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ial | 2013년 9월] 다시, 출발점에 돌아 와 서서

[편집국장의 말] 다시, 출발점에 돌아 와 서서

 

2013년 9월호 에디토리얼(Editorial)

 

 

 

밖에서 일을 하다가 만난 사람들은 종종 묻습니다. 할 일이 없는 사람도 아닌데, 왜 후배들이 하는 일까지 돕는다고 제 시간을 허비하냐고 말입니다. 그냥 웃으면서 "팔자가 사나운 모양이네요."라고 답하곤 하지만, 사실 이유가 아주 없는 건 아닙니다.

 

딱 작년 이맘때였습니다. 국민대학교가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에 선정된 것은, 2004년에 학교에 입학한 이래, 그렇게 분노한 학생들이 많이 본 건 그것이 처음이었습니다. 대책을 요구하던 학생들이 본부관을 점거했고, 그 틈바구니 속을 카메라와 수첩을 꼭 쥔 학생들이 바쁘게 해집고 다녔습니다.

 

저 친구들 뭐지? 궁금해 하던 제게 누군가 귀띔해 주더군요. 학교가 껄끄러워 하는 주제의 기사들을 쓰다가 해직 혹은 권고 사직 당한 기자들이 나와서 만든 학생자치언론기자들이라고요. 순간 부끄러웠습니다. "내가 한참 새내기였을 때 조금 더 앞장서서 좋은 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더라면, 지금의 후배들은 한결 다른 환경의 국민대학교에 다닐 수 있지 않았을까."

 

그렇게 시작한 <국민저널>이 벌써 창간 1주년을 맞이했습니다. 결코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우리에게는 일도 많고 탈도 많았던 험난한 시간들이었습니다. 그 동안 국민대는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을 탈출했고, 쑥스럽지만 <국민저널>은 대학교 학생자치언론계에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습니다. 창간과 운영의 노하우를 물어보는 다른 학교 학생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그만큼 대학언론의 자유가 메마른 시기인가 하는 위기감도 돌고, 우리를 보고 길을 나서는 이들도 있단 생각에 책임감도 더 강해집니다.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 탈출이 1년 간 <국민저널>이 걸어온 작은 원의 끝이라면, 타 학교 자치신문 창간에 대한 저희의 기대와 지지는 앞으로 우리가 그려갈 큰 원의 시작일 겁니다. 언제나처럼, 바보 같이 우직하게 걷겠습니다. 1년을 지나 다시 출발점에서 인사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추신: 지난 1년간 헌신적인 자세로 <국민저널>의 토대를 닦은 박동우 취재부장이, 갑작스런 건강문제로 인해 9월 1일부로 사직했습니다. 보내는 마음 아쉽지만, 그의 노력과 헌신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다는 인사로 그를 보냅니다. 아울러 앞서 개인사정으로 사직한 구본철, 박영민 기자에게도 앞으로 가는 길 행운을 빕니다.

 

 

 

이승한 편집국장 tintin@iamtint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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