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통장의 정릉라이프] 두부큐 - 손두부 전문점

왜 우리는 학식과 배달음식으로만 주린 배를 채우는가? 정릉골로 약간만 발을 옮겨보자. 맛의 신세계가 펼쳐진다. 포털 검색창에 ‘정릉’을 치면, 왜 나오는 게 ‘건축학개론’ 뿐인가? 정릉골로 조금만 발품을 팔아보자. 사람 냄새나는 곳이 또 정릉이라. 자칭 타칭 정릉골 통장이라 불리는 자취 5년차 최통장이 <최통장의 정릉 라이프>라는 새로운 코너로 정릉에 숨어 있는 맛집부터 생활정보, 자취생활의 팁까지를 독자 여러분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최통장 백

 

 

   손두부 전문점 < 두부  >  

 

 

 

 

 

 

무엇을, 아니면 어디를 첫 번째 순서로 선택할지 최통장은 솔직히 부담스러웠다. 정릉골 3년차라는 자부심은 더욱 최통장의 선택을 고통스럽게 했다. 그래도 일단 먹고 죽은 귀신이 때깔도 좋다. 먹거리를 선택했지만 ‘그럼 어디?’라는 고민이 새로 찾아왔다. 며칠간의 고심에 최통장의 머릿속이 하얘졌다. 그렇게 하얘진 머릿속에, 하얀 두부가 가득 차올랐다. ‘그래!, 두부큐!

 

 

▲ 넓지 않은 공간에 10개 남짓의 식탁이 자리 잡고 있다

 

 

‘두부큐’로 가는 길은 학교 후문으로 나서야 순조롭다. 청덕초등학교 방향으로 굴다리(터널)를 지나, 정릉골에서 유명한 맛집인 빨간 간판의 중식당콰이러가 등장해도 잠시만 참길 바란다. 오늘은두부큐. ‘콰이러입구를 끼고 우회전해서 좁은 길을 1분만 내려가면, 평범한 가정집 입구에 나무 데크로 처리한두부큐라는 간판이 보인다. 전혀 식당 같지 않은 외관에 주춤대지 말고 아무렇지 않게 문을 지나 돌계단을 올라 집안에 들어가면 된다. 좌식 식당이기에 신발을 벗기 불편하거나 발 냄새로 고생 중이라면 참고해두자.

 

 

▲ 나무조각으로 만든 메뉴판에 눈길이 간다

 

 

가정집이라 그런지 그리 넓지 않은 공간에 10개 남짓한 식탁이 자리 잡고 있다. 벽 한 켠에 걸린 나무 조각에 손 글씨로 써서 만든 메뉴판에 눈이 간다. 직접 만드는 손두부 전문점인 만큼 대표메뉴인 하얀순두부찌개를 우선 먹어보자. 혹시라도 시원한 맛을 찾는다면 메뉴판에는 없지만 김치순두부찌개도 있으니 그 쪽도 좋다.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 전에 정갈한 반찬이 식탁을 먼저 채운다. 때때로 반찬의 종류가 바뀌긴 하지만, 학교 주변에서 보기 드문 직접 담근 김치와 으깬 감자로 만든 샐러드가 별미다. 특히 감자샐러드는 주린 배로 가면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도 전에 깨끗하게 비우게 된다.

 

 

▲ 정갈한 반찬 중 으깬 감자 샐러드(가장 우측)는 별미다.

 

 

반찬으로 입맛이 돌 때쯤 뚝배기에 담긴 순두부찌개가 나온다. 흔히 생각하는 빨갛고 계란이 풀어진 얼큰한 순두부찌개를 생각하면 오산이다. 하얀 국물에 몽글몽글한 순두부가 가득 차 있는두부큐의 순두부찌개는 촉촉한 계란찜을 떠오르게 한다. 흑미로 지어낸 밥의 검은 윤기 덕에 하얀 순두부찌개는 더 이색적이다.

 

 

▲ 흡사 계란찜을 닮은 하얀 순두부찌개가 이채롭다.

 

 

첫 수저에 편안함이 느껴진다. 부드러운 순두부가 입안에 퍼지면, 삼삼하며 자극적이지 않은 맛에 입안도 속도 편안해진다. 저렴한 가격에 추가로 주문한 꽁치구이 한 마리(1,000)는 식사에 간과 쫄깃함을 더해 식사의 식감을 더 다채롭게 한다. 흑미밥 한 공기와 뚝배기 한 그릇, 그리고 꽁치구이. 깨끗하게 비우면 뱃속에 기분 나쁘지 않은 든든함이 가득하다. 기름진 배달음식과 단조로운 학식에 지친 위에 휴식을 준 듯하다.

 

 

▲ 저렴한 가격의 꽁치구이는 부담없이 즐겨도 좋다.   

 

 

왜 학생들은 이런 집을 잘 모르고 있을까. 이경옥 사장님은이미 교수님이나 교직원 분들은 많이 찾아온다, ‘학생들도 찾기는 하지만, 손님이 너무 많이 오시면 바빠서 손님들 한 분 한 분께 신경을 못쓸까봐 저녁이면 간판에 불을 꺼놓기도 한다고 궁금증을 풀어 주었다. 사장님은예약을 하면 편하실 거라고 귀띔을 주기도 했다.

 

나서는 길, 예전에 찾았을 때 정원에 있던 강아지 두 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어느새 최통장의 뒤로 다가온 사장님은두 달 전에 하늘나라로 갔다, ‘14년을 키웠더니, 요즘 텅 빈 강아지 집을 보면 당분간은 강아지를 키우고 싶지 않다는 얘기를 들려주었다. 오래 두고 아끼던 곁을 계속 추억하는 정이 마치 순하고 진한 음식의 맛뿐만 아니라, 고향 같은 정릉골의 편안함도 닮아 보였다. 문득 뒤를 돌아보니, 사장님은 문 앞까지 나와 최통장을 배웅하며 인사를 하고 있었다.

 

 

, 사진/최통장 julyten@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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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소 : 서울 성북구 정릉3716-111

▷ 전화 : 02-941-0158

▶ 영업시간 : 평일 11:00 ~ 21:00 (일요일 휴업)

▷ 주요메뉴 : 하얀순두부찌개(6,000), 만두(6,000),

두부전골(-20,000/ -25,000/ -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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