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ial | 2015년 3월] 기사로 말하겠습니다.

[Editorial] 기사로 말하겠습니다.

 

“혜미씨, 편집국장 할 생각 없어요?” 이 말을 들은 건 지난 늦여름쯤이었습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단 한 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거절했습니다. 그 자리를 감당하기엔 능력이 부족하다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기자가 되겠다고 <국민저널>에 지원했을 때만 해도 전 아직 언론학 개론서는 펴보지도 못해 기초부터 배워야 했던 사람이니, 가당치 않은 자리라 생각했던 겁니다.


상식적으로 어느 조직이든 ‘수장’의 자리에 올라간다는 것은 쉽게 결정할 일이 아닙니다. 능력을 갖추는 것은 기본이고, 조직의 이름으로 행해진 모든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하기에 이 자리는 실수나 부족, 잘 몰랐다는 변명이 통하지 않습니다. 내부에서 수많은 회의를 거친다고 해도 최종결정권자의 단 한 번의 그릇된 판단은 구성원들에게 큰 피해를 끼치게 됩니다. 그리고 그 한 번의 결정으로 인한 결과는 불행히도 대부분 바꿀 수 없습니다. “왕관을 쓴 자, 그 무게를 견뎌라”는 옛 말처럼, 한 조직의 수장이 된다는 것은 끊임없이 무게를 견디고 버티는 일인 것입니다.


통상 임기보다 짧은 기간 동안만 편집국장을 맡겠다고 자리에 오른 지 3개월, 국민대학교엔 많은 일들이 숨 쉴 틈 없이 터져 나왔습니다. 작년 12월 익명의 기고를 통해 <국민저널> 인터넷 판에 실렸던 단톡방 사건부터, 경상대 이전 반대 투쟁과 등록금 동결까지. 부족하고 배워야 할 것이 많은 스스로를 자책할 시간조차 없었습니다. 모든 보도에 최선을 다 했습니다만 충분했는지는 의문입니다. 다만 단톡방 사건도, 경상대 이전도, 등록금 협상도 모두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톡방 내에서 언어 성희롱을 주도했던 최고참 선배는 그 방의 ‘수장’이었고, 경상대 이전을 구성원의 동의 없이 결정하려 했던 이도 학교의 ‘수장’이었으며, 등록금 협상에서 학교 측의 논리를 되풀이했던 것 역시 학생들의 ‘대표’였습니다.


지금 이 순간도 제 머리를 짓누르는 편집국장 직의 무게에 신음하며, 저는 그들이 자신들의 머리 위에 올린 왕관의 무게를 생각했는지 생각합니다. 제가 쓴 왕관이 상징하는 바는 <국민저널>이 지켜야 할, 그리고 지키고자 하는 ‘성역 없는 보도, 두려움을 두려워하지 않는 매체’라는 원칙을 어떤 일이 있어도 타협하지 말라는 점이겠지요. <국민저널>이 원칙을 잘 지키고 있는지는 저희 스스로와 독자 여러분들만이 알 수 있을 겁니다. 기사로 말하겠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질책 부탁 드립니다.



김혜미 편집국장 hyeme199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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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ial | 2014년 11월] 반가움 새로움

[Editorial] 반가운 새로움

 

<국민저널>의 기사 편집 원칙이라면 페이스북 상에서 논란이 됐던 '북악방송(BBS)' 기사에 대한 언급으로 갈음할 수 있겠습니다. ‘이런 기사로는 아무 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말을 해주신 분께, 한겨레신문 故 구본준 기자의 말을 옮기고자 합니다. “기자는 독자에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면 안 된다. 시원히 할 말 하는 것 같지만 결국 기자가 주관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것일 뿐. 의견이 다른 이들에게 혐오를 부르기 쉽다. 기자가 독자에게 전해야 할 궁극은 역시 ‘정보’라고 믿는다. 선택은 독자에게.”

 

기사는 정보를 끝까지 파악해 싣는 최소한의 객관을 지켜야 한다고 믿습니다. 물론, 어쩔 수 없이 정보에도 취사선택이 일어나게 됩니다. 모종의 관계에 의해 중립과 객관이라는 말은 쉽게 알리바이로 작용합니다. 어쩌면 모든 기사가 궁극적으로 중립이나 객관을 지킬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국민저널>은 국민대 구성원이라면 매체에 들어오거나 기고를 통해 누구라도 자신이 원하는 것은 내부의 토론을 거쳐 기사로 싣는 것으로 그 이해관계를 최소화했습니다. 이것이 제가 생각한 ‘지금까지의’ <국민저널> 기사 편집 원칙입니다.

 

관심 있게 지켜본 사람이라면 <국민저널>은 학내 방송국·신문사에서 해직돼 나온 기자들, 2012년 당시 학내 소식을 전하는 팟캐스트를 만들던 사람들이 모여 창간한 매체라는 걸 알겠지요. 하지만 햇수가 3년째 접어든 요즘은 오히려 창간에 대한 언급을 듣기 쉽지 않습니다. <국민저널>이 어떤 계기로 만들어졌는지 모르는 채, 소식을 전해주는 학생언론이라는 것 정도만 아는 사람이 많아진다는 뜻입니다. 저는 왜인지 이것이 퍽 달갑습니다.

 

편집국장 임기가 끝나 제가 매체를 떠나게 되면 <국민저널>을 창간했던 구성원은 이제 아무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취업을 하거나 군대에 가거나, 다른 선택을 하게 됐지요. 그리고 새로운 구성원이 들어왔습니다. 매체의 이미지는 시간이 지나면서 변해갑니다. 작년이 다르고 올해가 또 다르지요. 매체를 만드는 사람이 해마다 달라지니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내년도 <국민저널> 편집국은 김혜미 기자가 맡게 됐습니다. 김혜미 기자는 작년 가을에 들어와 매체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해주었습니다. 기사로도 만나보신 분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가까이에서 지켜본 김혜미 기자는 스스로의 생각보다 잠재력이 훨씬 더 큰 기자입니다. 구성원에 따라 모습이나 생각이 다양하게 변해갈, 앞으로의 <국민저널>에도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유지영 편집국장 alreadyblue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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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ial | 2014년 10월] 다르지만 우리

 

[Editorial] 다르지만 우리

 

국민저널을 창간하고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라면 역시 ‘국민저널은 다소 진보적인 색채를 띠고 있다’는 것이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국민저널을 거쳐 간 식구들은 실로 다양한 정치적 성향과 견해를 갖고 있었습니다. 새누리당부터 민주당, 노동당, 녹색당까지 지지하는 정당도 생각도 각자 다릅니다. 지금은 군대에 가있는 조해성 기자가 휴가차 정릉에 오면 한바탕 토론이 벌어집니다. ‘군대는 가는 게 좋다’는 의견과 ‘군대는 없어지는 게 낫다’, ‘어쨌든 가기 싫다’는 주장을 가진 이들이 매주 한 테이블에 앉아 편집 회의를 합니다. 그리고 치열한 토론을 거쳐 기사에 이를 담아냅니다.


다소 늦은 10월호에는 <국민저널>의 지향을 담았습니다. 다르다고 해서 함께 어울릴 수 없는 건 아닐 겁니다. 이번 호에 실린 외국인 유학생, 학교 안의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는 ‘아웃사이더(줄여서 ‘아싸’)’까지. 같은 캠퍼스에서 볼 수 있는 ‘조금 다른’ 이들을 취재했습니다. 또한 이들은 국민저널 구성원과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외국인 유학생 기사는 9월부터 국민저널에서 함께 일하게 된 노현선 기자가, 그리고 ‘아싸’ 기사는 ‘아싸’임을 자청하는 신동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노현선 기자 역시 ‘외국인 유학생’의 신분으로 있었던 미국에서의 교환학생 경험이 이 기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대개 본인이 쓰고 싶은 기사, 하고 싶은 말을 할 때에 가장 알맞은 온도의 기사가 나옵니다. 알맞은 온도의 기사를 부디 즐겨주시기를.


아울러, 이번 호에는 이전부터 조금씩 다뤘던 ‘국민대학교 종합정보시스템’을 집중 조명한 정진성 기자의 기사와 대학평가 거부 운동을 칼럼으로 담은 김동욱 기자의 기사, 오랜만에 돌아온 국민대학교 교내 공연 연재 칼럼 ‘더 스테이지’가 함께 수록돼있습니다.


마지막으로 10월부터 국민저널에서 함께 일하게 된 김동욱, 김도연, 노현선, 최종태 기자(가나다 순)에게 환영을, 이런저런 사정으로 인해 함께 하지 못하게 된 권용석, 하성미 기자에게는 격려와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국민저널이 앞으로도 ‘할 말 많은’ 여러 구성원과 함께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유지영 편집국장 alreadyblue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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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ial | 2014년 9월] “열심히 노력했다”는 불공정함

[Editorial] “열심히 노력했다”는 불공정함 


매체의 주 업무가 비판이다 보니, 아무래도 비판을 받은 당사자 혹은 관계자에게 항의를 자주 받게 됩니다. 숱한 항의 중에서도 공통적이고 보편적으로는 “우리 열심히 노력했는데, 왜 몰라주나.”가 있는데요. 열심히 노력했다, 아마 그다음에 당사자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말은 ‘그러니 비판을 자제해 달라.’일 것입니다. 아무래도 자주 오해하시는 듯합니다. <국민저널>은 열심의 유무가 아닌 잘하고 그렇지 못한 것을 바탕으로 기사를 써왔습니다. 설사 매체가 알지 못해 놓친 것이 있을지 모르겠으나, <국민저널>은 그간 이에 대한 입장을 한 번도 바꾼 바 없으며 비판범위가 닿는 교내 단체와 개인에게 이를 동등하게 적용했습니다. 


이번에 드러난 총학생회 말레이시아 외유성 국제 교류 프로그램 논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만약 시험을 망친 고등학생이 자신은 열심히 했다며 한 번만 봐달라고, 오디션을 치르던 후보가 탈락한 뒤에 열심히 했다며 붙여달라고 주장한다 생각해보죠. 지금까지 세상의 그 어떤 결과도 열심히 한 것만으로 좌우되지 않았습니다. 하물며 여러 사람을 책임져야할 위치에 있는 공인은 어떨까요. “열심히 노력했다”는 말로는 어떤 평가도 받을 수 없습니다. 노력 그 자체는 평가의 대상이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본인에게 내리는 열심히 노력했다는 평가는 주관적이고 개인적이기에 근본적으로 불공정합니다. 


돌아오는 9월 12일 <국민저널>도 2살이 됩니다. 그간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고작 막 2년을 넘어선 매체에 쏟아지는 과분한 관심에 마음이 무겁기도 하고 때로는 뿌듯함을 느낍니다. 작년처럼 조촐하게나마 지면으로라도 기념해야 도리겠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습니다. 다만 2년이 된 <국민저널> 또한 이 자리를 빌려 약속드립니다. 매체가 얼마나 열심히 노력했느냐와는 관계없이 매체가 잘못하고 있다면 따끔한 충고와 비판을, 좋은 보도에는 지금과 같은 관심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그간 활동비·취재비 한 푼 없이 <국민저널>을 함께 만들어온 식구들, 작은 매체에 선뜻 후원금을 내주신 수많은 분, 관심 있게 기사를 읽어주시는 독자님들 덕분에 <국민저널>이 2주년을 맞게 됐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보내주신 성원에 보답하고자 앞으로도 잘하겠습니다. 



유지영 편집국장 alreadyblue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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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ial | 2014년 5월] 지금 여기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편집국장의 말] 지금 여기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4월호 지면이 발행되고 한 달 동안 실로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국민저널>, 혹은 저 스스로도 이 거대한 사건사고 앞에서 어떤 말을 덧붙인들 충분치 않게 느껴졌습니다. 말은 더할수록 얄팍해져만 갔습니다. 말문을 닫고 침잠하고 있을 무렵, 인터뷰 요청을 받았습니다. 


<국민저널>은 관련자를 향해 질문을 던지는 게 본업인 매체지만, 종종 타인으로부터 매체에 대한 질문을 받기도 합니다. <국민저널> 소개, 매체가 걸어왔던 길, 매체의 지향점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묵직한 질문을 받다보면, 저절로 어떤 다짐을 하게 됩니다. 두려움과 무력 혹은 분노가 이는 상황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진도나 안산으로 향하지 못하는 매체인 <국민저널>은 어떤 사실과 생각을 독자들에게 전달해야 할까요. 


세월호 참사가 난 이후 <국민저널>은 세월호 사건에서의 한국 언론을 다룬 짧은 논평을 냈고, 의롭게 생을 살다 간 故 남윤철 동문의 분향소 안내 공지문을 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밖에 세월호와 관련된 별다른 속보나 기사 없이, 우리가 그간 취재해왔던 기사들을 온라인에 송고하는 것으로 대신했습니다. 어쩌면 그것이 우리가 거대한 사건 앞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며칠 뒤 학교는 때 아닌 홍역에 시달렸고, 갑자기 북악관 외벽 자재 일부가 땅으로 떨어져 산산조각나 사람이 다치는 등 크고 작은 일들이 잇달아 일어났습니다. 연달아 일어난 사건은 곧 기사가 되어 <국민저널> 페이스북 계정으로 보내졌고 독자들에게 전달됐습니다. 


<국민저널> 5월호는, 일련의 사건을 과연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마주해야 하는지 그 고민을 담았습니다. 교내 안전과 세월호, 그리고 대학이라는 공간에 대해서 말입니다. 


세월호 이후 누군가는 대대적인 국가 개조를 이야기한다지만, 당장 나를 둘러싼 사회가 그 개조나 변화의 출발점이 돼야 하지 않을까요. 지금껏 그래왔듯이, <국민저널>은 지금 우리가 발 딛고 선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누군가는 마땅히 해야 할 말을 치열하고 정확하게 전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잊지 않고 기억할 수 있도록 기록하겠습니다. 두 번 다시는 같은 잘못이 반복되지 않도록. 



유지영 편집국장 alreadyblue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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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ial | 2013년 12월] 이교위가 사필귀정(以校爲家 事必歸正)

[Editorial] 이교위가 사필귀정(以校爲家 事必歸正)



안녕들 하십니까. <국민저널> 편집국장 이승한입니다. 이 직함으로 독자 여러분께 인사를 드리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입니다. 사령에서도 밝힌 바 있지만, 편집국장으로서의 제 임기는 오늘 24시 부로 종료됩니다. 저의 뒤를 이어 <국민저널>의 선장이 될 이는 유지영 교열부장으로, 이미 지난 몇 개월간 공석이었던 취재부장을 겸임하며 매체를 실질적으로 이끌어 온 바 있습니다. 유지영 신임 편집국장이 이끄는 2014년의 <국민저널>에도 많은 성원을 보내주시길 바랍니다.

 

2013년의 <국민저널>, 어떻게 보셨습니까. 올해 저희는 우연이 만든 서가로 한 달에 한 권 성곡도서관 보유 장서를 소개하고, ‘매치 오브 더 위크로 북악리그 선수들의 활약을 소개하며, ‘최통장의 정릉 라이프’, ‘내가 해봐서 아는데등의 기사로 여러분들과 공감할 수 있는 기사를 선보이려 노력했습니다. 때론 적은 인원으로 반드시 공론의 장에 부쳐져야 할 이슈들에 집중하느라 궂은 소식들만 많이 전했다는 아쉬움도 작지 않습니다만, 그것 또한 군소언론의 숙명이라 생각하며 씁쓸한 심정으로 아쉬움을 묻었습니다.

 

저희의 목표는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습니다. 그 누구도 정보를 독점한 채 쉬쉬하며 의사결정을 내리지 않고, 그 누구도 정보로부터 소외되지 않으며, 그 누구도 발언권을 묵살당한 채 그냥 넘어가지 않도록 하는 것. 저마다의 의견을 가진 학내 구성원들이 학교의 대소사에 대해 모두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고, 성숙한 토론을 통해서 민주적으로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소통의 장을 여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매끄럽지 않은 순간도 있었고, 불편한 진실을 마주해야 했던 순간들도 있었습니다. 각자의 이해관계를 가진 이들이 충돌하는 순간마다 취재현장을 뛰며 그 광경을 기록해야 하는 기자들의 고뇌는 깊어져만 갔고, 그들이 취재해 온 기사로 최종 판단을 내려야 하는 편집국장의 자리는 늘 가시방석이었습니다. 고백건대 이 자리를 맡은 지난 2월부터 지금까지 단 하루도 편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어본 적이 없었습니다만, 과연 목표했던 것을 얼마나 이루고 자리에서 내려오는지는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2014년의 국민대학교 학생사회는 올해보다 더 큰 도전에 직면할 것입니다. 성곡도서관의 증축과 디자인 도서관의 이동으로 인한 유휴공간을 어떻게 학생자치공간으로 활용할 것인가의 문제, 유료 셔틀버스 증편에서 노선은 어떻게 결정할 것이며 학생복지와 안정적인 운영예산 사이에서 적절한 가격은 어떻게 정해야 하는가의 문제, 점점 늘어만 가는 정원 수에 비해 여전히 부족한 기숙사 문제,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취업과 효율성만을 강조하며 대학을 취업사관학교로 만들려는 시대의 흐름에 맞서 순수학문의 영역을 어떻게 지키느냐의 문제가 숨 쉴 틈 없이 국민대학교 학생사회에 몰아칠 것입니다.

 

<국민저널> 2014년에도 그 모든 현장에 있는 힘껏 달려가, 최전선에서 소식을 전할 것입니다. 국민대학교 학우 여러분께 감히 부탁드립니다. <국민저널>이 전하는 소식으로 치열하게 토론해주십시오. 나의 주장을 소리 내 말하되, 상대의 말에도 귀 기울여 주십시오. 각자의 주장이 공정하고 치열하게 격돌해 그 과정에서 변증법적인 해법을 찾는 과정의 일부가 되어주십시오. 소식을 전하는 것은 저희의 몫이지만, 학생사회를 변화시키고 그를 통해 자정능력과 감시의 능력을 키우며, 결과적으로 학교의 건강함을 지켜내는 것은 여러분 한 분 한 분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국민저널>에 들어와 처음으로 적었던 에디토리얼에서, 저는 저희의 무모한 도전이 훗날 위대한 바보들로 기록되기를 바라며 길을 나선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그 무렵 저의 친구는 지금 그렇게 너의 시간과 노력을 희생해봐야, 역사는 너를 기록하기는커녕 기억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충고했습니다. 저마다 제 살기 바쁜 세상에서, 군소 대학매체의 기자들이 써내려가는 기사들이 자기만족 이상의 의미를 지닐 수 없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글쎄요. 그 친구가 맞았는지 제가 맞았는지 지금으로선 알 수 없습니다. 다만 희망할 따름입니다. 저희의 몸부림이 조금이나마 학생사회 내부에서 서로 소통해야 한다는 의지를 키웠기를, 그 겨자씨만 한 변화가 훗날 더 큰 의미 있는 변화로 성장할 수 있기를 말입니다.

 

아쉬움을 남긴채 편집국장의 자리에서 내려오는 지금, 다시 창학의 아버지 해공 신익희 선생을 생각합니다. 선생께서는 평소 일은 결국에는 올바른 데로 돌아가는 것이다. 최후의 승리는 정의에 있다.”고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이러한 새 희망을 전망하며 힘을 쌓으라는 해공 선생의 말씀은 우리의 교훈 '이교위가 사필귀정(以校爲家 事必歸正)'이 되었습니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어두운 밤이 지나면 해가 떠오르듯, 일은 결국에는 올바른 데로 돌아갑니다. 편집국장이 아니라 그 어떤 자리에서라도<국민저널>과 함께 올바른 데를 향해 걸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국민저널> 2대 편집국장 이승한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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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ial | 2013년 11월] 당신이 아니라면 그 어느 누가

[Editorial] 당신이 아니라면 그 어느 누가

 

 

 

우리학교에 등록한 국민대학교 학생들은 1만 6천여 명입니다. 전원이 투표에 참여하면 제법 어마어마한 숫자가 나오지요. 그러나 지난 몇 년 간 총학생회 선거 투표율은 기껏해야 50% 대를 오가는 정도에 그쳐 왔습니다. 많이 낮은 수치는 아닌 것 같다고요? 예, 총선이나 지방선거 수준에 비하면 그렇게까지 낮은 수치까지는 아니라고 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다시 생각해 봅시다. 지난 몇 년 간 투표율은 크게 솟구치지도, 크게 떨어지지도 않은 채 계속 그 자리에 머물러 있습니다. 유권자들에게 미래의 비전을 펼쳐 보여 선택을 받아야 하는 치열한 싸움인 총학생회 선거는, 지난 몇 년 간 ‘누구든 3000여 표만 먼저 먹으면 이기는 싸움’이 되어 버렸습니다. 최소 3개 이상의 선본이 격돌해 치르는 선거전에서는, 3000여 표 정도만 먼저 확보하면 승리할 수 있었으니 말입니다.


상황이 이러니 선거는 지리멸렬해 집니다. 기껏 치열한 선거전을 치르고 당선이 되어도 ‘조직 선거’를 의심 받아 출발부터 정통성을 폄하 당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선거에서 지고 나고도 자신의 부족함을 돌이켜 보는 것이 아니라 ‘조직이 없어서 졌다’는 패인을 마법의 주문처럼 중얼거리는 이들도 생기곤 합니다. 선거철마다 학교를 위한 어떤 비전을 선보일 것인가를 토론하는 게 아니라, 각 단과대 머릿수가 몇인지부터 셈하는 목소리들이 높아집니다.


그간의 선거가 조직 선거였느냐 아니냐를 놓고 흉흉한 가설이나 이야기하고자 하는 게 아닙니다. 우리학교의 정원 수는 꾸준히 증가해 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런 지리멸렬한 이야기가 나오고, 미래에 대한 비전이 아니라 단과대 머릿수를 먼저 이야기하고, 기껏 뽑아놓은 총학이 제대로 출발하기도 전에 뒤에서 수근 대는 이 일을 얼마나 더 계속 해야 하느냐는 말입니다. 1만 6천여 명이 함께 살아가고 있는 국민대학교라는 공동체는, 그러기에는 너무도 소중합니다.


함께 꿈꿔봅시다. 이번 선거에 임하는 유권자들이 모두 진지하게 국민대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각 선본의 공약과 방향을 진지하게 검토해보고, 곁에 있는 학우들과 함께 누가 과연 적임자인지 치열하게 토론하고, 투표가 진행이 되는 19일, 20일 양일 만큼은 아무리 바쁘더라도 시간을 쪼개어 투표소 앞에 줄을 서서 자신의 소중한 권리를 행사하는 꿈을. 그러기 위해서는 투표율을 높여야 합니다. 예측하기 좋아하는 호사가들과, 스스로 전략가라 자처하는 이들의 3000표 싸움을 보기 좋게 부숴야 합니다. 이번 선거에서 누가 이기든, 우리는 그보다는 더 많은 표를 얻은 총학생회를 가질 자격이 있습니다.


투표가 시작되는 화요일부터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다고 합니다. 날은 춥고 날은 더 어두워지겠지만, 그렇다고 복도에서 줄을 서서 한 표를 행사하는 기회를 포기하지 말아주십시오. 한 표라고 가볍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당신이 아니면 그 어느 누가, 북악의 미래를 만들 수 있단 말입니까.

 

 

이승한 편집국장 tintin@iamtint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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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ial | 2013년 9월] 다시, 출발점에 돌아 와 서서

[편집국장의 말] 다시, 출발점에 돌아 와 서서

 

2013년 9월호 에디토리얼(Editorial)

 

 

 

밖에서 일을 하다가 만난 사람들은 종종 묻습니다. 할 일이 없는 사람도 아닌데, 왜 후배들이 하는 일까지 돕는다고 제 시간을 허비하냐고 말입니다. 그냥 웃으면서 "팔자가 사나운 모양이네요."라고 답하곤 하지만, 사실 이유가 아주 없는 건 아닙니다.

 

딱 작년 이맘때였습니다. 국민대학교가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에 선정된 것은, 2004년에 학교에 입학한 이래, 그렇게 분노한 학생들이 많이 본 건 그것이 처음이었습니다. 대책을 요구하던 학생들이 본부관을 점거했고, 그 틈바구니 속을 카메라와 수첩을 꼭 쥔 학생들이 바쁘게 해집고 다녔습니다.

 

저 친구들 뭐지? 궁금해 하던 제게 누군가 귀띔해 주더군요. 학교가 껄끄러워 하는 주제의 기사들을 쓰다가 해직 혹은 권고 사직 당한 기자들이 나와서 만든 학생자치언론기자들이라고요. 순간 부끄러웠습니다. "내가 한참 새내기였을 때 조금 더 앞장서서 좋은 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더라면, 지금의 후배들은 한결 다른 환경의 국민대학교에 다닐 수 있지 않았을까."

 

그렇게 시작한 <국민저널>이 벌써 창간 1주년을 맞이했습니다. 결코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우리에게는 일도 많고 탈도 많았던 험난한 시간들이었습니다. 그 동안 국민대는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을 탈출했고, 쑥스럽지만 <국민저널>은 대학교 학생자치언론계에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습니다. 창간과 운영의 노하우를 물어보는 다른 학교 학생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그만큼 대학언론의 자유가 메마른 시기인가 하는 위기감도 돌고, 우리를 보고 길을 나서는 이들도 있단 생각에 책임감도 더 강해집니다.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 탈출이 1년 간 <국민저널>이 걸어온 작은 원의 끝이라면, 타 학교 자치신문 창간에 대한 저희의 기대와 지지는 앞으로 우리가 그려갈 큰 원의 시작일 겁니다. 언제나처럼, 바보 같이 우직하게 걷겠습니다. 1년을 지나 다시 출발점에서 인사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추신: 지난 1년간 헌신적인 자세로 <국민저널>의 토대를 닦은 박동우 취재부장이, 갑작스런 건강문제로 인해 9월 1일부로 사직했습니다. 보내는 마음 아쉽지만, 그의 노력과 헌신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다는 인사로 그를 보냅니다. 아울러 앞서 개인사정으로 사직한 구본철, 박영민 기자에게도 앞으로 가는 길 행운을 빕니다.

 

 

 

이승한 편집국장 tintin@iamtint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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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ial | 2013년 3월] 승리의 역설

[편집국장의 말]승리의 역설
2013년 3월호 에디토리얼(Editorial)

 

조판작업을 하면서 <국민저널> 구성원들은 혀를 내둘렀습니다. 원래는 기사의 경중을 잘 배분해 쉽게 읽히는 지면을 꾸리는 게 목표였습니다. 하지만 등록금 이슈를 바라보는 학생사회 구성원들간의 각기 다른 입장을 취재하다보니, 이번에도 글만 빽빽한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송구합니다.

 

등록금 고지서 발송 동의와, 입학식 기습 시위를 두고 말들은 치열하게 충돌했습니다. 총학생회, 부실대 대책위원회, 등심위 TFT 위원의 견해를 한 자리에 모아 정리하다 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중 등록금 추가 인하를 원하지 않는 이 하나도 없고, 학생들의 폭넓은 연대와 의견 수렴이 필요하단 걸 모르는 이도 없는데, 이들은 왜 같은 걸 바라면서도 함께 하지 못하는 걸까.

 

기성 언론에서 자주 쓰는 말 중 ‘정치력’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여야가 극한 대립 중일 때 주로 등장하는 표현입니다. 서로가 양보해 갈등을 멈추고 결론을 낼 것을 촉구할 때, 우린 흔히 ‘정치력을 발휘하라’고들 하지요. 살다보면 어떤 판에선 가끔 조금씩 지는 게 역설적으로 더 큰 승리를 담보하기도 합니다.

 

어쩌면 지금 필요한 것은 ‘정치력’을 발휘해, 먼저 손을 내미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가 먼저 손을 내미느냐에 따라 누군가는 ‘비타협적이고 독선적인 단체’라는 이미지를 벗을 수도 있고, 또 누군가는 ‘대의를 위해 정치적 입장이 다른 사람들까지 모두 포용한 리더’란 평가를 받을 수도 있겠지요. 물론 쉬운 일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세상 그 어떤 정치적 승리가 쉽게만 쟁취되었겠습니까? 


이승한 편집국장 tintin@iamtint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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