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ial | 2013년 11월] 당신이 아니라면 그 어느 누가

[Editorial] 당신이 아니라면 그 어느 누가

 

 

 

우리학교에 등록한 국민대학교 학생들은 1만 6천여 명입니다. 전원이 투표에 참여하면 제법 어마어마한 숫자가 나오지요. 그러나 지난 몇 년 간 총학생회 선거 투표율은 기껏해야 50% 대를 오가는 정도에 그쳐 왔습니다. 많이 낮은 수치는 아닌 것 같다고요? 예, 총선이나 지방선거 수준에 비하면 그렇게까지 낮은 수치까지는 아니라고 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다시 생각해 봅시다. 지난 몇 년 간 투표율은 크게 솟구치지도, 크게 떨어지지도 않은 채 계속 그 자리에 머물러 있습니다. 유권자들에게 미래의 비전을 펼쳐 보여 선택을 받아야 하는 치열한 싸움인 총학생회 선거는, 지난 몇 년 간 ‘누구든 3000여 표만 먼저 먹으면 이기는 싸움’이 되어 버렸습니다. 최소 3개 이상의 선본이 격돌해 치르는 선거전에서는, 3000여 표 정도만 먼저 확보하면 승리할 수 있었으니 말입니다.


상황이 이러니 선거는 지리멸렬해 집니다. 기껏 치열한 선거전을 치르고 당선이 되어도 ‘조직 선거’를 의심 받아 출발부터 정통성을 폄하 당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선거에서 지고 나고도 자신의 부족함을 돌이켜 보는 것이 아니라 ‘조직이 없어서 졌다’는 패인을 마법의 주문처럼 중얼거리는 이들도 생기곤 합니다. 선거철마다 학교를 위한 어떤 비전을 선보일 것인가를 토론하는 게 아니라, 각 단과대 머릿수가 몇인지부터 셈하는 목소리들이 높아집니다.


그간의 선거가 조직 선거였느냐 아니냐를 놓고 흉흉한 가설이나 이야기하고자 하는 게 아닙니다. 우리학교의 정원 수는 꾸준히 증가해 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런 지리멸렬한 이야기가 나오고, 미래에 대한 비전이 아니라 단과대 머릿수를 먼저 이야기하고, 기껏 뽑아놓은 총학이 제대로 출발하기도 전에 뒤에서 수근 대는 이 일을 얼마나 더 계속 해야 하느냐는 말입니다. 1만 6천여 명이 함께 살아가고 있는 국민대학교라는 공동체는, 그러기에는 너무도 소중합니다.


함께 꿈꿔봅시다. 이번 선거에 임하는 유권자들이 모두 진지하게 국민대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각 선본의 공약과 방향을 진지하게 검토해보고, 곁에 있는 학우들과 함께 누가 과연 적임자인지 치열하게 토론하고, 투표가 진행이 되는 19일, 20일 양일 만큼은 아무리 바쁘더라도 시간을 쪼개어 투표소 앞에 줄을 서서 자신의 소중한 권리를 행사하는 꿈을. 그러기 위해서는 투표율을 높여야 합니다. 예측하기 좋아하는 호사가들과, 스스로 전략가라 자처하는 이들의 3000표 싸움을 보기 좋게 부숴야 합니다. 이번 선거에서 누가 이기든, 우리는 그보다는 더 많은 표를 얻은 총학생회를 가질 자격이 있습니다.


투표가 시작되는 화요일부터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다고 합니다. 날은 춥고 날은 더 어두워지겠지만, 그렇다고 복도에서 줄을 서서 한 표를 행사하는 기회를 포기하지 말아주십시오. 한 표라고 가볍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당신이 아니면 그 어느 누가, 북악의 미래를 만들 수 있단 말입니까.

 

 

이승한 편집국장 tintin@iamtint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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