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月] 이토록 추악한 언론의 민낯

국민저널 기사 2014.05.29 23:50

[5月] 이토록 추악한 언론의 민낯 


‘성신여대’ 뉴스로 검색해보니 … 

전형적 뉴스 어뷰징 이용한 기사 밀어내기

언론사의 책임 무시 못해 


지금 네이버에 ‘성신여대’를 검색해보자. ‘성신여대’라는 검색어로 걸리는 오늘자 기사는 총 16개. 하지만 실질적 내용은 3가지로 압축된다. 하나는 오늘 성신여대에서 열린 제1회 예절다도경연대회 행사 기사이며, 다른 하나는 ‘성신여대 3대 퀸카’라는 민지원이 웨딩드레스를 입고 쇄골라인을 드러냈다는 기사. 마지막 하나는 성신여대 총학생회가 학교 환경 미화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는 내용의 기사이다. 각각 6개, 5개, 5개의 기사가 생산됐다. 



▲ '성신여대'로 검색했더니 … 첫 페이지 뉴스 ⓒ 네이버


통상적으로 이는 언론사마다 관행적으로 온라인 사이트 트래픽을 늘리기 위해 쓰는 뉴스 ‘어뷰징(Abusing)’ 기사이다. 하지만 오늘자 ‘성신여대’ 관련 뉴스를 단순 ‘어뷰징’으로만 보기에는 어쩐지 석연찮은 구석이 엿보인다. 당장 네이버 뉴스 검색이 2페이지를 넘어가자마자 성신여대가 학생을 고소했다는 언론사의 뉴스가 연속해서 실려 있기 때문이다. 학교 측이 학교 비판 기사가 네이버 검색 첫 페이지에서 사라지도록 의도적으로 다른 기사를 재생산하는 ‘기사 밀어내기’를 했다는 데에 무게중심이 실린다. 



▲ 하지만 둘째 페이지로 넘기면 … '심화진 비리 의혹'과 관련된 뉴스가 나온다. ⓒ 네이버 


우선, 16개 기사 모두 해당 기사를 쓴 기자가 현장에 오지 않았다. 16개 기사에 첨부된 사진 모두 성신여자대학교 학교 본부에서 제공한 것으로 돼있다. 성신여대는 오늘만 3종류의 보도자료에 사진을 첨부해 언론사 기자들이 기사를 손쉽게 쓸 수 있도록 배포했다는 의혹 제기가 가능하다. 






특히, A 모 회사는 동일한 기자가 성신여대 제1회 예절다도경연대회만으로 3개 기사를 썼다. 해당 기사를 클릭해보니 사진만 포함돼 있는 기사가가 2개였다. 기사에는 내용이 전혀 없었다. 또한, 성신여대 3대 퀸카 민지원 씨에 대한 기사는 5개가 생산됐지만, 내용은 동일했다. 전형적인 ‘어뷰징’ 형태의 ‘뉴스 밀어내기’식 기사다. D 모 언론사의 경우 해당 뉴스를 기자 바이라인 없이 ‘디지털뉴스팀’이 처리했다. 


M 모 선거캠프 관계자는 “이런 형태의 ‘뉴스 밀어내기’ 기사는 선거 국면에서 비일비재하다. 출마한 후보를 비판하는 기사가 언론사에 게재될 경우 간단한 보도자료를 만들어 중소 인터넷 언론사에 실어달라고 부탁하는 거다. 일단 포털사이트에 후보 이름을 검색하면, 비판 기사를 볼 수 없게 만드는 데 목적이 있다.”며 ‘뉴스 밀어내기’가 자주 이용되고 있다는 것을 말했다. 


한편, A 모 언론사에서 성신여대 관련 뉴스를 집중적으로 쓰는 이 모 기자는 해당 언론사에서 오늘만 성신여대 관련 작성된 기사 5개 중에 기사 4개를 작성했다. 이 모 기자는 <국민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성신여대로부터 보도 자료가 온다. 매번 그랬다. 보도 자료를 받아서 기사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교 측에서 기사 개수를 정해주기도 하나’는 질문에는 “따로 개별적인 요구는 오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저널>이 소속된 자치언론 연대체 <자치언론네트워크> 성명서에서 밝힌 대로 성신여대는 작년 11월 자치언론 <성신 퍼블리카>의 서혜미 편집장을 비롯해 10명가량의 재학생에 ‘허위사실유포에 의한 업무방해’로 수사를 의뢰했고 이 중에 지난달 6명이 경찰의 출석요구서를 받았다. 이들은 그간 성신여대 심화진 총장의 비리 의혹을 제기해온 바 있다. 학교 측은 수사 의뢰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유지영 기자 alreadyblues@gmail.com


<저작권자(c)국민저널.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하지만 구글은 자체 알고리즘에 의거해 기사 순서가 정해진다 ⓒ 구글 검색화면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Editorial | 2014년 4월] 자치언론네트워크

[편집국장의 말] 자치언론네트워크


<국민저널> 페이스북 계정과 친구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올해 <국민저널> 만우절 장난은 누구나 할 수 있으나 아무나 할 수는 없는 ‘연애중’을 이벤트에 추가하는 것에서 시작했다. ‘매체도 연애하는 몹쓸 놈(?)의 세상’이라는 성토의 대상에 성신여자대학교 자치언론 <성신 퍼블리카>도 함께였다. 


<국민저널>과 <성신 퍼블리카>를 관심 있게 지켜봤다면, 이들이 ‘자치언론네트워크’라는 이름 아래 여러 기사를 냈고, 지금도 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것이다. 


<성신 퍼블리카>와 <국민저널>이 처음 만난 건 작년 늦여름이었다. 뒤늦게 고백하자면, 그날의 만남이 이어질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 서로 매체를 운영하기도 빠듯한 처지에 만남을 ‘친목 도모’ 이상 지속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었고, 재정으로든 인력으로든 ‘없는’ 사람들끼리 만나 뭘 더 해보겠다고, 싶었다.



당시 상상했던 도식은 다음과 같다: 없음+없음=없음*2



하지만 만났으니, ‘뭐라도’ 조금씩 해야 한다는 생각이 차곡차곡 쌓였다 그 ‘뭐라도’는 느리게 진행됐다. 시작은 1) 성북구 2) 대학 자치언론 이라는 두 매체의 접점을 찾으면서 시작됐다. ‘자치언론네트워크’라는 연대체를 결성해 성북구의 이모저모를 소개하는 기사와 각 대학 자치 언론을 찾아가 각 매체의 시각에서 기사를 작성했다. 그렇게 훌쩍 반년이 흘렀다. 


변화의 계기는 우연히 찾아왔다. 한 기성 언론에 ‘자언넷’ 소개가 실린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 ‘비디오저널리스트협회’라는 곳에서 자치 언론들을 도와주고 싶다는 연락이 왔다. 이윽고 두 달 사이에 ‘자언넷’의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올해 2월, 한국외국어대학교 외대언론 협동조합 <외대알리>가 자치언론네트워크에 합류했고, 이번 달부터 성균관대학교 자치언론 <고급 찌라시>가 함께하게 됐다. 반년 동안, 두 매체끼리 기사를 작성하던 것에 비하면 그 규모가 빠르게 커진 셈이다. 


이제야 성적표를 슬쩍 엄마 화장대 위에 올려놓고 도망치는 아이처럼, 그간 자치언론네트워크라는 연대체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해보았다. 앞으로 자언넷은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환경 속에서 그간 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일을 꾸미게 될 것이다. 


한편,‘자언넷’ 안에 속한 네 단체는 완벽히 같은 언론 매체를 지향하지는 않는다. 각자 다른 이상적인 자치언론과 저널리즘을 꿈꾼다 하지만 우리가 택한 느슨한 연대의 방식을 증명해가는 와중에도 ‘자치언론’ 연대의 시도는 달팽이처럼 느리고 조용히 그렇지만 쉼 없이 나아가길 바란다. 자언넷은 다시 한 번 전환점을 돌았다. 



유지영 편집국장 alreadyblues@gmail.com


<저작권자(c)국민저널.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엄마, 저 놀러가는 거 아니에요” 성대 자치언론 <고급찌라시> (2부)

국민저널 기사 2014.04.09 10:07

“엄마, 저 놀러가는 거 아니에요” 성대 자치언론 <고급찌라시> (2부)


고급 찌라시. 2012년 3월 창간 이후 그들은 늘 베일에 싸여 있었다. 다른 매체의 연락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그들이 늘 궁금하던 차. 그들은 ‘콕 찌르기’ 버튼으로 <국민저널>과 <성신 퍼블리카> 페이스북을 찌르며 존재를 알리기 시작했다. 


2부 기사는 4월 4일, 고급찌라시 편집장 개마고원과 뒤늦게 동석한 밍기뉴, 분노의 메로나와 함께 진행했다. 밍기뉴는 고급찌라시 창간 당시부터 있었고, 분노의 메로나는 올해부터 <고급찌라시>에 새로 합류하게 됐다. 그리하여 인터뷰는 어쩌다 보니 <고급찌라시>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게 됐다. 



돈도 안 주고 기자들 사비를 털어서 매체를 만든다. 다들 뭘 보고 <고급찌라시>에 들어오는 걸까? 편집장이 보는 <고급찌라시>의 매력은? 


개마고원: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인 것 같다. 고찌 지원서를 보면 그런 말들이 많이 쓰여 있기도 하고. 



오후 4시, 늦잠을 자고 이제 일어나 나왔다는 분노의 메로나가 동석했다. ‘분노의 포도’라는 작품을 읽고 감명을 받은 나머지 ‘분노의 포도’로 필명을 지으려던 찰나, 자신은 ‘포도’보다 ‘메론’을 더 좋아한다는 걸 깨달았단다. 여기에 개마고원이 “발음하기도 힘들고 뭔가 덜 닦은 기분이라” ‘메로나’로 바꿔서 ‘분노의 메로나’가 됐다. 분노의 메로나는 올해 2월에 새로 들어온 신참이다.



이번에 새로 들어온 신입기자다. 성대신문이라는 다른 선택지가 있는 것으로 안다. 


분노의 메로나(이하 분메): 성대신문은 내 선택지 안에 없었다. 그냥 찌라시여서 들어온 거다. 언론을 할 생각이 없었다. 재미있어 보여서 들어온 거다. 그게 끝이다. 


<고급찌라시> 어떤가. 막상 들어오니 다른 점은 없던가? 


분메: 재밌다. 

개마고원: 무릎이 떨리는 것 같은데, 지금? 

분메: 그건 그냥 떠는 거다. 버릇!


재밌는 질문은 다 끝났다. (일동 시무룩) 학보사나 자치언론은 아무래도 결이 많이 다르다. 앞으로의 대학 언론이 어떤 방향으로 가는 게 올바르다고 생각하나. 


개마고원: 어떤 방향으로 가는 게 옳은지 잘 모르겠다. 그걸 알고 있으면 우리가 해결책을 찾아낸 거지 않나. 아직 찾지 못했기 때문에 무엇이 맞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다만 자치언론이든 학보사든 언론으로서 공론장 역할을 해야 하지 않을까. 더 이상 신문이 받침대로 사용되지 않고 받침대로 사용되더라도 신문이 제시한 화두에서 이야기가 오고 가는 수준은 돼야하지 않을까. 사실 대학 언론만이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지금 이정도 수준을 유지하면, 망한다. 그들이 망하길 원해서가 아니라, 변하지 않고 그대로 있어서이다. 학우들은 변하는데, 우리는 그대로지 않나. 어쨌든 변화는 필요하고 그 변화를 이야기해보고자 대학언론포럼이라는 자리가 만들어졌지만 아쉽게도 많은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 



오후 4시 30분, 마지막으로 밍기뉴가 동석했다. 밍기뉴는 창간 때부터 고급찌라시에 있었다. 그에게 고급찌라시 창간 당시와 달라진 점을 물었다. 



밍기뉴: 창간했던 사람들은 완성된 형태에서 들어왔다. 자기가 원하는 게 뭔지 확실히 알고 있는 상태에서 점차 합의해 온 형태로 이루어진 거다. 지금 들어온 사람들에게는 ‘고급찌라시’라는 기대치라는 게 있는 거다. ‘여기 들어오면 이럴 거야’ 라고 생각한 게 있으니 나도 바뀌는 면이 있고 다른 행동을 해야 하는 게 있는 거다.


예전의 고찌는 언론에 집중된 형태가 아니었다. 언론에 우선된 게 아니라 ‘하고 싶은 게 있어, 그런데 이걸 하려면 언론의 형태가 좋겠어.’라는 결정이 난 거다. 이전 고찌에게 언론이라는 형태는 도구고 수단이고 선택이었다면, 지금 같이하는 분들이랑은 이게 언론이고 이 상태에서 만들어가야 하는 거니까. 무게가 달라진 거다. 


예전의 고찌는 뭘 하고 싶었나?


밍기뉴: 처음 모인 사람들은 학생 사회에 염증을 느끼고 있었다. 아닌 경우도 있지만 많이 치이고 데인 친구들이 모였고, 그만큼 학교에 대해 알고 있는 게 많지만 못한 이야기가 많은 친구들이었다. 우리가 가진 정보를 알려 학생 사회 정보의 간극을 메우고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고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여기서 언론이라는 형태가 나온 거다. 


제일 오래 있었는데 왜 편집장 안하고 있나? 


밍기뉴: 힘들다. 원래 그냥 입만 터는 역할이었다. 힘든 건 개마고원 시키고. 


서로가 서로를 착취하는 관계인가? 


개마고원: 아니다. 내가 일방적으로 착취당한다. 

밍기뉴: 양으로 솔직히 따져볼래? 착취라면 안 질 자신 있다. 

개마고원: 이게 참 자랑이 아닌데. 허허.


<고급찌라시>, 착취당하며 계속 하는 이유가 뭔가? 


밍기뉴: 졸업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나는 대학 운동을 하는 사람으로서 끝물이라고 생각한다. 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졸업이 다가오니까. 노망나기 직전이다. 졸업은 대학운동가의 숙명이다. 그 직전에서 학교의 역사를 오래 본 사람으로서 전달해줄 수 있는 게 가장 큰 것 같다. 학교에 오래 있었던 것만으로도 할 일이 많다. 흐름이 끊기지 않나. 뭘 알 것 같으면 졸업해서 떠나고 그러면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이 일의 원인이 뭔지 기억조차 남아있게 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남아있고 여기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본다. 


<고급찌라시> 활동을 운동이라고 보나? 


밍기뉴: 나에게는 운동이다. 학생 운동이 대학 운동으로 전환되는 시점이라 생각한다. 안녕들하십니까나 독립 언론이 대학 운동으로서 하나의 거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학운동과 학생운동의 차이점이 뭔가? 


밍기뉴: 학생운동이라는 건 8-90년대 군부 독재 치하에서 했던 특수한 운동이다. 한국의 학생 운동을 영어로 번역하자면 student activist, 운동가가 학생이라는 뜻이다. 한국 학생운동의 경우 민주주의나 노동 운동의 선봉장에 서는 운동을 했지 않나. 첨병, 기수 역할을 했는데 단정적으로 말하는 게 조심스럽지만 이게 슬슬 한계에 부딪히지 않았나 생각했다.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이는 한국에만 있는 예외적인 현상이다. 이제 대학 운동으로 자리를 잡아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 노동 운동도 좋지만 학생 운동 자체가 노동 운동이 된다는 것 자체에 좀 회의적인 입장이다. 대학 내에서 대학 구성원이 대학에 거점을 두고 대학, 대학 문제를 중심에 두고 해야 한다는 거다. 결국 당사자 운동이다. 


약 3시간동안 떠들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개마고원: 부모님께 하겠다. 엄마. 나 절대 놀러가는 게 아니다. 진짜 바쁘고 만날 회의하느라 바쁜데, 그걸 말하지 못한다는 게. 나 절대 다른 거 안 한다. 열심히 공부 중이다. 엄마랑 아빠랑 내가 만날 놈팽이처럼 군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말 꼭 하고 싶었다. 어디 나갈 때마다 혼난다. 또 학교 가냐고. 내가 학교에 가서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분노의 메로나: ‘분메’라고 줄여 부르지 말아달라. 풀네임으로 불러달라. 미들네임도 만들 거다. 분노의 ‘드’ 메로나. 미들네임 ‘드’ 붙여달라. 


개마고원: 우리 다음 호 공지로 띄우자. ‘공지: 개마고원, 개마 드 고원으로 개명’ 오 역시 미들네임이란 건 노블레스 같다. 

밍기뉴: 다음 호 다 이렇게 바꾸자. 제호 노블레스로 하자. ‘고찌에게 노블레스란? 미들네임’ 






밍기뉴: 총장님에게 하고 싶다. ‘총장님 이번 만우절 장난의 주역은 저였습니다. 제가 샤이니 오빠들을 좋아하듯이 평범하게 총장 오빠를 좋아하고 싶었을 뿐인데 사람들이 제 개그센스를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매우 슬프네요. 총장님만은 제 마음을 알아주세요... ♥’ 아참 마음은 채워져야 하니 검은 하트로 처리해주세요. 



글‧인터뷰/ 유지영 기자 alreadyblues@gmail.com

공동 인터뷰/ 서혜미 <성신 퍼블리카> 기자 weselson@gmail.com


<저작권자(c)자치언론네트워크.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찌라시니깐요. 찌라시가 신문처럼 하고 다니면 좀 그렇잖아요.” 성대 자치언론 <고급찌라시> (1부)

국민저널 기사 2014.04.09 09:56

“찌라시니깐요. 찌라시가 신문처럼 하고 다니면 좀 그렇잖아요.” 성대 자치언론 <고급찌라시> (1부)


고급 찌라시. 2012년 3월 창간 이후 그들은 늘 베일에 싸여 있었다. 다른 매체의 연락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그들이 늘 궁금하던 차. 그들은 ‘콕 찌르기’ 버튼으로 <국민저널>과 <성신 퍼블리카> 페이스북을 찌르며 존재를 알리기 시작했다. 


1부 기사는 4월 4일, 고급찌라시 편집장인 개마고원과 진행한 일문일답이다. 그는 인터뷰를 시작하기 직전, 자리에 늦는 기자들(밍기뉴, 분노의 메로나)을 향해 “오면 마구 채찍질을 해줘야지.”라고 중얼거렸다. 







왜 모습을 드러내게 된 건가? 예전에 페이스북 메시지를 보낸 적이 있는데 무시하지 않았나.


메시지는 오해한 거다. 친구가 아니면 메시지가 기타 메시지 함으로 가는 것 같다. 나는 한 번도 본 적이 없고 나중에 다른 사람이 심심해서 메시지 함을 뒤지며 확인을 하게 됐다. 


그리고 내부에서 다른 데에 연락하고 싶다는 생각은 꾸준히 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할 때쯤 정간을 하게 됐다. 정간을 해제하고 이번에 고찌를 내면서 대학언론포럼이 열렸다. 다른 곳이랑 말을 해보고 싶었는데 마침 잘됐다 싶었다. 재미있었다. 


고찌는 성대신문에서 나온 기자가 만든 건가? 


성대신문과 관련은 없다. 독립언론을 생각했던 건 2011년 겨울이었다. 할 말은 해보자는 사람들이 준비하고 있었고, 12년 3월이 되니까 류승완 박사 사건이 터지면서 성대신문이 결호 됐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등장하게 된 거다. 의도한 건 아닌데 마침 시기가 맞물려서 다른 사람들이 성대신문에서 나온 게 아니냐는 오해를 많이 한다. 


학보사 기자도 아닌데 왜 할 말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나? 


기자만이 할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니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많고,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말도 많았다. 그런 점들을 보면서 ‘이건 아니지 않나?’, ‘해야 할 말은 해야 하지 않나?’ 해서 독립언론으로 시작하게 된 거다.


문체가 독특하다. 찌라시는 왜 이런 문체를 사용했나? 


다양한 정보를 조금 더 쉽게 다가가게 하려면 쉬운 문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신뢰도는 떨어지겠지만, 쉽게 읽힌다면 더 많은 정보가 쉽게 전달이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런 문체를 사용했다. 그리고 찌라시니까. 찌라시가 신문처럼 하고 다니면 좀 그렇잖나. 그렇다고 루머를 쓰진 않는다. 


2013년 9월엔 왜 정간을 했고, 왜 나중에 정간을 해제하게 된 건가?


정간할 때 밝혔듯이 내부 사정이 있었다. 기자충원도 제대로 되지 않았고, 자금 사정도 있고. 여러 가지가 몰려 ‘이제 가만히 있을 수 있겠다.’싶었는데, 상황이 고찌를 다시 불렀다. 


2013년 총학생회 선거에서 학교 측과 결탁해 선거 비리가 터졌다. 마침 그때 성대신문이 결호 됐다. 다들 불만은 많고 이게 문제라는 걸 알고 있는데 장으로 꺼내서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 상황에서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을 해서 일단 호외를 냈다. 


생각보다 호응이 좋았고, 그 호외를 통해서 학우들이 아직은 우릴 많이 필요로 하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합의 끝에 정간을 해제하려는데 기자가 필요하다고 구인을 했고 충원이 돼서 해제하게 됐다. 


고급찌라시 안에서 ‘이 기사는 잘 썼다.’, ‘이 기사라면 고급찌라시를 대표할 수 있다.’라고 생각하는 기사가 있다면?  


제일 이슈가 됐고 지금까지 회자가 되는 기사는 평택 캠퍼스 기사다. (2012년 5월 17일 “제3캠퍼스 추진은 끝나지 않았다”) 성균관대가 평택에 제3캠퍼스를 추진하려 했는데, 우리가 이 기사를 낸 후 이 일이 전학대회(전체학생대표자회의) 안건으로 상정됐다. 그 후에 학교가 평택 캠퍼스를 추진하지 않겠다는 결과를 얻어냈다. 기사의 수준을 떠나서 가장 많은 영향력을 끼친 기사라면 평택 캠퍼스 기사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아직 고급찌라시 기자가 누군지 알려지지 않은 건가? 


가끔 우리가 누군지 안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우리는 그 사람들을 모른다. 대부분 누구일 것이라고 추측하지만 대부분 아니다. 


도대체 어디서 회의를 하기에 신분이 유지되는 건가? 


그건 밝힐 수가 없다. 적당한 장소를 물색해 이런 데만 찾아다닌다. (인터뷰 장소를 말하며) 당장 여기도 사람이 없지 않나. 밝게 살고 싶은데 사람이 점점 어둠침침해지는 것 같다. 자취방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 거기서 마감을 하면 누가 기사를 쓰는지 안 쓰는지 눈으로 보이니까. 기사를 안 쓰면 째려보거나 채찍질하고. 


자금 조달은 어떻게 하고 있나? 


저희는 기자들 사비랑 일부 후원금으로 운영되는데, 보통 사비로 이뤄진다. 비슷하다. 다 제 살 깎아먹기다. (씁쓸한 듯 민트향이 나는 맥주를 한 모금 들이킨다) 씁쓸하다. 


2010년 이후 대학가에 생긴 자치언론/독립언론 중에 가장 오래 버티고 있다. 어떻게 하면 오래 살아남을 수 있을까? 


같이 고민해보자.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 수 있을지(웃음). 



글‧인터뷰/ 서혜미 <성신 퍼블리카> 기자 weselson@gmail.com

공동 인터뷰/ 유지영 기자 alreadyblues@gmail.com


<저작권자(c)자치언론네트워크.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4月] 대학 우체국, 민간으로 위탁 전환돼

국민저널 기사 2014.04.04 11:21

[4月] 대학 우체국, 민간으로 위탁 전환돼 



                 ▲ 국민대학교 내 우체국은 올해 7월 1일부터 민간이 운영하게 된다. (서울=국민저널/조해성 기자)


우정사업본부가 운영하던 대학 우체국이 철수되고 올해 7월 1일부터 민간이 대학 우체국의 운영 주체가 된다. 우정사업본부 우정계획과는 “대학 내 우체국의 경우 아무래도 시내 우체국보다 접수되는 물량이 적다. 공무원이 3명 정도 해당 우체국마다 배정되는데, 지금껏 운영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운영 체계가 (민간 형태로) 달라지는 것뿐이지, 우체국 서비스나 요금체계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대학 내 우체국을 관리하는 서울지방우정청 관계자 박영민 씨는 여기에 “지금껏 우체국 운영이 국가에서 하는 것이었다면 이제 민간 사업자에게도 우체국 운영 자격이 주어지는 것이다. 먼저 다음 주 초까지 대학 측에 우체국 운영 의사가 있는지를 답변 달라고 고지했다. 이르면 다음 주에 운영 주체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정사업본부의 위탁 운영이 대학 우체국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이미 전국에 우정사업본부의 관리‧감독하에 ‘우편취급국’(위탁국) 형태로 운영되는 우체국만 194여 개에 이른다. 

국민대학교의 경우 우편 업무는 지금처럼 변함없이 이용 가능하지만, 금융 업무는 창구가 아닌 ATM기에서만 운영된다. 




                                                                     유지영 기자 alreadyblues@gmail.com

                                                                <저작권자(c)자치언론네트워크.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공동취재구역NISP] “학내 언론은 학생을 대표해서 학교에 경계심을 갖게 하는 존재” 연세대학교 자치언론 <연세通> 2

국민저널 기사 2014.02.17 09:20

[공동취재구역NISP] “학내 언론은 학생을 대표해서 학교에 경계심을 갖게 하는 존재” 연세대학교 자치언론 <연세通> 2 




왼쪽부터 이진우 기자, 김수지 편집장 ⓒ자치언론네트워크



<연세通(통)>(이하 연세통) 은 1996년 <연세상경신문>으로 출발했다. 2004년부터 상경대 학생뿐만 아니라 전교생을 대상으로 하는 <연세통>으로 전환했다. 발행은 한 달에 한 번. 학생회비나 학교의 지원은 없다. 인터뷰는 연세대 학생회관 312호에서 진행했다. 인터뷰어는 당시 편집장이던 김수지 편집장과 이진우 기자.



“단언하는데 기수 때문에 존재하는 상하관계는 없다”


알고 보니 김수지 편집장은 이진우 기자의 같은 과 후배란다. 그렇지만 이진우 기자보다 한 기수 빨리 <연세통>에 들어왔다. 위계질서가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다. 이진우 기자는 “여기가(편집장이) 좀 세요. 물리력이라고 하잖아요.”라고 답했다. 김수지 편집장은 웃으면서 그의 팔을 때렸다. 


 이 기자는 “분위기 자체가 다른 언론사와는 다른 것 같다. 편집회의 때 모두 존댓말을 쓴다. 어떻게 보면 좀 더 친구 관계에 가까워서 자유롭게 이야기한다. 편집장이라고 해서 내가 편집장을 지적 못 하는 것도 아니고. 단언하는데 <연세통> 내에서 기수 때문에 존재하는 상하관계는 없다.” 


 그래서 연세통의 편집회의는 길기로 유명하다. 편집국장 한 사람의 의견이 관철되는 게 아니라, 의견이 다르면 팽팽하게 맞서기 때문이다. 회의는 일주일에 두 번, 보통 6시부터 시작해서 9시 30분쯤 끝난다. 마감이 코앞일 때는 열한 시에 끝난다. 12월에 선거 특별 호를 낼 때는 자정이 넘은 시간까지 회의가 이어졌다.



백양로 프로젝트를 보도하면서 회의감을 느껴


최근엔 어떤 걸 기사로 썼느냐고 물었다. 5월엔 ‘일베’를 커버스토리로 다뤘다. 한쪽에선 ‘빨갱이 신문’이라는 말을, 다른 한 쪽에선 ‘일베 신문’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단다. 국정원의 대선개입 기사도 기억에 남았다. 하지만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백양로 재창조 프로젝트(이하 백양로 프로젝트)’였다. 


백양로 프로젝트는 연세대 정문에서부터 본관까지 있는 도로와 주차장을 지하화하고, 녹지와 광장을 만드는 사업이다. 계획이 원안과 달리 수차례 바뀌었고 그 과정에서 구성원 간 협의가 부족했다. 


 <연세통>은 10월호 커버스토리로 백양로 프로젝트를 다루며 2013년 내내 그에 대한 기사를 썼다. 주로 구성원 간 합의를 위해 소통 의지를 보이지 않는 학교의 태도를 비판했다. 


 이 사안을 지속적으로 보도한 만큼 무력감과 회의를 느꼈다. 이진우 씨는 “저번 학기(2013년 1학기)부터 학내 언론사에서 백양로 프로젝트에 대한 기사를 많이 썼다. 그런데 대부분 학생은 제대로 몰랐다고 했다. 아무리 기사를 쓰고 알려도, 기사에서 끝나는 게 아닌가 하는 허무함이 남더라. 자잘하게 실리는 기사들은 학생들이 얼마나 봐주고 문제의식을 느낄까.”라고 말했다.  


김수지 씨도 비슷한 의견을 제시했다. “공사가 2학기부터 진행될 것이라는 기사를 많이 보기도 했고, 많이 썼다. 그런데 사람들이 엄청나게 놀랐다는 반응을 보고 회의감이 들었다. 언론이 계속 보도하면서 여론을 형성해 가야 하는데 그게 안 됐다. 연세춘추도 못하고, 우리도 못하고, 연세대 내 8개의 언론사 모두 못했다.” 



대학언론의 위기는 구조적인 문제


김수지 씨와 이진우 씨는 이런 문제가 단순히 학내 언론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아무리 기자가 열심히 기사를 써도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없으면 소용이 없는 일이다. 김수지 씨는 “학교 안 공사 같은 건 많이 알 수 있는 사안이다. 백양로 프로젝트는 학교의 잘못이 크기도 하지만 학생들도 약간 문제가 있던 건 아닐까.”라는 말을 조심스레 꺼냈다. 


이진우 씨는 학생사회 내에서 어떤 사안이 충분히 논의된 후 학생회가 그 의견을 수렴해서 무언가를 해야 하지만 이는 학내 언론이 어떻게 할 수 없는 구조의 문제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는 “말은 그렇게 했어도 우리가 부족한 점이 많다고 느낀다. 취재도 빈약한 경우도 많고 노력해야 할 점도 많고 부족한 부분도 많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노력할 테니 다른 학생들도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학내 언론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학생들이 학내 언론을 한심하게 보거나 무효한 것으로 생각하는데, 학내언론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학생회 말고도 학생을 대표해 학교에 경계심을 갖게 하는 존재니까. 많이 부족하지만 그런 점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인터뷰/ 유지영 기자 alreadyblues@gmail.com

공동 인터뷰‧글 / 서혜미 <성신 퍼블리카> 기자 weselson@gmail.com


<저작권자(c)자치언론네트워크.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공동취재구역NISP] “기사가 나가는 것, 그 자체로 가능성이 열리지 않나” 연세대학교 자치언론 <연세通> 1

국민저널 기사 2014.02.17 09:15

[공동취재구역NISP] “기사가 나가는 것, 그 자체로 가능성이 열리지 않나” 연세대학교 자치언론 <연세通> 1 


연세대학교 자치언론 <연세通>과 두 번 만났다. 첫 번째 인터뷰는 김수지 편집장과 진행했고 두 번째는 이진우 기자도 함께였다. 두 번에 걸친 인터뷰 동안 연세대학교 내 언론 그리고 그 언론들이 모여 만든 언론출판협의회, 학생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공사 중인 백양로와 자치언론 <연세通>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첫 번째 인터뷰를 첫 기사에 그 다음 인터뷰를 다음 기사에 싣는다. 



Q 작년 3월, 교육부가 ‘자율경비 선택납부제’를 권고하면서 불거졌다. 교육부의 권고에 연세대학교는 ‘자율경비’ 안에 언론 기금을 포함시켰고, 학생들에게 구독료 납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든다. 납부율은 18%까지 떨어졌고 연세대학교 학보사 <연세춘추>는 백지 발행을 단행했다. 학교로부터 탄압이 들어오는 건가. 



기존 학내 부속 기관인 언론의 경우 현재도 재정적으로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확실히 선택납부제로 바뀌면서 어려워지고 있다. 


<연세通>의 경우, 그냥 학교가 우리에게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웃음) 연세대학교 내 언론이 소속된 언론출판협의회라는 게 있다. 만일 신문을 수거해간다든지 그런 방식의 탄압이 들어오면 언론출판협의회 차원에서 대응을 하지 않을까. 아직까지 그런 일은 없다. 하지만 대자보를 붙인다든지 그런 식으로 대응할 것 같다. 



Q 언론출판협의회에서는 어떤 일을 하고 있나. 학내 부속 기관이나 자치적으로 재정을 마련하는 기관까지 섞여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기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매 학기마다 언론 비평을 진행한다. 언론출판협의회 소속 기자가 학내 언론에 대해 릴레이 형태로 기고 글을 쓴다. 비판을 할 수도 있고 비평을 할 수도 있고, 기성 언론을 비평하기도 한다. 그렇게 하나씩 내고 총학생회 선거 때 연세대 내 언론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언론출판협의회 이름으로 전체 토론회를 주최한다. 학생회칙에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관습적으로 언론출판협의회가 주최해왔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같이 준비를 해나간다. 



Q 언론출판협의회 차원에서 자치언론에 재정적으로 지원해주는 게 있나. 고려대학교의 경우 ‘자치언론협의회’라는 게 따로 있더라. 학생들에게 3000원씩 받는 교지대 안에서 15%를 할당해 ‘자치언론 기금’으로 제공하고 있다. 



그런 건 없다. 다만 카메라가 필요한데 돈이 없을 경우 언론출판협의회 차원에서 소액 정도는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라디오방송국 같은 경우 방송을 하려면 모니터 같은 게 필요한데 일부는 지원해주더라. 학교가 아니고 학생회비에서 나오는 지원금이라 정기적으로 받는 형태가 아니다. 



Q <연세通>과 지금껏 3학기를 함께했다. <연세通> 어떤가. 



보람을 느낀다. 민감한 문제도 자유롭게 짚어낼 수 있는 점이 좋은 것 같고 학생사회를 위해 뭔가를 하고 있다고도 느낀다. 물론 학생들이 잘 안 읽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면이 나갔다는 것 자체가 이 사건이 중요한 거고 학생들이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열리는 거니까. 그리고 과정에서 <연세通>이 그 방향을 생각한 거니까. 원래 개인적으로 학생사회에 대한 생각은 많이 없었다. 그런데 (<연세通>에) 들어와서 생각이 많아졌다. 학내 언론이 전반적으로 주춤하고 있지만 중요한 사안은 살려내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Q 연세대학교 안에는 이미 언론이 많다. 연세대학교 방송국 <YBS>, 학보사 <연세춘추>, 학보 <연세지>, 영자 신문인 <연세 애널스> 등. 이들과 다른 자치언론으로서의 <연세通>의 차이점과 특징이 있다면. 



(<연세춘추> 등은) 자잘한 학교 주최 행사를 1면에 싣는다. 사실 학생들에게 이런 것들이 많이 중요한지 잘 모르겠다. <연세通>은 1면 커버스토리에 많이 치중한다. 일관성이 있는 신문이라 생각한다. <연세춘추>는 학교 행사도 맡고 학생사회에 대해서 보도도 하고 혼재돼있는데, <연세通>의 경우 일관성을 지키는 게 있다. 




△ <연세通> 2013년 12월호 1면  



아무래도 연세대 내 다른 언론들은 학교 소속 기관이기 때문에 학생들뿐만 아니라 학교 입장의 홍보 글을 실어주는 게 있다. 하지만 그만큼 <연세춘추>는 기자도 많고 정보도 빠르고 깊은 보도도 많이 한다. 아무래도 <연세通>은 자치 언론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일반 학생들만 모여 신문을 만들지 않나. 학생들의 목소리를 내고 학생들끼리 의견을 교류해 학생 위주의 신문을 만든다. 



Q 앞으로의 <연세通>이 어떤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나. 생각해둔 청사진 같은 것은 있을까. 



<연세通>을 하다보면 회의 시간이 길고 사람들끼리 생각도 입장도 달라서 토론이 길게 이뤄질 때가 있다. 바라는 점이 있다면 어떤 민감한 사안에 대해 모든 입장을 고려해서 계속 나아갔으면 좋겠고 사회를 바라볼 때 좀 더 비판적으로 바라보면서 기사를 쓰는 관점을 유지해줬으면 좋겠다. 모든 사람들과 같은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이런 점이 있지 않아?’ 같은 문제점을 계속 제시하고 기자 개인의 생각을 담았으면 좋겠다. 새로운 시각을 담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서로의 생각이 담기고 생각할 거리를 제시해줬으면 좋겠다. 


예컨대 정보성 기사를 낼 때 기자들 내부에서도 회의를 통해 ‘굳이 비판 보도만 해야 하나? 정보성 기사를 담아도 괜찮지 않나? 유익하지 않나?’라고 한 번 더 생각해보고. 모든 기사가 그렇게 나온다면 그것이 <연세通>만의 정체성과 차별성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국민저널>이나 <성신 퍼블리카>나 상대적으로 <연세通>에 비해 뒤늦게 생긴 자치언론이다. 두 매체에 조언 한 마디씩 해줘도 좋다. 



국민대학교 학생들은 되게 좋을 것 같더라. <국민저널>은 편집디자인도 예쁘고, 나중에 후배가 편집장이 되면 ‘이렇게 하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잘 돼있다. 매체의 호불호가 갈린다고 했는데, 그것도 인기의 척도가 아닌가. (일동 웃음) 


<성신 퍼블리카>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계속 신문을 낸다는 게, 어떻게 보자면 자치언론의 표본을 보여주고 있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치언론이 검열이 없는 매체라는 뜻이 될 수도 있지만, 자본으로부터 자치적이라는 말이기도 하니까 그 점에서 좋은 것 같다. 




공동 인터뷰/ 서혜미 <성신 퍼블리카> 기자 weselson@gmail.com

인터뷰‧글/ 유지영 기자 alreadyblues@gmail.com



<저작권자(c)자치언론네트워크.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우리는 학교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알 권리가 있다” 수원대학교 학생자유언론 <하>

국민저널 기사 2014.01.22 09:57

“우리는 학교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알 권리가 있다” 수원대학교 학생자유언론 <하>

 

왜 만들었을까? 그것도 한 학기밖에 안 남은 고학번이. 


‘수원대학교 학생자유언론’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영상 세 편(해교자들, 수원대학교 시국선언, 수원대학교 교수해임사태)을 보며 든 생각이었다. 페이지 운영자는 자신을 “학보사나 학생기구와 무관한 한 명의 학생”이라고 밝힌 영문학과 장민서 씨이다. 


영상의 길이는 최소 13분에서 최대 20분. 2013년 한 해 동안 수원대에서 일어났던 일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장 씨는 수원대 본부의 전횡을 알리기 위해 국정감사 영상을 활용하고 위장취재까지 했다. 그뿐만 아니라 교육부와 청와대에 민원을 넣었다.  


그는 무엇 때문에 “그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알 권리가 있다.”라며 학교 상황을 집요하게 파헤친 걸까? 






Q 학생자유언론은 왜 만들었나?


작년에 별 사건이 다 있었다. 연극영화과 학생들을 기숙사 행정실에 가둬놓고 취조하고, 경찰서에 가겠다고 협박했다. 교수를 미행하다 걸려서 뉴스도 났다. 학생들이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면 교수들에게 압력을 넣어서 학생들의 글을 내리게 하고.  


그러면서 교비 50억을 TV조선에 투자하다 감사원에 걸린 이야기도 나왔다. 학교가 한다는 말이 ‘우리 학교는 영상 분야를 장려하기 때문에 종편이 장밋빛이라 투자를 했다’는 거다. 그런데 영상 분야를 장려한다는 학교가 영상을 만드는 정보미디어 학과와 연극영화과 시설을 그 지경으로 만들어 놨다. 


이쯤 되면 학교가 사과할 줄 알았다. 어느 날 공지사항에 수원대를 홍보하는 뉴스 2개가 올라왔다. 터진 일이 몇 갠데 어느 대학이 공지사항에 학교를 띄우는 뉴스만 싣나. 학생들이 눈이 있고 귀가 있는데 말도 안 되는 프로파간다를 시작했다. 그래서 학교 홈페이지에 글을 썼다. 바로 교수를 통해 압력이 왔다. 이후에 다른 교수가 올린 글도 무단삭제를 당하고 나는 삭제를 비판하는 글을 썼다가 학교 홈페이지에서 차단당했다. 


학교가 실수를 했다. 첫 번째로 프로파간다 뉴스를 실으면 안 됐고, 두 번째로 날 차단하면 안 됐다. 세 번째가 교수를 징계한 것이다. 방학이 시작되면서 교수들의 징계이야기가 나왔다. 그분들의 공통점이 교수협의회에서 활동했다는 것이다.  


가만히 집에서 생각을 해봤는데, 1년을 돌이켜보니까 그분들은 학생들이 투쟁하는 걸 보고 도와줘야겠다고 해서 목숨 걸고 활동한 분들이었다. 교수들이 미행, 사찰당하고 욕먹고 고생해서 한 해에 바뀐 게 얼마나 많은데.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도의적인 문제더라. 학생 차원에서 참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든 건 거창하게 뭘 하려고 한 게 아니라 학생들이 이런 걸 알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의외로 학생들에게 반응이 좋았다. 

 

Q 일부 교수들은 미행, 사찰, 파면까지 당했는데 본인을 징계하겠단 말은 없나? 


청와대 국민신문고에 글을 올린 다음 날 연락이 왔다. 학교의 입장은 날 징계할 수 있다는 것이었고, 사실에 근거한 이야기만 해달라는 요청을 해왔다. 보직 교수들에게 학교가 징계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고 들었다. 


Q 한 학기 남겼는데 징계가 무섭진 않나? 


처음 징계 얘기를 들었을 땐 인간이니까 철렁했다. 만약 최악의 사태가 벌어지면 나 자신에 대한 걱정보다는 부모님께 죄송하다. 그런데 그것 빼고는 걱정 안 한다. 수원대가 이걸 이유로 퇴학을 시킬 정도의 학교고, 이런 부당한 처사가 일어난 걸 방조하는 집단구성원이라면, 솔직히 퇴학당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불의에 대해 침묵하거나, 애초에 불의가 행해지도록 한 학교나. 이런 학교에서 퇴학당한다는 협박에 하던 걸 멈추고, 졸업장 받아서 산다고 해도 좋을 게 없을 것 같았다.


Q 앞으로 뭘 할 건가? 


세 번째 영상을 준비하고 있다. 학교가 교직원 카페를 만들어서 보직교수와 교직원들이 교수협의회의 비밀 명단에 올라와 있는 계약직 교수들을 탈퇴시키기 위해 겁을 줬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혼자 하면 위험하다. 학교도 타깃을 한 명으로 정하면 되니까. 믿을 만한 사람 몇 명과 같이 활동할 거다. 


수원대에도 자유 언론이 필요하다. 학생들이 듣고 싶은 뉴스는 학보사엔 잘 안 실린다. 기회가 된다면 자유 언론을 만들고 싶은 사람에게 그 토대를 제공해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 700명의 독자라는 토대를 줄 수 있지 않겠나. 


Q 수원대가 어떻게 바뀌었으면 좋겠나? 


앞으로 수원대가 소통해야 하고 투명화가 이뤄져야 한다. 의견나눔터에서 글을 싹 삭제하거나 옳은 말 하는 교수들을 자르는 건 소통이 아니다. 


학교가 잘되려면 투명성, 소통, 신뢰 구축 그리고 자신의 적극성을 보여줘야 한다. 아직까지 행보는 정 반대다. 파면, 징계 이야기는 아니라고 본다. 총장이 자발적으로 학생들을 사랑하고 교수들을 사랑해서 좀 소통했으면 좋겠고. 그게 안 된다면 총장과 재단은 학교에서 물러나는 것 말고는 수원대에 희망이 없다고 본다.  


학생들도 친목과 더불어 이런 문제를 토론했으면 좋겠다. 교수협의회에서 학생들이 알기 어려운 정보와 사실을 접하게 해줬다. 기회가 왔으면 그 기회를 이용해 학생 여론을 만들어야 하는데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 


내가 대단히 이타적이거나 정의로운 사람은 아니다. 학교에 무슨 대단한 정의를 기대하는 건 아니다. 사회가 매뉴얼대로 돌아가는 게 아니란 걸 안다. 그래도 최소한의 상식은 있어야 한다. 정의가 아니라 상식이 빗나가고 있다는 점이 답답하다.


Q 과연 학생들이 알기만 해서 뭘 할 수 있을까? 


많은 걸 할 수 있다. 최소한 후배들에게 전승될 수 있다. 역사를 알아야 실수를 반복 안 한다고. 이런 일이 있었을 때 선배들이 어떻게 대처했는지 후배들이 알 수 있을 것이다. 일단 영상과 기록으로 남겨놨기 때문에 학생들이 관심 있으면 볼 수 있다. 


학생들이 우르르 일어나서 시위하는 건 기대도 하지 않았다. 나는 학생들이 모르쇠를 통한 면죄부를 받는 걸 막고자 했다. 가만히 있다고 비난하는 건 아니지만, 훗날 이 일을 회자했을 때, ‘그런 일이 있었는지 몰랐어.’라고 편리하게 넘어갈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고 싶었다.


인터뷰를 하는 내내 그는 알 권리를 향한 신념과 권력은 견제돼야 한다는 의견을 확고히 드러냈다. 정말 학생회나 학내 언론에서 일한 적이 없냐고 다시 물었다. 그는 “학보를 집어서 읽어본 적이 없다. 1학년 때 집행부에 있다가 안 맞는다고 생각해서 … 그 후로 한 건 없다. 재밌어서 연극 연출을 한 번 했고.”라고 대답했다.  

 

“장민서를 어떻게 멈출 수 있는지에 대해 말하자면, 일단 제대로 된 공식 여론 기구가 생겨야 한다. 정보공시가 제대로 이뤄지고 학교에 정보를 요구할 때 누구나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교수 파면 건이 취소되고 학교가 종편 비리를 포함해 의혹까지 총장이 사과해야 한다. 그러면 내 진로에 100% 집중을 하지 않을까? 그 전까지 재밌는 사건이 터지거나 문제가 있다면 조사를 해서 학생들에게 알릴 거다.”



인터뷰/ 유지영 기자 alreadyblues@gmail.com

인터뷰․글/ 서혜미 <성신 퍼블리카> 기자 weselson@gmail.com


<저작권자(c)자치언론네트워크.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진정 학교를 해치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수원대학교 학생자유언론 <상>

국민저널 기사 2014.01.22 09:54

“진정 학교를 해치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수원대학교 학생자유언론 <상> 


2013년부터 다시 한 달이 흘렀다. 하지만 수원대는 미처 2014년으로 넘어오지 못한 듯 보인다. 최근 수원대 이사회는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 4명에 ‘파면’이라는 중징계를 내린다. 작년 국정감사에서는 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교육부 서남수 장관에 “감사가 시작되면 수원대를 가장 먼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2월, 수원대에도 ‘학생자유언론’이 만들어졌다. 검소․정의․창의라는 교훈을 가진 대학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자치언론네트워크’에서는 수원대에 ‘학생자유언론’을 만든 수원대 장민서(영어영문학과 09)씨를 만나 2013년 수원대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평범한 학생’이라던 그가 왜 언론을 만들 수밖에 없었는지를 들었다. 








‘등록금 사용 내역 공개’를 요구한 글 

수원대 홈페이지에서 이내 삭제당해 

게시글 작성자, 교수에 압박 전화 받아 


작년 2월, 수원대 연극영화과 학생회장 손현규 씨는 수원대학교 홈페이지에 등록금 사용 내역 공개를 요구하는 글을 올렸다. ‘최소한의 기자재도 갖추지 않은 연영과에 낸 자신의 등록금이 어디에 쓰이는지를 알아야겠다’는 거다. 학생처장은 사용 내역을 공개하겠다며 글을 내려달라고 손현규 회장을 달랬다. 이후 내역은 공개되지 않았다. 


시작은 사소했다. 수원대 영어영문학과 09학번으로 곧 졸업할 예정이었던 장민서 씨는 친구들에 ‘야, 연영과 애들 난리 났더라, 시위한대’라며 대수롭지 않게 말을 건넸다. 그저 여러 관찰자 중 한 명이었던 그는 ‘학생은 학교에 요구할 권리가 충분히 있다’며 연영과를 지지한다는 요지의 글과 '누가 수원대를 지잡대로 만드는가'라는 글을 ‘의견 게시판’에 게재했다. 장민서 씨는 얼마 지나지 않아 쓴 게시글을 내리라는 영문과 교수의 전화를 받았다. 


교비 50억 … TV조선에 투자

수원대 “영상 분야를 장려하고 있다” 


사건은 연달아 밝혀졌다. 수원대가 대학 교비 50억을 재단 몫으로 탈바꿈해 TV조선에 투자한 것이 감사원 조사를 받았다고 알려진 것이다. 학생들은 교비를 멋대로 운용한 학교 측에 사과를 바랐지만, 학교는 “수원대는 영상 분야를 장려하고 있다. 종합편성채널이 장밋빛 전망을 가지고 있어 투자했다”고 말한다. ‘영상 분야를 장려한다’던 수원대 영상 관련 학과에서는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애프터이펙트(영상 편집과 같은 콘텐츠 제작에 주로 쓰이는 합성 소프트웨어)’ 없어 수업이 3주 동안 지체됐다. 수원대 재단은 감사원에 50억을 되돌려내겠다고 약속했지만, 50억은 TV조선에 그대로 남았다. 그 틈바구니에 수원대 무도체육학과가 소리소문없이 사라졌다. 구성원의 동의 없이 학과를 없애버린 것이다. 


학교 스쿨버스는 가짜 석유를 쓰다가 지나가던 학생에 의해 적발된 한편 버스 요금을 내렸다며 학교 본부와 수원대 총학생회는 대대적으로 선전했지만 버스 노선과 운행 시간 또한 함께 축소됐다. 등록금도 마찬가지 수법으로 인하했다. 등록금을 인하한 뒤 말도 없이 수업 시수가 줄었다. 오히려 수업 시수가 줄어 등록금이 인상된 셈이었다. 


수원대 배재흠, 이상훈, 이원영 교수를 필두로 교수협의회(이하 ‘교협’)가 설립됐다. 교협에는 정년을 1년 남긴 교수부터 매년 심사를 거쳐 재임용을 받아야 할 계약직 교수까지 포함돼 있었다. 수원대 교협은 지난 1년간, 연영과 학생들을 지지하고 도왔다. 


학교 교직원이 교협 소속 교수를 미행하기 시작한 것이 드러났다. 미행 내용이 밝혀지자 학교는 ‘미행은 교직원들의 과잉충성’이라며 선을 그었다. ‘개인적 일탈 행위’라는 거다. 또한 교협 교수가 타고 다니는 자가용 바퀴에 연쇄적으로 ‘누군가’ 구멍을 내서 경찰 수사를 의뢰하는 등 크고 작은 일들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수원대는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연영과도 올해 처음으로 지원금과 프로그램을 제대로 받았고, 계약직 교수의 처우도 개선되기 시작했다. 


그렇게 일이 다 끝난 줄 알았다. 학교는 겨울방학이 시작하자마자 ‘해교(害校)행위’를 했다는 명목 아래 교협 소속 교수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언론이 만들어지기에 알맞은 토양이다. 지난 12월, 스스로를 ‘강 건너 불구경한 학생’이었다던 장민서 씨는 수원대에 학생자유언론을 만들고 ‘수원대학교 시국선언’이라는 동영상을 유투브에 게시했다. “너무 좌절스럽더라고요. 수원대는 제대로 된 커뮤니티도 없지, 뛰어다니며 외쳐야 할 지경이더라. 일개 대학생인 제가 어디 가서 이걸 알리겠어요. 그런데 눈앞에서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지.” 이후 그가 썼던 글과 학생들의 항의글은 해당 게시판에서 차례로 지워졌고, 그는 이내 수원대 홈페이지의 모든 게시판으로부터 ‘접근 차단’ 선고를 받는다. 그 역시 ‘학교를 해친다는’ ‘해교자’가 된 것이다. 


수원대 교직원, 아이디 바꿔가며 

카페에 교협 비방 댓글 달아 


지난달, 총장은 교협 교수와의 면담 자리에서 교협 교수 3명과 자리에 없었던 교협 소속 계약직 교수를 가리켜 ‘이 쓰레기 같은 X’이라며 욕을 하며 “내가 죄가 있으면 얼른 잡아가야지. 왜 안 잡아가? 법치주의 국가인데 왜 안 잡아가냐”고 말한다. 


이 사건으로 자리에 있었던 교협 교수들은 총장에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하지만 ‘수원대학교 교직원-교수-학생 카페’에 자신이 수원대 교직원이라는 것과 실명을 밝힌 이용자가 ‘총장은 욕을 하지 않았다. 유언비어를 퍼뜨리지 말라’고 적었으나, 총장의 ‘막말’은 녹취록을 통해 낱낱이 드러났다. 그러자 교직원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약직 교수는 교협에서 나와라’라며 협박을 시도했다. 또한 해당 카페에서는 학교 측에 가까운 교수 1명과 교직원이 조직적으로 여러 사람인양 댓글을 단 흔적이 발견됐다. 


장민서씨는 “카페를 조사하고 있다. 하나같이 교협을 비판하는 내용뿐이다. 카페 이용자는 교협 명단을 공개하거나, 교협 교수들이 총장을 비판하고 있는 것에 대해 배은망덕하다며 비난하는 내용을 연달아 게시했다.”고 말했다. 


“총장에 잘못을 빌면 용서해준다더라”

협상 결렬, 이후 교협 교수 4명 파면 


수원대는 겨울방학이 시작되자 해당 교수들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하는 것으로 화답했다. 파면 사유로는 1) 허위사실 유포 및 학교 비방, 2) 학교 및 총장과 보직교수의 명예훼손, 3) 학교재산을 이용한 영리행위를 들었다. ‘징계가 불가피하다’는 거다. 


하지만 이사회에서는 교수 4명에 ‘잘못을 빌면 징계를 없던 것으로 해주겠다’며 회유했다. 수원대 교수협의회 소속인 배재흠 교수는 ‘교협은 말도 안 되는 학교 측의 요구에 부응하며 1년 단위로 재임용 심사를 거치는 계약직 교수와 학생의 이익을 얻기 위해 만들어졌다. 계약직 교수를 제외하고 우리만 사는 게 말이 되느냐’며 이사회 제안을 거절했다. 그러자 이사회에서는 다른 카드를 꺼내들었다. 계약직 교수도 포함시켜 줄 테니 수원대 교협을 해체하라는 거다. 합의는 결렬됐다. 보직 교수가 파면당한 교협 소속 교수들을 찾아와 ‘가서 총장에 잘못했다고 빌면 피곤한 일이 끝난다더라’라며 설득했지만 결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지난 14일, 수원대 이사회는 정년이 몇 년 남지 않은 배재흠, 이상훈, 이원영, 이재익 교수를 파면시키겠다고 통보했다. 


수원대 이인수 총장은 이사회에서 파면을 결론지은 8일부터 14일 사이에 교협 교수를 만나 이들이 해당 사안에 양보하기를 종용했다. 이는 자신이 이사회 결정을 번복할 수 있다는 근거가 된다. 수원대 총장은 본인이 이사회 임원이기도 하다. 사실상 이인수 총장을 막을 수 있는 견제 장치가 학교 내에 없는 셈이다. 


하지만 교협 교수들의 양보를 종용했던 수원대 이인수 총장은 이미 지난 가을 명예훼손으로 교협에 소송을 걸어두었다. 교육부는 수원대 교수의 해임된 교수들의 복직은 ‘학교의 선심’에 기대는 것 말고는 답이 없는 상황이다. 




인터뷰/ 서혜미 <성신 퍼블리카> 기자 weselson@gmail.com

인터뷰․글/ 유지영 기자 alreadyblues@gmail.com


<저작권자(c)자치언론네트워크.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정치적 의견, 성매매 여성도 “안돼” … ‘안녕들’ 대자보의 자격

국민저널 기사 2013.12.23 11:10


01


정치적 의견, 성매매 여성도 “안돼” ‘안녕들’ 대자보의 자격


02


“창녀가 아니라 ‘성노동자’입니다” 성노동자권리모임 ‘지지’의 활동가 밀사 <상>


정치적 의견, 성매매 여성도 “안돼” ‘안녕들’ 대자보의 자격  

“창녀가 아니라 ‘성노동자’입니다” 성노동자권리모임 ‘지지’의 활동가 밀사 <상> 

"나는 늘 내가 자랑스럽다" 성노동자권리모임 ‘지지’의 활동가 밀사 <하> 




정치적 의견, 성매매 여성도 “안돼” ‘안녕들’  대자보의 자격


학칙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대자보 제거

성매매 여성이 쓴 대자보엔 ‘물타기’라며 자격 시비


고려대에서 시작된 '안녕들 하십니까' 자보 열풍은 대학가를 넘어 사회 전반으로 퍼지고 있지만, 일부 대학에선 학칙을 근거로 학생들이 쓴 대자보를 제거하고 있다. 사전에 학교의 승인을 받지 않았거나 철도 파업 지지 등 정치적 의견이 담긴 글은 게시할 수 없다는 게 이유다.


성신여대의 게시물 부착 규정에 따르면 학생지원팀의 직인을 받지 않은 게시물은 게시판에 붙일 수 없다. 성신여대 본부는 학생들이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며 직인이 없는 대자보를 대자보가 붙기 시작한 16일부터 뜯어냈다.


12월 20일 오전, ‘성노동자권리모임’인 지지(持志·GG)의 활동가 ‘밀사(가명)’는 전날 자신이 모교에 붙인 4장의 대자보가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 그는 그 날 오후 다시 대자보를 인쇄해 학생지원팀에 도장을 받으러 갔다. 그러나 교직원은 “정치적인 내용의 자보는 게시할 수 없다. (그걸 허락하면) 너도 나도 대자보를 붙이지 않겠느냐”라며 도장 찍기를 거부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오기도 했다. 밀사가 교직원에게 녹음을 해도 되냐고 묻자, 교직원은 이를 오해하고 허락을 구하지 않은 녹취는 불법이라며 경찰을 불렀기 때문이다. 



▲ 성신여자대학교 수정관에 붙었던 성노동자권리모임 '지지'의 게시글. 현재는 떼어진 상태이다. ⓒ '밀사' 제공



성매매 여성이 쓴 글은 ‘안녕들 하십니까’의 취지를 흐리는 글?


'안녕들 하십니까' 흐름에 동참하는 대학생 사이에서도 대자보를 작성할 ‘자격’을 두고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논쟁의 시발점은 18일 ‘안녕들하십니까’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글 중 하나에서 시작됐다. 


“저는 성매매를 하는 여성입니다.”라는 말로 시작하는 글은 “성매매를 하러 온 구매자 남성이 자신도 자보를 썼다며 자랑스럽게 얘기를 하더군요. 거기에 제대로 호응하지 않았다고 주먹질을 당해야 했습니다.”라며 적었다. 글쓴이는 “낙태를 하고도 돈을 벌기 위해 쉬지도 못하고 오늘도 성매매를 하러갑니다. 더 이상 이렇게 살고 싶지 않습니다. 나는 안녕하지 못합니다.” 라고 글을 끝맺었다. 


일부 학생들은 “‘안녕들 하십니까’를 폄하하기 위한 의도적 글 같다.”, “진위여부가 확실하지 않다”, “성매매는 불법인데 철도파업과 이게 같나”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자 밀사는 그와 같은 의견을 비판하며 "창녀는 말할 자격이 없다? 도대체 이 세상 누가 사람의 말할 자격을 함부로 논할 수 있습니까? 창녀는 사람도 아닌가요?"라는 자보를 썼다. 밀사는 이 대자보를 성노동자 권리모임의 다른 활동가 2명과 함게 경희대, 이화여대, 성신여대에 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성신여대 재학생 ㄱ씨는 “여성으로서 굉장히 수치심을 느낄 만한 내용이다. 문제는 그 대자보를 성신여대 학생만 쓴 게 아니라 외부 사람들도 같이 와서 썼다는 것이다. 불법적인 성매매를 하는 여성들이 대학생들의 흐름에 편승해서 우리 학교에 대자보를 붙이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며 ‘지지’를 비판했다. 


밀사는 이에 대해 “단지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정체성을 갖고 있다는 것만으로 말할 권리를 제한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원칙을 훼손하는 일이다. 말할 수 있는 권리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말 중요한 거다. 헌법에서도 보장하는 권리지 않나.”라고 말했다. 


인터뷰/ 유지영 김혜미 기자 hyeme1992@naver.com

인터뷰·글/ 서혜미 <성신 퍼블리카> 기자 weselson@gmail.com 


<저작권자(c)자치언론네트워크.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창녀가 아니라 ‘성노동자’입니다” 성노동자권리모임 ‘지지’의 활동가 밀사 <상>

국민저널 기사 2013.12.23 11:10


01


정치적 의견, 성매매 여성도 “안돼” ‘안녕들’ 대자보의 자격


02


“창녀가 아니라 ‘성노동자’입니다” 성노동자권리모임 ‘지지’의 활동가 밀사 <상>


정치적 의견, 성매매 여성도 “안돼” ‘안녕들’ 대자보의 자격  

“창녀가 아니라 ‘성노동자’입니다” 성노동자권리모임 ‘지지’의 활동가 밀사 <상> 

"나는 늘 내가 자랑스럽다" 성노동자권리모임 ‘지지’의 활동가 밀사 <하> 




“창녀가 아니라 ‘성노동자’입니다” 성노동자권리모임 ‘지지’의 활동가 밀사 <상> 


개인과 사회의 안녕을 묻는 소위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자보가 대학가를 뒤덮는 동안, 어느 성매매 업소 밀집 지역에 지난 18일 “저는 성매매를 하는 여성입니다. 요즘 ‘안녕들 하십니까’가 정말 유행이기는 한가 봅니다.”라고 시작하는 자보 하나가 붙었다. “성매매를 하러 온 구매자 남성이 자신도 자보를 썼다며 자랑스럽게 얘기를 하더군요. 거기에 제대로 호응하지 않았다고 주먹질을 당해야 했습니다. … 더 이상 이렇게 살고 싶지 않습니다. 나는 안녕하지 못합니다. 나도 말할 수 있는 사람이다.” 해당 자보에 대한 인터넷 상의 반응은 양극단으로 나뉘었다. 사실 확인 없이 “‘안녕들 하십니까’ 자보의 열풍에 물타기를 하려는 자작 자보 같다.”라는 주장이 나왔고, 이에 대해 “민주사회에서 자신의 안녕을 말하는 데 자격요건이 필요하단 말이냐.”는 반론이 뒤를 이었다.


그 다음날, 성신여자대학교 수정관에는 성노동자권리모임 ‘지지’라는 단체의 이름 아래 ‘여러분, 부디 안녕합시다’라는 자보가 붙었다. ‘지지’의 활동가 ‘밀사(성신여대)’는 “창녀는 말할 자격이 없다? 도대체 이 세상 누가 사람의 말할 자격을 함부로 논할 수 있습니까? 창녀는 사람도 아닌가요?”라고 주장했다. 자치언론네트워크에서는 성노동자의 권리를 높이고자 결성된 성노동자권리모임 ‘지지’의 활동가 밀사를 만나, 그의 생각을 들어보기로 결정했다. 인터뷰는 크게 성매매 일반과 밀사 개인적 이야기를 다룬 <상>과 성매매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을 다룬 <하>로 진행된다. 또한, ‘성노동’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인터뷰이에 대한 존중으로 본 기사 또한 ‘성매매’ 대신 ‘성노동’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음을 미리 밝힌다.



Q 자보를 붙인 이유가 궁금하다. 


- 대학생 중에도 성노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성노동자권리모임 ‘지지’에서 소통할 장을 마련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침 ‘안녕’ 자보를 공동으로 게시하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행동하게 됐다. 학생들이 얼마나 해당 자보를 읽었을지는 모르겠다, 금방 철거해버렸으니. 


Q. 처음 올렸던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가 떼어져서 성신여대 학생지원팀에 직인을 받으러 갔다고 들었다. 


- 지난 19일 수정관 게시판에 총 4장의 대자보를 올렸는데 떼어졌더라. 자보를 붙이려면 허락을 맡아야 한다 해서 직인을 받으러 갔지만, 성신여대 학생지원팀에서는 ‘정치적인 내용의 자보는 게시할 수 없다’고 했다. “나도 학교 학생이고 붙일 권리가 있다”고 말했더니, “휴학했네요? 왜 아직 졸업 안하셨어요? 이러면 사람들이 너도나도 붙이지 않겠어요?”라 하더라. 게시판은 모두의 공간이어야 하고 학생들이 목소리를 낼 목적으로 쓰여야 하는데, 기업 광고 같은 것만 붙어있다. 게시판이 왜 존재하나. 학생들의 말할 권리를 학교가 틀어막는 꼴이다. 





▲ 성노동자권리모임 '지지'에서 성신여자대학교 수정관에 "여러분, 부디 안녕하십시다"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부착했으나 이내 떼어졌다. ⓒ '밀사' 제공




Q 여성 성노동자가 ‘안녕들 하십니까’ 자보를 썼다는 것 자체가 학교 망신이라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학내에 성노동하는 사람 하나가 공개적으로 드러난대도, 학우 여러분의 취업과 취집[각주:1] 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다. 물론 혐오는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다. 하지만 특정 대상을 혐오하는 발언이나 행동을 겉으로 내비치는 건 다른 이야기다. 성노동을 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하지 않을 여성의 견해에는 분명 공감한다. 사회 구조가 성노동을 혐오하게 돼있고, 그렇게 학습되어 왔기 때문이다. ‘학교 망신’이라는 말을 하기 전에, 왜 학교 망신이라고 생각했는지, 왜 옳지 않은지를 먼저 성찰해야하지 않나. 


Q 밀사가 올린 대자보가 ‘안녕들 하십니까’ 자보 행렬에 본질을 흐린다든지, 소위 ‘물타기’를 한다는 주장이 있다. 


- ‘안녕’ 자보는 자신이 안녕하지 못한 이유를 말하고 타인의 안녕을 바라며 연대를 요청하는 것이고, ‘지지’의 자보는 여기서 어긋날 게 전혀 없다. 단지 우리(성노동자) 이야기를 듣기 싫다는 거다. ‘누구나’ 말할 수 있는 권리는 민주주의를 사상으로 정한 사회에서, 대한민국 헌법에서 보장하는 건데. 다수가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말할 권리를 제한하는 게 정당한가? 일베[각주:2] 를 폐쇄하지 않는 이유도 그런 사람들에게도 말할 권리가 있기 때문이지 않나. 진보를 자처하는 사람들조차 성노동자를 멸시하는 일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이다. 


Q 처음 등장한 여성 성노동자의 자보에 대해 ‘자작’ 의혹을 제기한 곳은 소위 ‘정숙한 슬럿워크[각주:3] ’를 추진하는 캠페인 단체 ‘돈두댓(Don’t Do That)이었다. 기존의 슬럿워크가 지나친 노출과 자극적인 행동을 해왔다며, 이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기존의 슬럿워크와 다르게 과다노출과 구호를 하지 않는다.’는 차별성을 내세우는 단체인데.


- 그 단체 자체가 여권 하락을 야기하고 있다. 돈두댓의 슬럿워크는 남성이 보는 기준의 건전함을 택했다. 이는 ‘정상 여성’이라는 기준의 건전함이다. 남성이 꿈꾸는 여성의 가치에 위반하지 않으면서 안전하게 운동하겠다는 건데, 이는 슬럿워크의 본질을 훼손하는 일이다. 물론 운동이라는 것도 요구하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대중과 타협해야 하지만, 돈두댓의 타협은 대중에 대한 성찰이라기 보단 자신들이 다칠 것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Q 성노동자권리모임 ‘지지’라는 단체에서 일을 하고 있다. ‘지지’는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떤 사업을 하고 있는지 소개해줄 수 있나. 


- ‘지지’는 지난 2009년, 성매매특별법 시행 5주년 토론회를 진행하며 활동을 시작했다. ‘지지(支持)한다’는 의미와 ‘GG(Giant Girls)’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2004년 성매매특별법이 발효되면서 성노동자 투쟁이 있어 왔고, 그로부터 1년 후 ‘전성노련(전국성노동자연대)’이 만들어졌다. 전성노련에 연대하던 사람들이 ‘성노동네트워크’라는 단체를 조직해 활동했는데, ‘지지’는 여기서 활동하던 사람들 중에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단체다. 


일본에서 살해당한 한국인 성노동자 ‘하루코’의 문제를 알리는 활동을 했고 이를 주제로 ‘목소리전’[각주:4] 이라는 전시를 하게 된다. 6월 29일 성노동자의 날 기념행사는 꾸준히 해왔고, 성매매특별법이 발효된 9월 23일마다 성매매특별법과 관련된 토론회를 진행해왔다. 또 6월 즈음 ‘안전한 섹스, 즐거운 섹스’라는 주제로 강좌를 열었다. 내년에는 성노동 이론이나 성노동을 처음 접한 사람들이 안전하게 일을 시작할 수 있는, 강좌를 기획할 생각이다.


Q 직접 성노동을 체험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 계기가 궁금하다.


2010년에 성신여대에서 여성학 교양 수업을 들었다. 대한민국의 페미니즘 학자 대부분이 반성매매를 주장하고, 수업을 가르치던 교수도 반성매매를 주장하셨다. 하루는 성매매특별법 홍보 영상을 보여줬다. 영상 속에 ‘탈(脫)성매매 후 다른 직업을 구한 여성이 ‘돈의 가치가 다르다’고 이야기 하더라. 이상했다.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랑 섹스를 하는 것만으로도 노고가 들어가는데, 왜 이를 부정할까. 그 여성이 사회 보편의 가치를 스스로 내면화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노동을 스스로 해보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을 거라 생각했고, 한 달 동안 '조건만남(‘돈’이라는 ‘조건’을 걸고 만나 섹스를 하는 일. 주로 구매자가 요청한 공간에서 만난다. 밀사는 업소에 대한 거부감을 가진 사람들이 주로 조건만남을 선택한다고 말한다.)'을 했다. 돈이 필요해서 한 일은 아니었다.


Q 성노동을 단순 서비스업이라 생각한다고 들었다. ‘일’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만났던 인상적인 ‘손님’이 있나? 


- 나는 운이 좋은 편이었다. 돈을 못 받고 폭력을 당한 적은 한 번 뿐이었다. 이것도 기술인데, 사전에 손님과 조율이나 흥정을 끝마쳐야 한다. 손님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마인드를 갖고 일했던 것 같다.





Q 성노동에 대한 밀사의 주장은 어떤 것인가. 


- 알선자, 구매자, 판매자 모두 범죄 취급을 받지 않는, 완전한 ‘비범죄화’가 돼야 한다. ‘성매매 합법화’는 국가가 성노동을 노동으로 승인하고 관리하고 규제하는 건데, 지금은 없어졌지만 독일의 경우 국가에 성노동을 등록하고, 이를 관리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성노동을 다른 노동과 똑같이 여기지 않고 특별 취급하는 거다. 성노동의 완전한 비범죄화를 이룬 국가는 호주 몇 개 주와 뉴질랜드뿐이다. 성매매를 근절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에서는 ‘성매매 여성’만 비범죄화 하라고 말한다. 스웨덴의 경우 이를 적용했다가 성매매 자체가 음지화 돼버렸다. 구매자들이 처벌받기에 성매매의 증거물이 될 수 있는 콘돔을 사용하지 않는다든지. 그러면서 성노동자들 역시 음지로 밀려나게 됐다. 그렇기 때문에 이는 반대한다. ‘성매매 여성만 비범죄화하라’는 주장의 기저에는 구매자와 업주를 혐오하는 감정이 존재한다. 물론 업주나 구매자가 많은 폭력을 저질러 온 건 사실이고, 이는 분명히 없어져야 한다. 하지만 ‘그들은 그런 존재야’라고 말하면 이는 낙인찍기가 된다. 


Q 꼭 성을 사고팔아야 할까? 


- 성적 욕망은 사람마다 다양하고 성노동은 다양한 수요에 따라간다. 결국 성노동자가 전문성을 가져야 한다. 분명 전문 노동의 영역으로 (성노동을)대할 수 있는 부분이 존재하는데, 조명 받지 못하고 있다. 남성들이 성매매를 하는 이유는 실로 다양하다. 애인을 만들 능력이 되는데도 불구하고 깔끔한 섹스를 원하기 때문에 하는 경우도 있고, 여성을 상대하는 남성 성노동자들도 있고, 다양한 성적 욕망을 가진다. 마스터베이션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것들이 있기 때문에, 욕망의 측면에서 충분히 설명될 수 있지 않을까. 첫 손님을 받았을 때, 연장 요청을 받았다. 나의 경우 구매자가 내가 했던 성적 서비스에 만족한다든지, 특정 체위를 잘한다는 자부심이 있다. 그럴 때 뿌듯하고 보람이 있다.


Q 성매매는 이미 수요 측면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차라리 공급을 못하게 철저히 막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 수요가 존재하기 때문에 공급이 발생하는 거다. 이는 경제의 아주 기본 원리다. (웃음) 이것 말고 딱히 할 말이 없다. 공급은 수요가 있는 한 차단될 수 없다. 억지로 차단하려고 하면 음성화된다. 성노동이 지금껏 그런 취급을 받아왔기 때문에 음지에서 여러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나? 


Q ‘성매매 여성’이라는 직업이 있다는 것 자체가 어린 아이들에게 잘못된 가치관을 유도한다는 주장도 있다. 


- 그 가치관이 뭔지 먼저 질문해야 한다. 어떤 게 올바른 혹은 올바르지 않은 가치관인가? 또한 그 가치관을 누가 정했고 누가 구성하는지도. 사회는 결국 이데올로기에 의해 움직이는데, 도덕은 항구불변적인 것이 아니다. 예컨대 독일 나치 시대의 도덕은 나치에 순종하는 것이었다. 나치에 충실히 복무했던 아이히만이라는 사람도 그 시대에는 합법적이고 충실한 시민이었다. 그가 저지른 죄는 단지 그 ‘합법’을 충분히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뿐이다. 도덕관 혹은 윤리관을 자신의 입장에서 재고하고 비판하지 않는 무력함과 불성실함 역시 죄가 될 수 있다.


Q 성노동을 인정하는 순간 여성의 주체나 권리가 침해된다는 주장이 있다. 


- 이는 성노동자를 여성으로 생각하지 않는 시각이다. 성노동자의 인권은 여권이 아닌가? 여권을 하락시키는 건 어떻게 보면 성노동자가 아니고 여성을 위계화하고 그 아래 있는 여성을 밀어내려는 다른 여성들에 의해 생기는 거다. 여성 노동 대부분은 이미 남성에게 성애화돼있다. 좀 더 예쁜 여성이 취업에서 이익을 얻는다든지, 이런 것에서 노동의 성애화를 잘 보여주지 않나. 지금 여성노동은 어디를 얼마만큼 팔고 있냐는 것에서 위계화 돼있는 상태이지, 사실 모두 성노동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부분을 문제 삼지 않고 성노동자만을 비판하는 건 전반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 의지가 없는 거다. 


Q 취업을 위해 성형을 한다든지 다이어트를 한다든지 이런 것도 여기에 포함될 수 있겠다 


- 그렇다. 예컨대, 여성이 성적 행동을 하지 않아도 성적 의도에 의한 행동이라 받아들일 소지가 있지 않나. ‘몰라서 그랬다’는 성추행 가해자의 발언이 있고. ‘여성’이라는 건 이미 그렇게 돼있다. 굳이 성노동자만을 갖고 이야기하는 것으로는 아무 것도 해결되지 않는다. 


Q ‘지지’의 계획도 중요하지만 밀사 개인은 어떤 꿈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 활동을 계속 하게 될지 잘 모르겠다. ‘나 어떻게 살지’라는 고민을 자주 한다. 취업을 하게 되면 아무래도 ‘지지’의 활동과는 멀어지게 될 것이다. 아니면 계속 활동을 하면서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거나 대학원을 준비할 수도 있다. 지적 열망이 강한 편이라 나름대로 세워놓은 체계를 구체화하고, 한국의 페미니즘(여성주의)을 바꿔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Q 한국의 페미니즘에서 문제를 느낀다면 어떤 부분이 그런가? 


- ‘성노동’이라는 말 자체에 거부감을 가진 페미니스트들이 많다. 주로 성매매 혹은 성판매 여성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이를 노동이 아닌 폭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Q 이를 어떤 방식으로 바꾸고 싶은가? 


- 성노동 문제에 대해 보다 제대로, 많이 이야기를 해야 한다. 분명 현대 사회에서 노동과 폭력은 분리될 수 없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철도파업으로 폭력을 당하고 있지 않나. 노동자의 위치에서 다양한 폭력을 경험하고 정당치 못한 대우를 받는데, 폭력을 제거할 생각을 해야지 노동 자체를 부정할 생각을 한다는 건, 성노동 본질을 직시하지 못하는 것이다. 여성이 성노동으로 소외되고 사회 저변으로 밀려난다는 것에 대해서만 선정적으로 강조하는 건, 여성주의 발전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여성주의자들은 대부분 성노동을 하지 않을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세계에서 여기 시궁창을 바라보며, ‘쟤네 불쌍해, 안타까워’라고 생각한다면, 정면으로 부딪혀 아픔을 직시해라, 고 말하고 싶다.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고는 있지만, 성노동자들이 당하는 폭력의 선정적 묘사가 성노동 자체를 혐오하게 만든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자신이 말하는 페미니즘을 정당화하기 위한 재물이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기존 여성들이 성노동자를 혐오하는 이유, 자신의 애인이 성노동자와 섹스를 했다는 상황을 생각한다. 애인과 합의했다면, 여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거고, 합의하지 않았다면 이는 관계 불성실의 문제이다. 어떤 이유에서든 성노동자가 비난 받아야할 이유는 없다. 이는 서로간의 관계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인터뷰/ 유지영 김혜미 기자 hyeme1992@naver.com

서혜미 <성신 퍼블리카>기자 weselson@gmail.com 

글/ 유지영 기자 alreadyblues@gmail.com


<저작권자(c)자치언론네트워크. 무단전재-재배포금지>



  1. &nbsp;<br/>1. 취집: ‘취업’과 ‘시집’을 합성한 신조어. 취업난으로 인해 취업을 선택하는 대신 결혼을 택하는 행태를 뜻한다. [본문으로]
  2. &nbsp;<br/>2. 일베: ‘일간베스트저장소’의 준말. 극우 성향의 사용자가 주를 이룬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본문으로]
  3. &nbsp;<br/>3. Slut Walk: 집회의 일종. “여성이 성폭력의 대상이 되지 않으려면 창녀(slut)처럼 헤프게 입지 말아야 한다”는, 즉 ‘여자들의 야한 옷차림이 성폭력을 유발했다’는 주장에 대한 반발로 시작한 저항 운동이다. 슬럿워크를 진행할 때, 이를 지지하는 여성들은 몸을 드러낸 옷을 입고 거리를 행진한다. 여성은 어떤 옷이든 원하는 옷을 입을 권리가 있고, 어떤 모습을 하고 있든 성폭력은 용인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한다. [본문으로]
  4. &nbsp;<br/>4. 목소리전: ‘하루코’씨는 목이 잘린 채로 살해당했다고 한다. 이는 그의 ‘목소리’가 사라진 것이기에 목소리를 낸다는 취지에서 목소리전이라고 이름 붙였다. [본문으로]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서토르의 돈암라이프] 난 외롭지 않아, 내 곁엔 늘 음식이 함께 있거든 - 뚜레곱창

국민저널 기사 2013.12.02 10:30

왜 사람들은 여대생 대부분이 포크로 파스타면을 돌돌 말아 한 입에 쏙 넣는 것을 좋아한다고 생각할까요? 물론 여대 주변을 둘러보면 양 적고 느끼한 음식을 파는 곳이 도처에 널려있긴 합니다만, 우리는 경험상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란 걸 알고 있습니다. 미취학 아동시절부터 50대 아저씨 입맛을 자랑했던 '여대생 서토르'가 [서토르의 돈암라이프]를 통해 조금은 색다른 음식으로 여러분을 찾아가겠습니다. 양 적고 느끼한 요리가 아니라 푸짐하고 얼큰한 요리들입니다. 더불어 이 글로 인해 남학우들이 여대에 품고 있는 환상들이 '콰쾅ㅇ쾅콰오'하는 소리를 내며 깨지길 바랍니다.


난 외롭지 않아, 내 곁엔 늘 음식이 함께 있거든 - 뚜레곱창 


친구가 실연의 아픔을 겪었다. 과제에 치여 한동안 연락을 못했더니, 그새 사람을 만나고 헤어졌단다. 뭐라도 사줄 테니 학교 앞으로 오라고 불렀다. 친구 좋은 게 뭔가. 이럴 때 소주라도 한 잔 사줘야지. 그리고 소주엔 역시 막창이다.



쫄깃쫄깃한 막창

소주에 곱창이 아니라 막창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은 순전히 개인적인 취향이다. 곱창보다는 막창이 좋다. 쫄깃쫄깃해 씹는 맛이 나기 때문이다. 물론 덜 익히거나 지나치게 익히면, 고무를 씹는 건지 음식을 씹는 건지 분간이 안 갈 때가 있다. 냄새를 못 잡으면 어떻고? 물론 오늘 갈 가게는 두 조건을 다 충족시키니 걱정은 접어둬도 된다.


 


▲뚜레곱창. 가게이름을 처음 봤을 때 김꽃두레가 생각났다.




▲오뎅탕 아니고 어묵탕. 김혜자 할머니의 맛이 느껴진다.



자리에 앉기도 전에 양념막창 2인분을 주문했다. 밑반찬으로 어묵탕이 나왔다. 날이 추웠던 터라 몸을 녹이려고 얼른 뜨거운 국물을 먹었다. 다시다 맛만 난다. 국물은 포기하고 어묵만 골라먹자 친구가 물거품으로 끝난 자신의 연애사를 털어놓기 시작했다. 


자기보다 몇 살 많은 사람이다. 어느 학교에 다닌다. 몇 학년이다. 이런 인적사항부터 시작해서 둘이 어디에서 만났고 뭘 하다 친해졌는지,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경청했다. 그런데 어쩐지 들으면 들을수록 익숙한 냄새가 났다. 킁킁, 여기 호구 냄새 안나요? 




▲보라, 저 윤기를. 말이 필요 없다.


…가 아니라 양념막창이 오는 냄새였다. 드디어 나왔다. 바로 먹어도 된다고 해서 입에 집어넣었다. 숯불로 초벌구이를 했는지 숯불향이 약하게 났다. 양념에서 새콤달콤한 맛이 느껴진다. 초장이 들어간 모양이다. 쫄깃한 게,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하다.


일용할 양식을 몇 점 음미하고 친구에게 잔소리를 했다. 도대체 넌 정신이 있는 거니, 없는 거니. 널 아껴주는 사람을 만나도 모자랄 판에 왜 그런 사람을 만나냐? 그렇게 사람 보는 눈이 없어서 어떡해? 나중엔 분에 못 이겨 “동네 사람들, 여기 와서 호구 좀 구경해보세요! 호구도 이런 호구가 없네. 여기 23년 산 호구가 있습니다!” 라고 외치기까지 했다.



연애? 포기하면 편해

한바탕 욕을 하고 나니 막창이 지글지글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타면 안 되니 불을 낮추고 젓가락을 바삐 움직였다. 막창을 질겅질겅 씹으며 간간히 그 놈과 친구를 싸잡아 씹고, 친구의 변명도 듣고, 변명 따윈 집어치우라고 다시 친구를 욕했다. 친구는 가만히 한숨을 내쉬며 이젠 더 이상 연애에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괜찮은 사람이 있을까? 아니, 괜찮은 사람과 만날 수 있긴 한 걸까?”


평소라면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했을 것이다. 하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솔직히 말하면 뺨을 맞을 것 같아 잠시 고민했다. 그리고 적절한 말을 고르고 골랐다.


“포기하면 편해.”


내려놓으면 번뇌할 일도 없다. 애욕을 버리지 못해 혼자임을 한탄하고, 사랑을 갈구하며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을 반복하니, 온갖 걱정근심을 끌어안게 되는 것이다. 어차피 누굴 만나도 만족하지 못할 게 뻔하다. 왜 헛된 욕망에 사로잡혀 괴로워하는 걸까?


그러나 역효과가 났다. 오히려 연애의 정당성을 설파하기 시작한 것이다. 나는 서양 선교사들의 개신교 전파를 듣는 원주민의 심정으로 사랑하는 느낌, 사랑받는 느낌, 행복함, 쾌락 따위를 들었다. 온 몸으로 지루함을 표현하자 친구가 내게 일침을 날렸다.


“야, 봐봐. 너는 성욕 대신 식욕이 엄청나잖아. 너는 욕망을 버린 게 아니라 다른 욕망으로 대체하고 있는 거야.”


우리는 사람 많은 데서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쌍욕 배틀을 벌였다.




▲볶음밥. 제 때 나오지 않았다면 가게 안에서 서로 멱살잡이를 했을 것이다.



티격태격하면서 볶음밥까지 먹을 건 다 먹었다. 계산을 하는데 먼저 나가 있는 애 뒷모습을 보니 영 기운이 없다. 등을 툭 치면서 다음번엔 좀 괜찮은 사람을 만나라는 말만 했다. 위로가 됐을지는 잘 모르겠다.


서토르 weselson@gmail.com


<저작권자(c)자치언론네트워크.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공동취재구역NISP] ‘꿈틀하기도 전에 죽은 지렁이’를 되살리자, 외대언론협동조합 <외대알리>

국민저널 기사 2013.11.26 10:00

[공동취재구역NISP] ‘꿈틀하기도 전에 죽은 지렁이’를 되살리자, 외대언론협동조합 <외대알리> 


옛말에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고 했다. <국민저널>은 성북구에 위치한 이웃, 성신여자대학교 자치언론 <성신 퍼블리카>와 함께 백지장을 맞들어 보기로 했다. 서로의 콘텐츠를 나누고, 급한 소식들은 공유하며 함께 자치언론의 역량을 쌓아보기로. 그렇게 뜻을 모은 두 매체는 ‘자치언론네트워크’라는 연대체를 만들었다.


첫 번째 연대가 성북구의 이모저모를 소개하는 <정릉라이프>와 <돈암라이프>였다면, 두 번째 연대체의 결과로 [공동취재구역NISP]라는 자치언론 인터뷰 연재를 준비했다. 여기서 NISP는 Network of Independent University Press의 약어이다. [공동취재구역NISP]는 홍수처럼 쏟아지고 썰물처럼 사라지는 대학 자치언론의 지속 가능성을 고민해보고 진단하고자 마련됐다. “자치언론네트워크” 안에 속한 기자 두 명이 동시에 활발히 운영되고 있는 타대 자치언론을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고 다른 구성과 시각을 담은 인터뷰 기사를 두 편 선보인다. [공동취재구역NISP]은 두 번째 인터뷰이로 한국외국어대학교 외대언론협동조합 이사장 강유나 씨와 외대 독립언론 <외대알리> 편집장 임채윤 씨를 만났다.


“저, <외대학보>에서 잘렸어요.” 


꼭 1년만이었다. 작년 겨울, 교수신문 주관 전국대학언론기자학교에서 ‘학내 언론 편집권 침해와 독립 언론의 사례’로 같이 발표를 진행했던 한국외국어대학교 학보사 <외대학보> 강유나 편집장과 임채윤 기자를, 외대 독립언론 <외대알리> 강유나 외대언론협동조합 이사장과 임채윤 편집장으로 다시 만나게 된 건. 


지난 1월, 지나가듯 던진 “잘 지내냐”는 말에 <외대학보> 강유나 편집장은 담담히 “학보사에서 해임 당했다”고 대답했다. 외대 선거특집호 호외를 앞세운 보복성 해임이었다. 작년 <외대학보>는 선거특집호를 냈다는 이유로 학교 본부로부터 모든 재정적 지원을 중단 당했고, 주간교수는 강유나 편집장에게 “네가 나가지 않으면, 애들(기자들)이 힘들 거다”고 말하며 강 편집장을 내몰았다.


당시, 강유나 편집장은 “독립 언론을 준비할 거”라 말했다. 이미 반년 전, 그렇게 학내 방송국을 나와 자치언론에 몸담고 있던 기자는, 그의 앞길에 그저 행운을 빌어주는 것 말고는 적당한 말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그 “준비”까지 1년이 걸렸다. 같이 독립언론을 만들자 다짐했던 몇몇 <외대학보> 기자들은 다른 길을 택했고, 지난 20일 <외대알리>가 창간됐다. <외대학보>에서 <외대알리>로, 편집장에서 이사장으로, 소속도 직책도 모두 바뀐 1년 동안 그들에게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우리가 아니면 학보를 만들 사람이 없으니까”


강유나 편집장이 <외대학보>에서 해임된 후, 학보사 기자들은 독립 언론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정이 그리 녹록치는 않았다. 6개월 후 제대로 된 언론을 만들자고 결심했건만, 학보 검열은 더욱 심해졌고 기자들은 지쳐버렸다. “책임감으로 버텼어요. 당시 <외대학보> 기자가 3명이었는데, 신문 만들기도 급급해서 독립 언론 생각은 없었던 거죠.”라고 임채윤 편집장은 전한다. 


지친 기자들에게 주간교수는 ‘위임장’ 양식을 내밀었다. ‘기사를 수정받고 싶은 기자만 제출하라’던 위임장은 사실상 기자 자신의 권리를 학교 측에 넘기라는 권유였다. 기자가 위임장을 제출하면, ‘제출했으니 마음껏 검열하겠다’고 결론 내려질 테고, 위임장을 제출하지 않으면 그것대로 학보 전체에 피해를 입히게 되는 셈이었다. “학교는 결국 기자의 권리를 포기하라고 요구한 거고, <외대학보>의 독립 언론 가능성은 날아간 셈이었다. 그러니까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해야 하는데, 꿈틀하기도 전에 지렁이가 죽어버렸어요.”라고 강유나 이사장은 말한다. 임채윤 편집장은 이 틈바구니 속에서 <외대학보>를 나와 <외대알리> 창간을 준비한다.


"학내 언론기관과 학생회가 지향하는 학교는 결과적으로 똑같지 않은가요?"


학생회가 조합원이 되는 구조, 외대언론협동조합 <외대알리>가 학생회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외대학보>를 독립시키자는 제안은 오히려 학생회 쪽에서 먼저 들어왔다. 학보의 어려운 상황을 공유한 학생회장들은 언론 자유를 위해 뜻을 모았다. 전국 대학 언론 최초의 ‘협동조합’의 탄생이었다. “서로 도움이 필요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어요. 언론은 어떤 사안을 퍼트릴 수는 있지만, 직접 실행하는 집행력은 부족하고, 학생회는 퍼트릴 수는 없지만 집행력은 있으니까.” 


“외대 언론과 학생회가 바라는 학교가 결국 똑같지 않나요? 지향하는 바가 같으니까 말이 통한 거고, 그러다보니 언론의 필요성을 느낄 수밖에 없었던 거고.”  






Episode1. “<외대알리>는 무슨 뜻인가” 


"‘외대인의 알 권리’라는 뜻도 있고, 뭔가를 알리다, 는 뜻도 있고. 어느 단과대 학생회장은 권투선수 무하마드 알리를 … ‘무하마드 알리’가 7전 8기의 대명사잖아요. 창간하려 거친 무수한 노력을 빗대 무하마드 알리다, 라고. 또 누군가는 가수 ‘알리’가 너무 좋아서(일동 웃음)” 강유나 이사장의 대답에 임채윤 편집장이 거든다. “사실 저희가 <외대알리>를 만들면서 알리 노래를 계속 들었어요.” 


Episode2. “한 성격하시는 구나”


결과적으로 <외대학보>에서 <외대알리>로, 소속을 옮긴 사람은 임채윤 편집장 한 명 뿐이었다. ‘왜 나왔냐’는 질문에 임채윤 편집장은 “너무 많이 건드려대니까, 제 기사를. 짜증나서 나왔다”고 대답한다. <성신 퍼블리카> 서혜미 편집장 왈(曰), “한 성격 하시는구나(일동 웃음)” 임채윤 편집장이 밝게 웃으며 화답한다. “저 되게 온순한 사람인데…(일동 웃음)” 


임채윤 편집장이 <외대학보>를 나온 결정적인 계기는 번역 공부를 하는 시각장애인 기사를 준비하면서였다. “시각장애인이 번역을 공부한다는 사실이 흥미롭지 않나요? 그 아이템을 넘겼더니 … ‘이런 걸 왜 인물 면에 싣느냐. 이런 건 아무도 궁금해 하지 않는다. ‘롯데호텔’ 사장 같은 사람 섭외해 와라’는 대답을 들었어요. 그 말을 듣고 ‘나가야겠다.’고 생각했죠.”


Episode3. "지금 네 이름을 검색하면 기사 몇 개가 …”


강유나 편집장을 해임시키는 자리에서 학보사 주간교수는 안타까워하며 “지금 네 이름을 검색하면 기사가 몇 십 개씩 뜨는데, 나중에 대기업에는 입사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단다. 강유나 이사장 왈(曰) “애초에 대기업은 생각도 안했는데! 동생이 제 이름을 검색해보고 놀라서 달려왔어요. 아빠는 이미 기사 스크랩을 해놓으셨더라고요.(웃음)” 강유나 씨는 주간교수와의 대화 이후, 영어대학 학생회장에 나갈 결심을 한다. 학교 본부는 <외대학보> 강유나 편집장 해임 건을 조용히 덮길 원했고, 그렇게 덮인 이후 <외대학보>는 기자가 써서 넘긴 표제․부제․사진․리드까지 검열 당한다. 이것이 <외대알리>의 창간 계기가 됐음은 물론이다. 



글․ 인터뷰 / 유지영 기자 alreadyblues@gmail.com

공동기획. 인터뷰/ 서혜미 <성신 퍼블리카> 기자 weselson@gmail.com


<저작권자(c)자치언론네트워크.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공동취재구역NISP] “다양한 단체들이 와서 새로운 이야기를 해줬으면…” 고려대 자치언론협의회 김주환 대표

국민저널 기사 2013.11.18 12:01

[공동취재구역NISP] “다양한 단체들이 와서 새로운 이야기를 해줬으면…” 고려대 자치언론협의회 김주환 대표






Q. 자언협은 왜 생겼나?


A. 당시 자치언론들에 재정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2005년에 단체를 만들고 지원을 받아 글을 써보자는 의도에서 출발했다고 알고 있다.


Q. 현재 자치언론협의회엔 몇 곳이 포함되어 있나?


A. 교지대로 포함된 고대문화와 석순, 그 외 자치언론으로는 <The Hoans(더 호안스)>, <KUTV>, <거의 격월간 몰라도 되는데>, <쥐뿔>, <퀴어가이드>까지 총 일곱 단체가 소속돼 있다.


Q. 운영은 어떻게 되고 있나?


A. 매월 첫째 주 화요일에 만나 월례총회를 한다. 이 날 위원장이 안건지를 가져오는데, 안건은 논의안건과 보고안건으로 나뉜다. 예산신청과 결산내역을 같이 검토하고 총회 때 예산 신청을 하면 위원장이 예산을 배분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Q. 자언협 활동을 하는데 요구하는 것들은 무엇이 있나?


A. 자언협은 자치언론의 재정확보를 도와주는 단체기 때문에 딱히 요구하는 건 없다. 가입할 때는 자기 단체 소개와 앞으로의 활동계획서가 필요하고, 2회 정도는 자비로 출판을 하는 등의 활동을 해야 한다. 그러나 그 이후에 특별히 요구하는 것은 없다.


Q. 새로 생긴 자치언론이 가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 기존 자언협 구성원들이 반대하진 않나?


A. 콘텐츠 자체가 학생들에게 해가 되는 게 아닌 이상 이념에 관계없이 가입을 받는다. 예전에 리베르타스라는 고려대학교 북한인권동아리가 출판을 하기 위해 가입신청서를 낸 적이 있었다. 교지대를 나눠주는 고대문화에 비하면 상당히 보수적인 단체였지만, 자언협 구성원들이 흔쾌히 받아줬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Q. 예산을 둘러싼 갈등은 없나?


A. 갈등이라기보다는 자치언론기금이 제한적이다 보니, 서로 눈치를 보는 게 있다. 1년에 한 번 발행하는 자치언론은 한 번에 많은 액수를 신청하는데 그걸 부담스러워한다. 잔고가 얼마나 남아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한 번에 많이 신청하면 다른 단체가 발행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 때문에 눈치가 보인다는 말을 들었다. 생각하는 것만큼 첨예한 갈등은 없다.


Q. 이야기를 들어보니 회의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좋은 것 같다.


A.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회의가 이뤄진다. 매달 논의하거나 보고할 게 그렇게 많지 않으니 별 다른 얘기는 없다. 단체장이 자기 단체에서 나온 출판물을 소개하면 다른 사람들이 잘 읽었다고 피드백하고. 가끔 어떤 정보가 있으면 서로 나누기도 한다.


Q. 자언협이라는 이름 하에 세미나나 공동취재처럼 같이 진행하는 사업이 있나?


A. 재정 관련 일만 논의하고 그 외의 다른 업무를 따로 하지는 않는다. 그동안 각 단체들 중심으로 활동했다. 같이 사업을 추진하면 정말 좋겠지만 생각보다 까다롭다. 단체마다 기획 회의를 하는 시간과 발행 시기가 다 다르기 때문이다. 또 단체장들만 와서 이야기하기 때문에 각 단체 회원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고 일이 얼마만큼 진행되는지 알기 어렵다.


이번 달에 처음으로 동아리 연합회 축제 때문에 부스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어떤 행사를 진행할 것인지를 논의한 것 같다.


Q. 최근에 학생회비-교지대 분리납부 논란이 있다고 들었다. 어떻게 됐나?


A. 연세대가 분리납부를 시행한 후 납부율이 10%까지 떨어졌다. 그걸 보고 현재 분리납부 안은 거의 폐지된 것으로 알고 있다. 예전처럼 교지대와 학생회비가 같이 가는데, 지금은 총학 측에서 인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안다.


대신 이번 개정안을 보면 교지대 예결산 심의에 관한 내용이 생겼다. 그동안 교지대는 전학대회 때 예산안 보고도, 심의도 안 하고 결산안 보고만 해왔다. 앞으로 전학대회에서 심의를 철저하게 할 것 같다.


Q. 얘기를 들어보니 고려대학교 자치언론은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래도 자언협 내부에서 문제라고 생각하는 게 있나?


A. 자언협 소속 언론들끼리 항상 ‘자언협이 제대로 홍보되고 있나’에 대한 위기의식이 있다. 각 단체들이 자치언론협의회 소속이라고 광고를 하지만 아직까지 자치언론협의회를 알지 못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항상 자언협을 더 알리자는 마음은 다들 가지고 있다.


Q. 자치언론의 미래가 어떨 것 같나?


A. 엄청 밝을 것 같진 않다. 계속 교지대 납부율이 떨어져서 자언협 기금이 얼마나 확보될지, 앞으로 자치언론에 사람들이 얼마나 들어올 지도 모르겠다. 좀 더 많은 글과 언론을 접했으면 하지만 지난 몇 년 동안 자언협에 들어오는 단체도 변화가 없었다.


저희의 숙제라고 볼 수 있는 것 같다. 자치언론을 알리고 학생들이 교지대를 납부할 수 있도록 좀 더 좋은 글을 써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Q. 대표로서 그리고 있는 자언협의 청사진이 있나?


다양한 단체들이 와서 새로운 이야기를 해줬으면 좋겠다.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적이든 비전문적이든 학생들만의 시선을 담은 글이 나오길 바란다. 현재 정기 출판물을 볼 수 있는 게 <더 호안스>, <고대문화>, <석순>, <대학내일>, <스포츠 KU>밖에 없다. 그러나 <고대문화>와 <석순>은 대략 한 학기에 2번 정도 나오니 가판대에 없는 때가 더 많다. 가판대에 남아있는 언론이 <더 호안스>, <대학내일>, <스포츠 KU> 그 정도밖에 없는 거 같다. 리베르타스처럼 북한인권이든, 아니면 패션이든 분야에 관계없이 글이 더 많아지면 좋을 것 같다.



글․ 인터뷰 / 서혜미 <성신 퍼블리카> 기자 weselson@gmail.com

공동기획. 인터뷰/ 유지영 기자 alreadyblues@gmail.com


<저작권자(c)자치언론네트워크.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공동취재구역NISP] 자치언론의 미래? “아마도 상생”

국민저널 기사 2013.11.18 11:40

[공동취재구역NISP] 자치언론의 미래? “아마도 상생”


옛말에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고 했다. <국민저널>은 성북구에 위치한 이웃, 성신여자대학교 자치언론 <성신 퍼블리카>와 함께 백지장을 맞들어 보기로 했다. 서로의 콘텐츠를 나누고, 급한 소식들은 공유하며 함께 자치언론의 역량을 쌓아보기로. 그렇게 뜻을 모은 두 매체는 ‘자치언론네트워크’라는 연대체를 만들었다.


첫 번째 연대가 성북구의 이모저모를 소개하는 <정릉라이프>와 <돈암라이프>였다면, 두 번째 연대체의 결과로 [공동취재구역NISP]라는 자치언론 인터뷰 연재를 준비했다. 여기서 NISP는 Network of Independent University Press의 약어이다. [공동취재구역NISP]는 홍수처럼 쏟아지고 썰물처럼 사라지는 대학 자치언론의 지속 가능성을 고민해보고 진단하고자 마련됐다. “자치언론네트워크” 안에 속한 기자 두 명이 동시에 활발히 운영되고 있는 타대 자치언론을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고 다른 구성과 시각을 담은 인터뷰 기사를 두 편 선보인다. [공동취재구역NISP]은 첫 번째 인터뷰이로 고려대학교 정경대 학생신문 <더 호안스> 기자이자 고려대 자치언론협의회 대표 김주환 씨를 만났다.






#1 “금요일, 좋습니다”


흔히 인터뷰 기사는 섭외에 절반 이상의 노력이 들어간다고들 말한다. 어떤 인물인지에 따라 기사 재미나 내용이 많이 좌우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는 다르게 생각해보면, 섭외가 성사되기까지 많은 난관에 부딪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자치언론네트워크’ 기자들은 첫 번째 인터뷰 대상자로 고려대 자치언론협의회 김주환 대표를 선정하고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결론부터 말하자. 그가 승낙할지 거절할지 긴장하며 침을 꼴깍꼴깍 삼켜 걸었던 전화는 채 1분이 되지 않아 끝났다. 인터뷰 제안이 끝나기가 무섭게 김주환 대표는 “(인터뷰를 하기에) 언제쯤이 괜찮은가요?”라고 대답했다. 그의 LTE-A급의 빠른 대답 덕분에 전화를 건 기자는 제안 받은 사람보다 더 당황해버렸다. 그렇게 잡힌 인터뷰는 추위가 성큼 다가온 어느 금요일, 고려대 정경대 학생신문 <더 호안스> 편집실에서 한 시간 동안 진행됐다.


#2 “현재 고려대 자치언론협의회에 소속된 자치언론은 현재 5개.”


현재 부속기관으로 소속된 고려대 학내 언론은 고려대 학보사 <고려대신문>, 학내 방송사 <KUBS> 그리고 영자신문사 <The Granite Tower>가 있다. 이들을 제외한 언론사 8군데는 ‘교지대’ 3000원을 학생들로부터 직접 지원받는다. 8군데 언론사에는 현재 교지 <고대문화>, 여성주의 교지 <석순>, 그리고 자치언론협의회에 소속돼있는 정경대 학생신문 <더 호안스>, 손으로 그린 한 장짜리 신문인 <거의 격월간 몰라도 되는데>, 성소수자 언론단체 <퀴어가이드 편집위원회>, 영상을 다루는 <KUTV>, 생활 소식을 다루는 <쥐뿔> 그리고 최근 ‘후계자를 찾지 못했다’며 발행을 중단한 조형학부 미술비평지 <Plastic Book>이 있다. 그리고 얼마 전까지 자치언론협의회 소속이었던 스포츠 전문지 <Sports KU> 역시 학내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라고. 파악된 고려대학교 학내 언론만 해도 10개가 넘는 셈이다.


개수가 많은 만큼 다양성도 보장된다. 2005년부터 시작된 고려대학교 자치언론협의회는 학내 학생 누구나 만들 수 있다. 자치언론협의회에 들어오게 되면, 기존에 5등분하던 자치언론협의회 기금에서 다시 파이를 나눈다. 자치언론협의회에 배당되는 기금은 교지대의 15%. “교지대도 학생회비도 선택납부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학기마다 부침은 존재한다. 아무래도 1학년들은 처음 학교에 입학했을 때, 선택납부인지 모르고 전부 지불하게 되니까.(웃음)”


#3 자치언론협의회의 고민, 더 많은 학생들이 읽어줬으면 좋겠다.


아무리 봐도 목에 힘을 잔뜩 줄 것만 같은 ‘대표’라는 직함은 그에게 어울리지 않았다. 그는 인터뷰 내내 자주 웃었다. 한편, 눈을 번쩍이며 ‘불편한 점은 없나’고 묻는 질문에 “글쎄요”라고 말하며 기자들을 난처하게 만들었다. 고려대학교 정경대 학생신문 <더 호안스> 소속인 그에게 신문사에 들어온 동기를 묻자 “중학교 때 신문부를 했던 기억이 좋게 남아있어서”라며 예의 웃음을 지어 보인다.


“<더 호안스>는 월간지라는 특수성이 있고, (고려대 학보사 <고려대신문>은 주간지로, 한 주에 한 번 발행된다) 자기가 쓰고 싶은 글을 쓸 수 있어 좋다. 내가 기획한 기사를 내가 쓰고, 지면으로 낸다. 여기에 보람이 있는 것 같다. 몰랐던 내용을 알게 되고, 가고 싶었던 데를 찾아가기도 한다. 그렇게 취재하고, 참여한다.”


#4 “자치언론의 미래가 엄청 밝을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자치언론의 미래를 묻자 그는 “엄청 밝을 것 같지는 않다”고 대답했다. 누구나 자신의 매체를 만들 수 있는 자치언론협의회에 새로 들어오는 언론은, 최근 몇 년간 없었다고. 홍보가 잘 되지 않는 것 같다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한다. 그런 고민들을 발판 삼아, 자치언론협의회 소속으로 학교 축제 때 부스를 하나 설치해 홍보할 생각이라 말했다. 하지만 그는 “결국 더 좋은 질의 글을 써야, 사람들이 많이 읽지 않을까”라고 말하며 웃었다.


“학교로부터 어떤 압력도 없다. 학교랑은 별개의 단체라 그렇다. 신경 쓸 필요도 없고, 간섭할 필요도 없다”고 대답했지만 얼마 전 고려대 학내에서는 학생회비 8000원, 교지대 3000원 총 11000원으로 학생들이 선택적으로 지불할 수 있는 기금을 학생회비와 교지대를 서로 분리납부하자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있었다. 결국 논란은 원점으로 돌아가 분리납부는 더 이상 추진되지 않았다. “총학과 같이 나아가는 방향이 됐으면 좋겠다. 상호 인정해주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교지대 분리납부 이야기가 한창 대두됐을 때, 총학 측에서 자치언론협의회와 교지를 죽이려는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고. “상생이라고 해야 할까? 그 방향이 제일 좋은 것 같다.”


“학생 사회에서 좋은 담론과 비판적 시각, 필요한 정보를 주로 전달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인정하는, 서로 상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해요.”


글. 인터뷰/ 유지영 기자 alreadyblues@gmail.com

공동 기획․ 인터뷰/ 서혜미 <성신 퍼블리카> 기자 weselson@gmail.com


<저작권자(c)자치언론네트워크.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서토르의 돈암라이프] 태조감자국 - 아버지뻘인 감자탕집

  옛말에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고 했다. <국민저널>은 성북구에 위치한 이웃, 성신여자대학교 자치언론 <성신 퍼블리카>와 함께 백지장을 맞들어 보기로 했다. 서로의 콘텐츠를 나누고, 급한 소식들은 공유하며 함께 자치언론의 역량을 쌓아보기로. 그렇게 뜻을 모은 두 매체는 "자치언론네트워크"라는 연대체를 만들었다. 그 첫 번째 결과로 <국민저널>의 기사 [최통장의 정릉라이프]가 <성신 퍼블리카> 지면에 실렸고, <성신 퍼블리카>는 [서토르의 돈암라이프]를 보내왔다. 성북구 구석구석을 살펴보는 닮은 듯 다른 두 칼럼, 첫 협력의 결과물을 부디 즐겨주시길. 



왜 사람들은 여대생 대부분이 포크로 파스타면을 돌돌 말아 한 입에 쏙 넣는 것을 좋아한다고 생각할까요? 물론 여대 주변을 둘러보면 양 적고 느끼한 음식을 파는 곳이 도처에 널려있긴 합니다만, 우리는 경험상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란 걸 알고 있습니다. 미취학 아동시절부터 50대 아저씨 입맛을 자랑했던 '여대생 서토르'가 [서토르의 돈암라이프]를 통해 조금은 색다른 음식으로 여러분을 찾아가겠습니다. 양 적고 느끼한 요리가 아니라 푸짐하고 얼큰한 요리들입니다. 더불어 이 글로 인해 남학우들이 여대에 품고 있는 환상들이 '콰쾅ㅇ쾅콰오'하는 소리를 내며 깨지길 바랍니다. 



 아버지뻘인 감자탕집 - < 태조감자국 >  



날이 부쩍 추워졌다. 친구 두 명과 같이 시험공부를 하다 도서관을 나오며 팔을 쓸어내렸다. 어디 추위뿐인가. 요새 공부하느라 잠을 불규칙하게 잤더니 속도 쓰리다. 정문으로 내려오자 어떤 남자가 ‘남친존’(남자 사람이 성신여대에 다니는 여자 친구를 기다리는 장소: 각주)에서 어정거리는 모습이 보인다. 시험기간인데도 데이트를 할 여유가 있는 모양이다. 친구들과 눈이 마주친 건 순간이었다. 눈빛에서 추위와 속 쓰림과 외로움, 그리고 서로에 대한 연민이 느껴진다. 그 사실을 깨닫자 이대로 집에 갈 순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처받은 우리의 몸과 영혼을 치유하는 일이 시급하다. 

 "야, 감자탕 먹으러 갈래?"



파스타보다 감자탕이 좋은데요


가끔 학교 밖에서 사람들을 만나면 어떤 선입견을 마주하곤 한다. “여대니까 미팅이나 소개팅 많이 하죠?”, 혹은 "여대 사람들은 파스타 많이 먹죠?"라는 질문들이 그렇다.   


 단언컨대 미팅과 소개팅은 부익부 빈익빈이 적용되는 영역이며, 모든 여대생이 파스타를 좋아해서 일주일에 두세 번씩 먹는 것도 아니다. 밤샘 후에 먹는 해장국이 일품인 것은 성별을 가리지 않거늘 왜 그런 선입견을 품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여러분이 여대에 가진 환상을 와장창 깨기 위해 감자탕으로 메뉴를 정했습니다. 




▲환상을 파괴하기 위해 선택한 태조감자국. 1958년부터 3대째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고 한다.


오늘 갈 곳은 돈암제일시장에 있는 ‘태조감자국’이다. 여기 말고도 얼마 전 가게를 옮기기 전까지 나란히 붙어 있던 ‘황해옥 감자탕’ 집도 유명하다. 두 가게 모두 TV에 몇 번 나왔을 정도로 잘 알려진 곳이라 저녁이면 사람들이 바글바글 들어찬다. ‘태조감자국’엔 6시 전에 도착했지만 벌써 가게 안에 손님들이 반 정도 찼다. 7시가 넘으면 기다려서 들어가야 하니, 바로 들어가고 싶다면 그 전에 가길 권한다. 



참이슬 후레ㅅ…가 아니라 사이다 주세요


보통 다른 가게에서는 ‘소-중-대-특대’로 양을 조절한다. 태조는 여느 곳과는 달리 ‘좋다-최고다-무진장-혹시나’로 양을 정한다. 아주머니에게 물어보니 3명이 먹기엔 ‘무진장’이 적당하다고 한다.  


 음식을 주문하자 아주머니가 “술은 뭐로 줄까?”라고 물었다. 하마터면 참이슬 후레쉬를 달라고 할 뻔했다. 매번 공부를 안 해서 학점이 엉망이긴 하지만 시험기간에 술을 마시지 않을 정도의 양심은 남아있다. 아쉽지만 소주 대신 사이다를 시켰다. 




▲‘무진장’은 大에 해당한다. 그래서 그런지 크고 아름답다.



감자탕이 나오기 전엔 밑반찬이 나온다. 구성은 단순하다. 깍두기와 고추, 양파, 쌈장이 전부다. 깍두기를 몇 개 집어먹으며 시답잖은 농담을 나누다 보니 감자탕이 나왔다. 곧 국물이 끓기 시작했다. 성질이 급한 우리는 수제비와 당면이 채 익기도 전에 깻잎을 젓가락으로 건졌다. 건져 먹었다. 고기에 적당히 간이 밸 즈음, 각자 접시에 고기를 덜었다. 깻잎에 발라낸 살코기를 싸서 입에 넣고, 쫀득쫀득한 수제비와 깍두기를 한 입 베어 물면……. 아, 아까 소주 시킬 걸 그랬나.  




▲살이 가득 차 있다.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고기를 먹어 치우니 저절로 ‘힐링’되는 기분이다. 하지만 고작 고기 몇 조각 먹었다고 끝난 게 아니다. 모름지기 ‘-탕’으로 끝나는 음식은 마지막에 밥을 볶아먹어야 하는 법. 그래야 어디 가서 감자탕을 제대로 먹었다고 말할 수 있다. 




▲밥을 볶아먹지 않는 것은 감자탕을 모욕하는 행위다. 



대부분 음식점이 그러하듯 이곳도 특별한 재료를 이용해 밥을 볶진 않는다. 조금 남은 감자탕 국물에 밥과 잘게 썬 김치, 김, 참기름이 전부다. 잠시 약한 불에 두자 밥이 눌어붙기 시작한다. 눌어붙은 밥은 또 숟가락으로 싹싹 긁어먹어야 제 맛이다. 


밥을 다 먹고 텁텁한 입을 사이다로 헹구며 머릿속을 셈을 해봤다. 한 사람당 약 8,000원을 내면 된다. 중요한 것은 감자탕 大자 크기와 사이다 두 병을 먹는 사치를 부렸는데도 이 가격밖에 나오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좀 전까지 느꼈던 열패감은 사라지고, 셋 모두 괜히 기분이 좋아 배를 두들기며 가게를 나섰다. 



서토르 weselson@gmail.com 


<저작권자(c)자치언론네트워크.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