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月]청춘 선본의 “원칙을 세우는 겠다”라는 말의 무게

국민저널 기사 2017.11.22 03:39

119일 합동공청회에서 청춘 선본은 자신있게 3자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건의 내용을 보고 (생략) 내용과 원칙을 세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첨언했다. 청춘 선본이 제3자 입장이며 큐비닛과 여론 간의 갈등이 발생할 시, 이에 대해 청춘 선본은 어떤 생각을 가지는 지 본지의 물음에 대한 답변이었다.

 

시간이 갈수록 총학이 해야하는 일의 양상이 복잡해지고 확대되고 있다. 근래까지 총학은 학생의 권리를 보장하는데 주로 집중했다. 그들이 협상해야할 대상은 보통 학교로 한정됐다. 등록금심의위원회, 대학평의원회 등 학교 행정의 회의 논의하기도 하며 학교와의 학사 분규 발생 시 정보를 모으고 여론을 형성하고 어떻게 협상을 시작할지 고민했다. 고민의 시작점은 어떻게 전략을 짜야하며 실행할지부터였다.

 

페미니즘과 성소수자 담론

새로운 변화

 

양상의 변화는 성소수자와 페미니즘 담론에서 비롯된다. 근 몇 년 간 학내엔 이와 같은 단체가 생겨났고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학내 의제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이런 흐름에 맞춰 2015년 총학생회 학칙 개정 시 성평등국이 부서로 지정됐다. 성평등국은 여성, 성소수자 등의 권리와 젠더문제를 다루기 위한 부서다. 따라서 총학도 이런 담론들을 보장하는 기구 중 하나가 됐다. 그러면서 이 담론들은 학우들의 일상적인 행동과 말에 금을 냈다. 큐비닛과 느릿느릿은 수업 중의 교수의 혐오발언을 수집했다. 그리고 자신들의 존재를 드러낸다. 담론은 일상적으로 쌓인 혐오를 대상으로 활동하기에 필연적으로 학우와 부딪힌다.

 

이제 고민은 어떻게 원칙을 세우는지부터 시작한다. 무엇이 옳고 그른가의 원칙 그리고 무엇이 더 중요한 가치인가의 원칙. 성소수자나 페미니즘 단체와 학내 여론 간의 충돌은 어떻게 다뤄야할까? 교수의 혐오발언은 총학이 어떻게 대처해야할까? 그리고 그 어느 범위까지가 총학이 관여해야 하는가? 이제 총학의 가장 어려운 일은 사안에 대해 원칙을 바로 세우고 지키는 일이 됐다.

공감 총학생회는 고려보건대 구매를 반대했었다. 초기에 그들은 등록금 인상 가능성과 재정여건 악화라는 근거 하에 보건대 구매 반대를 원칙으로 세웠다. 하지만 여론은 찬성했다. 여론은 공감 총학생회가 취한 전략을 하나하나 반박했다. 이후 공감 총학은 더 이상 구매 반대를 주장하지 않는다. 사실상 여론에 떠밀려 그들의 원칙을 수정했다. 하물며 물러날 지점이 없는 인권에선 청춘 선본은 원칙을 세우고 지킬 수 있을까?

 

때론 총학은 원칙을 세우지 않기도 했다. 전국교수연합의 동성애동성혼 합법화 절대 반대 성명서에선 총학은 무대응했다. 젠더이슈를 관리하는 성평등국 부서는 이슈에 무대응했다. 이 같은 일은 올해 가을 축제의 비와이 논란도 있었다. 비와이의 성소수자 혐오 가사에 대해 국대전에선 논란이 있었지만 총학에선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축제는 그대로 진행됐다.

 

청춘의 원칙을 바로 세우겠다는 말은

과연 지켜질까?

 

청춘 선본은 원칙을 바로 세우겠다고 자신있게 얘기했지만 그 무게는 가늠하지 못한 것 같다. 공청회 이후 진행된 청춘 선본과 큐비닛 간의 질의응답에서 이를 엿볼 수 있다.

 

큐비닛은 성소수자 담론을 주제로 선거기간에 청춘 선본에게 질의했다. 평소 큐비닛이 수집한 학내 혐오발언을 근거로 큐비닛은 성소수자에 대한 청춘 선본의 입장, 인권을 보장할 의지, 갈등 시 총학의 역할을 질의했다. 하지만 합동공청회가 끝나고 발송된 청춘 선본의 답변서는 합동공청회에서 청춘 선본의 발언에 의구심이 들기엔 충분했다.

 

청춘 선본은 답변서에서 인권보장에 있어 적용되야할 가치들을 준수하고 이행하기 위해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어 “15천 학우들을 대표하는 기구이자 실제 각 산하 자치기구와 함께 정책을 논의하고 집행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됩니다.”라며 아직 선거유세기간이 끝나지 않은 시점에서 큐비닛동아리에서 제시해주신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명확하게 답변 드리기에 어려움이 있음이라고 답했다.

 

청춘 선본은 지금부터라도 원칙을 바로 세우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3자는 없다고, 원칙을 세우겠다는 의지는 선언하는 것이 아닌 증명해야하는 일이다. 아쉽게도 큐비닛과의 답변서에선 그 의지는 증명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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