ‘여성’이라는 건 이미 그렇게 돼있다. 굳이 성노동자만을 갖고 이야기하는 것으로는 아무 것도 해결되지 않는다. 


Q ‘지지’의 계획도 중요하지만 밀사 개인은 어떤 꿈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 활동을 계속 하게 될지 잘 모르겠다. ‘나 어떻게 살지’라는 고민을 자주 한다. 취업을 하게 되면 아무래도 ‘지지’의 활동과는 멀어지게 될 것이다. 아니면 계속 활동을 하면서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거나 대학원을 준비할 수도 있다. 지적 열망이 강한 편이라 나름대로 세워놓은 체계를 구체화하고, 한국의 페미니즘(여성주의)을 바꿔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Q 한국의 페미니즘에서 문제를 느낀다면 어떤 부분이 그런가? 


- ‘성노동’이라는 말 자체에 거부감을 가진 페미니스트들이 많다. 주로 성매매 혹은 성판매 여성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이를 노동이 아닌 폭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Q 이를 어떤 방식으로 바꾸고 싶은가? 


- 성노동 문제에 대해 보다 제대로, 많이 이야기를 해야 한다. 분명 현대 사회에서 노동과 폭력은 분리될 수 없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철도파업으로 폭력을 당하고 있지 않나. 노동자의 위치에서 다양한 폭력을 경험하고 정당치 못한 대우를 받는데, 폭력을 제거할 생각을 해야지 노동 자체를 부정할 생각을 한다는 건, 성노동 본질을 직시하지 못하는 것이다. 여성이 성노동으로 소외되고 사회 저변으로 밀려난다는 것에 대해서만 선정적으로 강조하는 건, 여성주의 발전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여성주의자들은 대부분 성노동을 하지 않을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세계에서 여기 시궁창을 바라보며, ‘쟤네 불쌍해, 안타까워’라고 생각한다면, 정면으로 부딪혀 아픔을 직시해라, 고 말하고 싶다.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고는 있지만, 성노동자들이 당하는 폭력의 선정적 묘사가 성노동 자체를 혐오하게 만든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자신이 말하는 페미니즘을 정당화하기 위한 재물이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기존 여성들이 성노동자를 혐오하는 이유, 자신의 애인이 성노동자와 섹스를 했다는 상황을 생각한다. 애인과 합의했다면, 여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거고, 합의하지 않았다면 이는 관계 불성실의 문제이다. 어떤 이유에서든 성노동자가 비난 받아야할 이유는 없다. 이는 서로간의 관계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인터뷰/ 유지영 김혜미 기자 hyeme1992@naver.com

서혜미 <성신 퍼블리카>기자 weselson@gmail.com 

글/ 유지영 기자 alreadyblues@gmail.com


<저작권자(c)자치언론네트워크. 무단전재-재배포금지>



  1. &nbsp;<br/>1. 취집: ‘취업’과 ‘시집’을 합성한 신조어. 취업난으로 인해 취업을 선택하는 대신 결혼을 택하는 행태를 뜻한다. [본문으로]
  2. &nbsp;<br/>2. 일베: ‘일간베스트저장소’의 준말. 극우 성향의 사용자가 주를 이룬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본문으로]
  3. &nbsp;<br/>3. Slut Walk: 집회의 일종. “여성이 성폭력의 대상이 되지 않으려면 창녀(slut)처럼 헤프게 입지 말아야 한다”는, 즉 ‘여자들의 야한 옷차림이 성폭력을 유발했다’는 주장에 대한 반발로 시작한 저항 운동이다. 슬럿워크를 진행할 때, 이를 지지하는 여성들은 몸을 드러낸 옷을 입고 거리를 행진한다. 여성은 어떤 옷이든 원하는 옷을 입을 권리가 있고, 어떤 모습을 하고 있든 성폭력은 용인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한다. [본문으로]
  4. &nbsp;<br/>4. 목소리전: ‘하루코’씨는 목이 잘린 채로 살해당했다고 한다. 이는 그의 ‘목소리’가 사라진 것이기에 목소리를 낸다는 취지에서 목소리전이라고 이름 붙였다. [본문으로]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