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月] 1. 혼란 속 컴퓨터 프로그래밍 수업, 무엇이 문제인가

국민저널 기사 2015.05.26 10:00

[5月] 1. 혼란 속 컴퓨터 프로그래밍 수업, 무엇이 문제인가

 

최종 수정 :15.05.26 오후 10시 40분

 

2014년 7월, 미래창조과학부는 “초ㆍ중ㆍ고교생을 대상으로 2018년도까지 소프트웨어교육을 의무화 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해 9월, 국민대 전자정보통신대학 컴퓨터공학부는 ‘소프트웨어 특성화대학 지원 사업’에 선정됐다. 국민대는 소프트웨어 코딩 교육(현 명칭 컴퓨터 프로그래밍, 이하 컴프)을 전 학과 1학년 교양 필수과목으로 지정했고, 올해 입학한 15학번 인문, 사회, 예술 등 비이공계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처음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 수업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A(경영15)학생은 “소프트웨어 쪽을 알고 있으면 졸업 후에도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고 주장했고 “ B(국문15)학생은 ”미래 원하는 직업과의 연관성을 고려하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시간표에 넣어 이 부분을 필요로 하지 않는 학생마저 원치 않게 듣게 됐다“라는 양 극단의 의견이 있었다.

 

수업의 중반부에 온 지금,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대한 학교와 학생들의 의견을 <국민저널>이 짚어봤다.

 

 

▲ 1학기 수업 강의 일정표
 국민대 컴퓨터 프로그래밍 강좌를 위한 정보 제공 홈페이지


컴퓨터 프로그래밍 수업을 주관, 기획한 교수 중 한 명인 컴퓨터공학부 이민석 교수는 지난 13일 국민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전공이 무엇이든지간에 컴퓨터를 써서 많은 것을 하게 되며, 하고 있는 일이 더 높은 가치를 가지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며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공감대가 외부에서 계속 만들어지고 있었고, 작년부터 우리학교가 소프트웨어 특성화 대학으로 선정됐는데, 이 과정에서 모든 전공에 소프트웨어를 도입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컴퓨터 프로그래밍 수업의 필수 교양 지정 이유를 밝혔다.

 

수업방식 “능동적으로 강의를 따라갈 수 있다”vs“효율성이 떨어진다”

 

▲ 학생들이 콘서트홀에 모여 강의를 듣고 있다. 

 

컴프 수업을 수강하는 학생들은 온ㆍ오프라인 강의를 통해 수업을 받고 있다. 학생들은 매주 학교에서 제공하는 홈페이지에서 인터넷 강의를 시청해야 하는데, 동영상 전체 분량을 모두 시청해야만 해당 주차 출석으로 인정된다. 시청한 동영상을 바탕으로 매주 실습실에서 실습을 하고, 그 결과를 조교에게 제출 한다. 이 수업 과정 외에도, 정해진 주에 다양한 과가 모여 콘서트홀과 공학관 228호 대형 강의실에서 오프라인 강의를 듣는다.

 

이 수업 방식에 대해 학생들은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놨다. A(경영15)학생은 “온라인 강의를 듣고 와야 실습시간에 제대로 과제제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강의를 따라오도록 한다는 점에서 좋은 수업방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C(건축15)학생은 “컴퓨터를 잘 못하는 사람은 인강을 보고 따라하는 것이 오히려 더 힘들다. 이 경우 일일이 가르침이 필요한데 인강을 통해서는 불가능하다. 차라리 조교를 더 배정해 수업시간에 일일이 가르쳐 줬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D(정외15)학생은 온·오프라인 강의 모두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오프라인의 경우 넓은 강의실에 한 학부의 학생전체가 콘서트홀로 입실해서 듣기 때문에 집중력이 저하되고 강의 몰입도가 떨어져서 시간을 잡아먹는다는 느낌만 강하게 든다. 온라인강의의 경우는 성적반영이 적고 감시의 눈이 없는지라 강의를 듣는데 의무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E(경영15)은 “집중해서 들을 수 있는 수업 같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컴퓨터를 학생들도 직접 사용해가면서 수업을 한다면 참여도가 높아질 것 같은데, 기능 수업을 화면으로만 보고 있자니 다른 세상 이야기 같다는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자격증 미취득 시 C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다른 항목 성적 좋아도 좋은 학점 취득 못해

 

▲ 컴퓨터 프로그래밍 수업 평가 방식
국민대학교 컴퓨터 프로그래밍 강좌를 위한 정보 제공 홈페이지

 

MOS 자격증을 취득하지 못한 경우 최종 성적은 C+를 넘지 못한다. ‘자격증’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다른 항목의 성적이 아무리 좋아도 높은 학점을 취득하기 힘들다는 거다. C(건축 15)학생은 "결과적으로 시험에 붙지 못하면 최대 C+를 받는데, 이 수업이 심지어 3학점이기 때문에 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D(정외15)학생은 “모스(MOS)자격증을 필요로 하지 않는 학생마저 강압적으로 학점을 위해 자격증에 얽매이고 있다. 나 또한 그런 학생인 점에서 안타깝다”며 평가방식에 대한 의문을 제시했다.

 

“들어야 하는 수업이라면, 차라리 3~4학년 때 듣고 싶다”

 

1학년 때 들어야 하는 이 수업 시기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학생도 있었다. B(국문 15)학생은 “3~4학년, 차라리 2학년 때였다면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을 텐데, 어떻게 학교가 돌아가는지도 모르고 이제 막 학교에 적응하고 있는 1학년 때 이걸 배우라고 하니 수업시간에 딴 짓을 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C(건축15)학생은 “사실 아직 1학년이라 전공과목에 대해서도 잘 모르기 때문에 이 수업의 필요성을 못 느끼고, 지금 배운 것을 나중에 가서 잊어버릴 것 같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컴프’는 사회의 흐름에 따른 결과인가
그 ‘결과’는 누가 만들어 냈나
혼란을 겪는 학교와 학생들

 

‘이공계 학생은 문과 학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직이 잘 된다’는 말이 취업 시장을 떠돈다. 채용시장에서는 '탈 스펙'을 강조한 기업들이 ‘인문학’과 ‘소프트웨어’를 모두 다룰 줄 '스티브 잡스형 인재'를 말하며 창의적인 인재를 뽑겠다고 한다.

 

이런 흐름들 때문일까. 문과생들이 점점 더 이공계 복수전공을 선택하고 있다. 성균관대는 문과 출신의 이공계 복수 전공자가 2012년 5명에서 2014년에는 57명으로 늘었다. 한양대와 이화여대도 2015년 각각 11명, 4명이 문과 계열이면서 이공계를 복수전공으로 택했다.

 

컴퓨터 프로그래밍 수업은 이런 사회의 흐름에 알맞은 수업을 제공 했다고 볼 수도 있다. A(경영15)학생은 “경영학과에 입학해서 따로 소프트웨어를 독학하려고 했었는데, 학교 안에 이런 강의가 있어서 놀랐고, 전공만 듣고 졸업해서는 사회에서 경쟁력이 부족한데, 소프트웨어에 대한 지식이 있다면 졸업 후에도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초 수준 정도지만 이 수업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밝혔다.

 

이민석 교수는 이 수업에 대해 “학생들이 수업을 통해 소프트웨어적인 고민을 하고, 또 하도록 느끼게 하는 것이 이 수업”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소프트웨어적인 고민을 말하기 보다는 수업 방식, MOS 자격증 취득 등 수업 자체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학교와 학생은 소용돌이 속에 있는 듯 보인다.

 

취재, 글ㅣ이수빈 기자 xhqqkq1233@gmail.com
편집ㅣ김혜미 기자 hyeme199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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