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月] 우리가 세월호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

국민저널 기사 2015.04.16 09:57

[4月] 우리가 세월호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

 

봄이 만연한 4월이다. 봄비가 촉촉하게 땅을 적시는 가운데 꽃도 흐드러지게 폈다. 한 해가 비로서야 시작되는 느낌을 준다. 그러나 모두에게 이 봄이 달갑지만은 않을 것이다. 어떤 이들에게 올해의 봄이란 만물이 개화하는 시기가 아니라 작년 4월에 일어났던 아픈 기억을 더욱 후벼 파는 계절이기도 하다. 어느덧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도 1년이 됐다.

 

참사가 일어난 후 많은 일들이 있었다. 해경이 해체됐고 세월호 특별법이 난항 중이다. 사회전체가 추모와 애도를 표했다. 그리고 유가족들이 거리로 나왔다.

 

1년이라는 시간의 흐름 탓인지 세월호는 누구에게는 이미 끝난 것으로, 누구에게는 여전히 진행 중인 것으로 나뉜다. 똑같은 일상이라고는 하지만 새로운 일은 매일 일어난다. 그 속에서 ‘잊을 수 없는 일’을 계속 곱씹지 않으면 언젠가는 망각된다. 우리가 이 참사를 계속 되새겨야 하는 이유다.

 

우리는 왜 세월호를 기억해야 할까? 세월호는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로 인해 내 이웃들이 희생당한 사건이기 때문이다. 특별한 상황의 일이고 나와는 무관한 것이 아니라, 나도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향신문

 

세월호 참사가 가지는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 이전에도 성수대교 붕괴, 삼풍백화점 붕괴, 대구지하철 참사 등 여러 대형 사건들이 발생했다. 그때마다 사회는 애도를 표하며 재발방지와 개선을 외쳤다. 그러나 2014년 4월 16일을 기점으로 우리는 그때의 외침에서 실상 나아간 것이 없다는 점이 확인됐다. 세월호는 ‘인재’이다. 어쩔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자연재해가 아니다. 그러니까 인재는 명확한 ‘원인’이 존재하고 해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원인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그것에 대한 자각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세월호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이다.

 

대학생인 우리가 세월호를 기억하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가 몸담고 있는 대학의 의미에 대해서 고민해 보면 그렇다. 대학은 학문을 배우는 장소다. 학문은 그 갈래가 다양하고 방법론적으로 다른 방식을 취하지만 궁극적인 뿌리와 목적은 같다. 인간을 위한 것이다. 저명한 학자들이 써내려간 정교한 이론에 밑바탕이 되는 것은 인간과 사회에 대한 관심 그리고 애정이다.

 

따라서 대학생이 세월호를 기억하고 문제의식을 가지는 것은 누군가 말한 ‘정치적인 것’이기 때문에 위험하거나 주제 넘는 행동이 아니다. 오히려 인간의 존엄에 대한 긍정이며 진정으로 학문의 의미를 아로새기는 과정이다.

 

사람이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사회에서 사실상 정치적이지 않은 행위는 없다. 정치란 정당과 의회에서 일어나는 활동만이 아니라 자신의 목적을 타인에게 전달하고 관철시키기 위해서 하는 제반의 행위를 말한다. 우리의 삶이 정치적인데, 하물며 세월호와 같은 참사의 해결을 위해서는 정치적인 행위가 당연하다.

 

세월호가 ‘정치적인 것’이 돼버려 내 이웃의 눈물을 닦아줄 수 없다면 우리는 앞으로 얼마나 더 나아갈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마음속로만 안타까워만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행동은 어설픈 동정이다. 비겁함이기도 하다. 비겁함과 침묵은 남겨진 유가족들에게 다시 상처가 된다

 


ⓒ경향신문

 

지난해 프란체스코 교황은 한국을 방문해 노란 리본을 달았다. 그는 “세월호 추모 리본을 유족에게서 받아 달았는데 반나절쯤 지나자 어떤 사람이 와서 ‘중립을 지켜야 하니 그것을 떼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인간의 고통 앞에 중립을 지킬 수는 없다고 말했다.” 라고 얘기했다고 한다. 그가 잡아줬던 그 손을 왜 우리는 잡아주지 못하는가. 노란리본이 정치적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었지 그것이 인간의 고통에 대한 위로의 표현임은 모르고 있었던 건 아닐까.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답은 간단하다. 무엇이든지 하는 것이다. 노란리본을 달거나 프로필 사진 귀퉁이에 추모 표식을 나타낼 수도 있다. 오늘 하루 세월호를 대화에 올릴 수도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세월호를 잊지 않는 것이다. 변화는 문제점을 자각하는 것에서부터 나온다. 문제를 자각하려면 민감함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 민감함이 지금은 피곤함으로 변질돼 많은 사람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는 듯해서 안타깝다.

 

우리 학교에서도 세월호 참사에 대한 추모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 4월 7일 단원고 교사였던 故 남윤철 동문을 기리는 강의실이 개관되고 ‘남윤철 장학금’이 신설됐다. 민주광장에서도 학우들이 세월호를 기리고 있다. 이러한 추모의 분위기가 일상의 파도에 의해 침잠하지 않기를 바란다. 부족한 글의 끝에 덧붙여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에 대한 애도의 말을 전한다.

 

글ㅣ김동욱 기자 mayclong@naver.com

편집ㅣ김혜미 기자 hyeme199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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