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ial | 2013년 3월] 승리의 역설

[편집국장의 말]승리의 역설
2013년 3월호 에디토리얼(Editorial)

 

조판작업을 하면서 <국민저널> 구성원들은 혀를 내둘렀습니다. 원래는 기사의 경중을 잘 배분해 쉽게 읽히는 지면을 꾸리는 게 목표였습니다. 하지만 등록금 이슈를 바라보는 학생사회 구성원들간의 각기 다른 입장을 취재하다보니, 이번에도 글만 빽빽한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송구합니다.

 

등록금 고지서 발송 동의와, 입학식 기습 시위를 두고 말들은 치열하게 충돌했습니다. 총학생회, 부실대 대책위원회, 등심위 TFT 위원의 견해를 한 자리에 모아 정리하다 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중 등록금 추가 인하를 원하지 않는 이 하나도 없고, 학생들의 폭넓은 연대와 의견 수렴이 필요하단 걸 모르는 이도 없는데, 이들은 왜 같은 걸 바라면서도 함께 하지 못하는 걸까.

 

기성 언론에서 자주 쓰는 말 중 ‘정치력’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여야가 극한 대립 중일 때 주로 등장하는 표현입니다. 서로가 양보해 갈등을 멈추고 결론을 낼 것을 촉구할 때, 우린 흔히 ‘정치력을 발휘하라’고들 하지요. 살다보면 어떤 판에선 가끔 조금씩 지는 게 역설적으로 더 큰 승리를 담보하기도 합니다.

 

어쩌면 지금 필요한 것은 ‘정치력’을 발휘해, 먼저 손을 내미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가 먼저 손을 내미느냐에 따라 누군가는 ‘비타협적이고 독선적인 단체’라는 이미지를 벗을 수도 있고, 또 누군가는 ‘대의를 위해 정치적 입장이 다른 사람들까지 모두 포용한 리더’란 평가를 받을 수도 있겠지요. 물론 쉬운 일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세상 그 어떤 정치적 승리가 쉽게만 쟁취되었겠습니까? 


이승한 편집국장 tintin@iamtint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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