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ial | 2013년 5월] 문제는 민주주의다

[편집국장의 말]문제는 민주주의다

2013년 5월호 에디토리얼(Editorial)

 

 

 

 

“그런데, 학교가 경쟁력을 갖추는 건 좋은 일 아닌가요?” 학교가 이사회를 열어 학과 구조 개편안을 통과시킨 것을 속보로 낸 후, <국민저널>의 독자 중 한 분이 사석에서 제게 조심스레 주신 질문입니다. 아마 다 못하신 말씀을 계속하셨다면 이런 말을 해주셨겠죠. “그런데 <국민저널>은 이걸 왜 문제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어요.”

 

사실 저희 편집국 내부에서도 이 문제를 두고 다소 의견이 갈렸습니다. 강세를 보이고 있는 학과의 전문성을 더해 학교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반대할 일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었고요. 취업 잘되는 학과나 돈이 되는 학문을 위해 다른 기초 학문의 모집 정원을 줄이는 것이 과연 고등교육기관으로서 옳은 선택이었나 하는 의견도 있었지요.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우리는 아직 이런 변화에 대해서 제대로 된 논의를 충분히 가지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열 명 남짓한 <국민저널> 조직 안에서도 이렇게 의견이 갈리고 다양한 입장의 견해들이 나오는데, 하물며 1만 5천여 학우들은 얼마나 다양한 의견을 가지고 있을까요.

 

문제는 민주주의로 돌아옵니다. 대학생은 일방적인 훈육의 대상이나 교육의 대상이 아니라, 대학 사회를 구성하는 한 주체입니다. 학교가 어떠한 전망을 향해 전진하고자 한다면, 그 전망은 지금 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들 또한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합니다. 우리는 그 과정이 생략된 결정에 대해 근심합니다.

 

<국민저널>이 연중 기획으로 학생 자치에 관한 이야기를 꺼낸 것도 이 때문입니다. 우리가 학교 내부의 변화에 대해 논의라도 해볼 기회를 가지려면, 학생 사회 스스로 자치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 있는지, 그럴 역량은 있는지를 먼저 점검해 봐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 목표를 결정하면 밑의 사람들이 효율적으로 따르는 소통 방식은 경영의 언어겠지요. 하지만 대학 사회의 언어는 그와는 달라야 할 겁니다. 우리의 언어는 민주주의이기를 바라며 이번 호를 만들었습니다. 읽으시며 함께 고민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승한 편집국장 tintin@iamtint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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