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月]이아혜 “입학식 시위, 총학이 먼저 기획했다”

국민저널 기사/FOCUS 2013.03.18 08:13

[3月]이아혜 “입학식 시위, 총학이 먼저 기획했다”

부실대 대책위 이아혜 연락간사 인터뷰 (Ⅰ)

 

 

“국민대 학생들이 등록금 2.6% 인하에 결코 만족할 수 없고 대폭 인하를 원한다는 것을 피력해야 합니다. 그러자면 목소리를 모으기 위한 공동의 협의체나 연대체가 필요합니다.” 지난 14일, 상반기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가 열린 본부관 학술회의장, 단상에 오른 깡마른 체구의 학생이 학생대표자들에게 제안을 했다.

 

 

한 단과대 학생회장이 반문했다. “학생 대표는 일반 학우들에게도 등록금 태스크포스팀(TFT)을 통해 등심위에 간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줬습니다. 왜 그때는 참여하지 않다가 지금 와서 결과만 보고 저희에게 화살을 돌리는 겁니까?” 다른 단과대 학생회장은 총학생회장이 그에게 발언권을 준 것에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대의원의 동의를 얻지 않고 전학대회 의장이 단독으로 발언권을 승인했는데, 중간에 절차가 생략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질의응답이 끝난 뒤, 학생대표자들은 단상 위의 학생을 향해 신사적인 예의를 다해 박수를 쳤다. 하지만 장내는 보이지 않는 긴장감으로 팽팽했다. 학생은 단상에서 내려왔다.

 

 

쉬 가시지 않는 갈등의 당사자, 2007년 입학한 이래 ‘세상바로보기(노동자연대학생그룹 다함께)’ 동아리에서 활동하며 줄곧 학내 청소노동자․시간강사 문제 등에 대해 투쟁을 벌여온 사람, 캠퍼스를 통틀어 이삼십 명 넘을까 말까 한 ‘꿘(운동권)’의 상징적 인물로 자리 잡은 그의 이름은 이아혜(공법․07)다.

 

 

등심위 협상 초기 총학생회에서 등록금 TFT를 조직할 때, 그가 몸담은 부실대 대책위는 ‘등심위의 보조 기구’에 불과하다며 불참의 뜻을 밝힌 뒤 “우리가 할 역할은 학생들이 조직적으로 투쟁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행동을 벌이는 것”이라며 집회와 피켓 시위 등을 주도했다. 지난 2월 신입생 입학식 당시 장내에 들어가 등록금 대폭 인하를 외치는 기습 시위를 벌인 것도 이의 일환이다. 이는 온-오프라인에서의 뜨거운 찬․반 논쟁으로 이어졌고, 급기야 “다함께 회원들을 출교 처분해야 한다”는 과격한 주장까지 나오기에 이르렀다. 지난 12일 본지의 인터뷰 기사에서는 총학생회장 최경묵(컴퓨터․06)씨가 대책위의 입학식 시위와 행동 노선에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최경묵 회장의 인터뷰가 보도된 지 3시간 정도 지났을 무렵, 그에게서 연락이 왔다. “저희도 인터뷰를 하고 싶은데요.” 갈등의 당사자로부터 먼저 들어온 인터뷰 제안, 본지는 지난 16일 캠퍼스 후문 모처에서 그를 만났다.

 

 

“총학이 먼저 시위 이야기를 하기에

역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

 

 

Q. 입학식 시위 전에 총학생회장과 통화를 했다고 들었다. 정확히 어떤 내용이 오갔나?

 

 

- “시위가 있기 전날(2월21일) 밤 총학생회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내일 뭐 할 거냐고 물어 보기에 ‘입학식장 안에서 현수막 펼치고 유인물 뿌리고 구호도 외칠 거다’라고 말했더니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과 관련된 이야기도 할 것인지 묻더라. ‘유인물에 다 포함되어 있고, 등록금 인하와 연동되는 거니 당연히 이야기해야 한다’고 답했다. 총학생회장이 ‘그 이야기는 안 했으면 좋겠는데, 이미 유인물 다 뽑았지? 바꿀 수는 없는 거지?’라고 물어보더라. 그렇다고 말하고 통화가 끝났다.”

 

 

▲호소와 선동 사이 지난 2월22일 부실대 대책위 회원들이 캠퍼스 정문 앞에서 신입생들에게 배포한 전단으로, ‘총장님과 처장님들께 잘 보이도록 들고 자료를 읽어주세요’, ‘같은 마음이라면 호응해주시고 박수쳐 주세요’ 등의 요청 문구가 적혀 있다. (서울=국민저널/박동우 기자)

 

 

Q. 총학생회장은 인터뷰에서 실제 집회는 다수의 학생들에게 호응을 요청했다는 점에서 사전 합의와 달랐다고 유감을 표하지 않았나?

 

 

- “그게 왜 다른 건지 이해가 안 된다. 현수막을 펼치고 구호를 외쳤으면 학생들에게 박수와 환호를 받아야 성공인데, 이를 추구해야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시위가 호응이 없기를 바랐던 건가 싶다. 입학식 시위 아이디어는 총학생회에서 먼저 나왔던 것이고, 이 사실을 대책위가 접한 뒤 그들에게 제안을 했는데 거절당해 우리끼리 한 것이다.”

 

 

Q. 입학식 시위 아이디어를 총학생회에서 먼저 냈다니?

 

 

- “등록금 TFT에서 먼저 나왔다. 입학식이 대목이니 노려보자는 의견이 나왔고 구체적인 아이디어까지 도출된 것으로 안다. 부총학생회장이 팻말 들고 캠퍼스 정문을 폐쇄하기, 검은 옷 입기 운동 등을 이야기했다. 총학생회에서 계획이 있는 것처럼 말하니, ‘같이 하면 되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이 바뀌더라.”

 

 

Q. 대책위가 총학생회에 입학식 시위를 역제안한 시점은 언제인가? 역제안을 했을 때, 총학생회는 왜 이를 거절했는가?

 

 

- “2월11일 고양시 탄현에서 부총학생회장을 만났다. 부총학생회장은 학교 측의 재정 적자 논리 등을 반박하기 어려운 고충을 많이 털어놓았고, ‘등록금 2.6% 인하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느껴지지 않아, 시위를 해도 호응이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그 자리에서 입학식 시위를 제안했는데, 부총학생회장은 ‘총학생회장에게 이야기를 해보겠는데,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총학생회가 거절할 것이라는 느낌이 왔고, 실제로 내게 전화가 왔을 때 딱히 거부하는 이유를 밝히진 않았지만 시위 개최에 대한 의욕이 없어 보였다. 다만 ‘입학식은 어려울 것 같고, 오리엔테이션 끝나고 개강 이후 집회를 여는 것에 대해선 가능성을 열어놓고 이야기해보자’고 하기에 나는 ‘알겠다, 그러면 우리끼리라도 입학식 시위를 하겠다’고 답했다.”

 

 

이 씨의 말에 따르면, 고지서 발송에 동의한 6차 등심위(1월31일) 전만 해도 총학생회가 입학식이나 개강 초 대규모 시위를 통해 학교를 압박하는 전략을 염두에 두고 있었으나, 2월 들어 이들의 입장이 변했다고 한다. 이 씨는 “일관성 없는 기조”라며 총학생회를 향한 비판적 입장을 드러냈다. 특히 자신들의 입학식 시위 때문에 여론이 악화돼 개강 초 대규모 집회 기획을 접어야 했다는 최경묵 총학생회장의 주장에 대해선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체육관 바깥까지 환호성이 들렸다.

일부 여론으로 치부해도 좋은가”

 

 

Q. 입학식 시위를 통해 일반 학생들의 기억에 남은 것은 자극적인 구호와 과격한 액션뿐, 이를 통해 보여주고자 했던 핵심 메시지는 사라졌다는 지적이 있다.

 

 

- “그런 의견이 있는 것 알고 있다. 하지만 분명 성과가 나타나고 일부 학생들을 규합하는 측면도 있다. 입학식 퍼포먼스(시위)에 대한 <국민저널>의 보도를 접하고 몹시 불만족스러웠는데, 국민인닷컴과 디시인사이드 국민대 갤러리의 여론은 전체 여론 중 한 단면일 뿐이다. 입학식장 안의 분위기는 달랐다. 환호와 박수 소리가 체육관 건물 바깥까지 들렸다. 심지어 지지 문자도 많이 받았는데, 이러한 여론은 부차적인 여론인양 묘사되더라. 기사를 보면 ‘또 시작이네’라 말하며 혀를 찬 이도 있었다는데, 신입생과 학부모이 대다수인 그 자리에 그런 표현을 쓸 만한 사람들은 재학생 말고 없다. 그 사람들은 입학식장에서 소수였다. 이를 지배적인 여론이었던 것처럼 서술한 것은 유감이다. 대다수의 학생들을 규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의미 있는 수를 규합하는 건 부정할 수 없다. 지지를 표명하는 학생들부터 규합하여, 이들이 기층을 이루고 변화를 실질적으로 만들 수 있다.”

 

 

Q. 입학식 시위가 성공적이었다면, 왜 지금껏 대책위 이외에 등록금 인하를 외치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가? 일반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 아닌가?

 

 

-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가장 많은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방법을 썼다. 물론 입학식 시위는 워낙 준비나 조직화가 안 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 한계 안에서 할 수 있는 수단으로 이슈화를 하는 것이 맞다. 다른 대학은 단과대 학생회나 총학생회가 오리엔테이션에서 미리 조직하고, 종이비행기 날리기나 구호 외치기처럼 학생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것도 마련해서 입학식 시위를 기획했다. 그걸 우리가 감당할 수 없어 총학생회와 함께 하자 제안했으나 거부하지 않았나.”

 

 

“학생들의 압력 없이 등심위 만으로

성과를 얻은 대학은 없다”

 

 

등심위 협상 초기 총학생회는 등심위 학생 대표의 협상 전략을 지원하는 TFT를 꾸렸고, 일반 학우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그러나 당시 본지와 인터뷰(1월13일자 기사)에서 이 씨는 “태스크포스가 비춰지는 상은 ‘등심위를 위한 보조기구’다”는 뜻을 내비치며 합류를 유보했다.

 

 

이에 대해 최경묵 총학생회장을 비롯한 학생 대표자들은 TFT 동참 제안을 거부했다고 규정지으며 비판을 가하는 형국이다. 일각에선 “독자 노선을 걸으며 자신들이 학내 정치의 주도권을 쥐려는 시도 아니냐”고 의심의 눈초리를 쏘고 있다.

 

 

Q. 등록금 TFT 합류 제안을 받았나?

 

 

- “총학생회로부터 직접 제안 받은 적은 없다. TFT 위원 최희윤 씨가 대책위 회의에 와서 ‘사실상 총학생회가 대책위를 염두에 두고 만든 것 같은데, 들어가는 게 어떠하겠느냐’는 이야기를 했다. 최희윤 씨가 총학생회장의 대리인 자격으로 말한 것은 아니고, 이를 대책위 입장에서 공식적인 제안이라 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그건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TFT가 들어갈 만한 가치가 있었다면 제안했건 안했건 들어갔을 것이다.”

 

 

Q. 일전에 인터뷰를 통해 등록금 TFT의 역할 자체에 한계를 인식했다 말한 바 있다. 등록금 TFT가 어떠한 점에서 한계를 지녔다고 보나?

 

 

- “TFT가 예․결산 자료 분석에 많이 치중했지 않았나. 이 부분은 학생들도 회계를 공부하면 할 수 있다. 그러나 예․결산 자료 분석의 주된 목적은 결국 학교 측의 단단한 논리를 깨보자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그건 전문가에게 의뢰하거나 회계학을 공부한 학생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보다는 TFT의 위상 자체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다.”

 

 

Q. TFT의 위상이 당신이 바라보는 상과 달랐단 뜻인가?

 

 

- “그렇다. 예컨대 의견은 제시할 수 있어도 이를 받아들여 결정하는 자는 학생회장이다. 실질적인 의결권이 학생대표자 몇몇에 제한되어 있다. 게다가 의견은 굳이 TFT 위원이 아니라도 낼 수 있었다. 대책위는 그렇게 외부 의견을 내 1월25일 공동 집회를 열기도 했다. TFT는 자료 조사를 분석하는 기구에 그쳤지, 함께 의견을 모아 등록금 운동을 확대시킬 수 있는 성격의 기구는 아니었던 것이다.”

 

 

Q. 최경묵 총학생회장은 등록금 TFT가 진즉에 구성됐다면 일반 학우들을 협상 대표에 직접 참여시키는 방안도 고려했을 것이라 밝혔다. 만일 등심위 TFT 참여 제안을 받을 때 학생 대표로 협상 테이블에 직접 나가는 자격까지 주어진다고 가정하면, 참여했을까?

 

 

“물론 내가 협상에 임했다면 등록금 고지서 발송에 합의하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총학생회장 본인이 할 이야기가 아니다. 총학생회 선거 출마 당시 등록금 10% 인하를 공언했고, 따라서 (그 공언에 대해) 본인이 책임질 부분이 있다. 총학생회장은 제한적인 성격을 지닌 기구에 대책위가 들어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함께 할 의사가 없었다고 말하는데 이는 왜곡이다. 자신의 무능력을 입증하는 발언이고, 자신의 잘못에 대해 무책임한 답을 하는 것에 불과하다. 총학생회장의 발언 맥락은 마치 ‘당신들이 와서 나를 설득해 줬으면 내가 고지서 발송에 합의해주지 않았을 수 있지 않느냐’처럼 들리는데 황당하다.”

 

 

Q. 지난 총학생회 선거에 출마할 당시 ‘99%의 반격’ 선거운동본부도 TFT를 말했지 않았나?

 

 

- “그 공약의 핵심은 등록금 문제를 연구하고, 알리고, 집회를 조직하는 등 모든 활동을 광범위한 학생 단위가 함께하는 공동전선을 구성함으로써, 다 같이 의견을 내고 결정할 수 있는 폭넓은 계기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공동전선 내부에 조사, 탐구, 연구 부문을 관할하는 TFT가 포함된 것이고. 아무리 열심히 등록금 관련 조사를 해봤자 등심위 자체를 통해 성과를 얻은 대학이 없다. 학생들의 압력 속에, 학교가 등록금 문제에 대해 양보할 의사를 느끼도록 협상을 구축했느냐 여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 이어지는 인터뷰 2부에서는 학생대표들이 임한 등록금 협상을 지켜본 이아혜 씨의 생각과, 그간 대책위를 놓고 퍼진 부정적 인식에 대한 그의 견해를 접하실 수 있습니다.

 

 

글.인터뷰/ 박동우 기자 pdwpdh@naver.com

인터뷰/ 이승한 에디터 tintin@iamtint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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