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호]922억 원어치 수익용 재산, 알고 보니 ‘먹을 것 없는 상차림’

국민저널 기사 2012.12.10 23:52

922억 원어치 수익용 재산, 알고 보니 ‘먹을 것 없는 상차림’

우리학교 수익용 재산 현황 국회서 대학언론 최초 단독 입수

 

 

우리학교의 수익용 기본재산이 지난해 922억 원을 기록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 재산을 이용해 벌어들인 수익은 52억 원, 이 가운데 법인인 국민학원이 학교에 지원한 자금은 48억 원에 불과했다. 덩치에 비해 그 역할은 신통치 못한 것이다.

 

 

수익용 기본재산은 ‘사립대 학교법인의 대학 운영비 충당을 목적으로 하는 재산’이다. 보통 토지, 건물, 유가증권, 신탁예금 등이 속한다. <국민저널>은 최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로부터 ‘최근 4년(2008년~2011년)간 수익용 기본재산 현황’ 통계 자료를 넘겨받아 우리학교의 실태를 알아봤다.

 

 

대통령령으로 공포된 현행 대학설립․운영 규정에 따르면, 학교법인은 등록금, 기부금, 정부 지원금 등 연간 학교회계 운영 수익 총액과 같은 수익용 기본재산을 확보하되, 최소 100억 원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 통계 수치를 살펴보면, 우리 학교법인은 줄곧 100억 원 이상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 실제로 국민학원의 수익용 기본재산은 ▲2008년 902억9천484만 원 ▲2009년 877억658만 원 ▲2010년 916억2천433만 원 ▲2011년 922억6천738만 원으로, 900억 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대치동․울산․구리․창원 부동산, 본교 캠퍼스 면적 맞먹어

학교법인 “올해 법정전입금 40억 내겠다”…사학연금법 개정 탓?

<국민학원>

 

 

그러나 수익용 기본재산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50억 원 안팎으로 극히 저조한 수치를 드러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수익률은 5.7%로, 법적 기준 3.5% 이상을 간신히 넘는다.

 

 

이 때문에 법인이 가진 재산이 ‘학교 운영에 제대로 기여하는지’ 그 유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비판은 국민학원이 보유한 수익용 기본재산의 대부분이 수익성이 낮은 토지, 건물 등 부동산에 집중돼 있는 까닭에서 비롯된다.

 

 

보유 재산, 부동산이 대부분

‘계륵’ 지방 땅, 수익 제로

팔자니 “헐값 두려워”, 안 팔자니 “언제쯤 개발되나 두리번”

 

 

지난해 국민학원이 가진 토지와 건물은 906억8천345만 원으로 보유한 수익용 기본재산의 98.3%를 차지했다. 재산이 ‘거의’ 부동산인 셈이다.

 

 

현재 국민학원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부동산 5곳, 총 6천85㎡의 부지를 보유 중이다. 국민학원은 이곳에 사업본부, 제1빌딩, 제2빌딩, 빌딩별관 등 건물 네 채를 지었다. 매년 창출되는 모든 수입원이 건물 각 층의 매장과 사무실 임대를 통해 마련된다.

 

 

 

 

그밖에도 전국 각지에 흩어진 부동산은 9곳에 달한다. 울산, 구리, 창원에 자리잡은 이들 부동산 토지의 면적은 20만5천412㎡로, 우리학교 캠퍼스(약 22만 ㎡)와 맞먹는 크기다. 문제는 이 많은 부동산들이 도심 외곽에 떨어진 숲이나 들판, 또는 밭에 위치하기 때문에 수익을 전혀 못 내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법인사무국의 한 고위 관계자는 “지방 토지를 당장 헐값에 팔아넘길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차라리 주변이 개발돼서 땅값이 오르면 비싸게 보상받기를 원한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

정치권 “쓸모없는 토지 정리해라” 거듭 압박

국민학원 “담보 또는 무상 기증받아…우리는 특수한 상황에 놓여 있어”

 

 

수익용 기본재산의 기형적인 구조를 놓고 몇 년 전부터 정치권에선 관련 보완책 마련을 촉구하면서 대학 당국에 꾸준히 압박을 가하고 있다. 지난해 한나라당(지금의 새누리당) 박보환 의원이 “정부가 수익용 기본재산 중 수익이 없거나 저조한 토지를 처분해 비교적 수익성이 높은 현금성 자산으로 전환해 관리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한데 이어 올해 9월 진보정의당 정진후 의원 역시 “대학이 불필요하게 과다 보유한 토지를 정리해 사학법인의 무분별한 자산 축적을 막아야 한다”고 역설한 바 있다.

 

 

그러나 우리학교는 부동산 처분에 다소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울산과 창원의 땅은 담보 형태로 제공받았고, 구리에 위치한 땅은 무상으로 기증받았기 때문에 보통의 사립대 법인과는 다른 여건에 놓여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48억 원 학교 회계 투입

그러나 전입금 총액 23억 원 ‘서로 달라’

“이유는 고유사업목적준비금”…그 와중에 학교본부 책임은 ↑

 

 

한편 대학설립․운영 규정 8조 1항에 따르면, 수익의 80% 이상을 대학 운영 경비 명목으로 학교 회계에 투입해야 한다. 우리학교는 2008년과 2009년 전액을 학교 회계에 넣었고, 2010년에는 수익의 87.5%를 투입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수익의 92.1%에 해당하는 48억2천8만 원을 학교 회계에 쏟아 부었다.

 

 

하지만 결산 내역에서 금세 의문점을 발견하게 된다. 지난해 우리학교의 교비회계 자금계산서를 살펴보면, 국민학원이 학교에 지급한 전입금은 약 23억 원. 이를 구성하는 전입금 항목은 ‘경상비전입금’과 ‘법정부담금’, 두 가지다. 모두 학교법인이 학교에 주는 돈인데, 앞서 밝힌 수익액 가운데 학교 회계로 들어간 48억 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설령 전입금을 수익액으로 썼다 할지라도 남은 25억 원의 행방은 알 길이 없는 실정이다.

 

 

특히나 법정부담금이 고스란히 들어가는 교원법정부담금(27억8천만 원)과 직원법정부담금(13억8천만 원)을 합친 금액인 41억 원에 비해 법정부담금은 고작 8억 원밖에 쓰이지 않았다. 이는 법인의 책임으로 명확히 전가돼야 할 부분이 학교 본부의 책임으로 돌아가는 바람에 학생들의 등록금이 낭비되고 있음을 반증하는 대목이다.

 

 

이처럼 수익액이 학교 회계에서 제대로 쓰이지 않는 실태에 대해 법인사무국 고위 관계자는 “수익이 나면 재무제표상 ‘고유사업목적준비금’으로 처리한 뒤 최대 5년 동안 유보를 하면서 학교에 (전입금으로) 넘기고 있다”며 “법인 입장에서도 인건비, 관리운영비 등 여러 가지 항목에 지출한 뒤에야 비로소 학교로 넘기기 때문에 통계상 정확하게 일치되기란 기대하기 힘들다”고 해명했다.

 

 

고유사업목적준비금은 학교법인이 향후 수익 사업의 운영비용으로 지출하고자 예비 용도로 마련하는 재무제표상 자금이다. 수익 사업을 계속 벌일 수 있도록 ‘방어용 실탄’을 쌓아두는 것이다. 참고로 지난해 수익사업회계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고유사업목적준비금은 약 42억 원이다.

 

 

국민학원 “금년 법정전입금 40억 이상 납부”

사학연금은 전액 법인 부담…법 개정 따른 처사?

 

 

이와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국민학원은 올해 40억 원 이상의 법정전입금을 내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지난 1월 사학연금법이 개정되면서 기존 관행에 따라 교비회계로 부담할 경우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의 사전 승인을 받게 됐다. 절차가 상당히 까다로워지자 국민학원은 “올해 청구될 것으로 예상되는 사학연금 부담금액 29억 원은 반드시 법인이 전액 부담하겠다”는 내부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교직원부담금 가운데 나머지인 국민연금, 의료보험, 고용보험에 대한 부담금액은 여전히 학교가 짐으로 떠안을 지도 모른다. 전입금 문제는 그래서 언제나 꺼지지 않는 ‘시한폭탄’이다.

 

 

※경상비전입금 : 학교법인으로부터 인건비, 관리운영비 등의 경상비용 명목으로 받는 전입금.
※법정부담금 : 교직원에 대한 4대보험(국민연금․사학연금․의료보험․고용보험) 부담금을 학교법인이 의무적으로 부담해 학교로 지출하는 자금.

 

박동우 기자 pdwpd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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