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ial | 2013년 3월] 편집국장의 말-위대한 바보들

[편집국장의 말]위대한 바보들

 

편집국장 이승한

 

 

케이블 TV 뉴스 제작진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미국 드라마 <뉴스룸> 1시즌 마지막의 제목은 ‘The Greater Fool’입니다. 좋은 뉴스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다 언론으로부터 ‘엄청난 바보’(The Greater Fool)라는 말을 듣고 낙심한 주인공에게, 동료는 ‘미국은 위대한 바보들(The Greater fools)에 의해 건국되었고 전진해 왔다’고 위로합니다. 돌파 불가능해 보이는 현실의 벽을 자신만큼은 넘어설 수 있다 믿는 바보들 말입니다. 물론 대부분 돌파가 불가능한 벽이고, 돌진했던 이들 중 대부분은 좌절합니다. 누군가는 비웃음의 대상이 되기도 할 겁니다. 그러나 바보들이 제 몸을 부딪혀가며 벽에 낸 금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그 균열에 힘입어, 현실의 벽은 무너집니다. 어쩌면 역사는 그렇게 전진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작년 9월 <국민저널>이 창간되고, 그 창간 멤버들이 어디에도 기댈 곳 없이 서로에게만 의지한 채 간신히 한 호 한 호 만들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저는 생각했습니다. 왜 이렇게 엄청난 바보짓을 하느냐고. 아마 다른 학우들도 그 점이 궁금했나 봅니다. 지난 한 학기 내내 격려와 응원의 목소리만큼이나, 의구심에 찬 질문 또한 빗발쳤습니다. 학내 정치 구도에서 특정 정파를 밀어주기 위해 창간된 신문이 아니냐, 학교의 명예에 흠집을 내고 권위를 위협하려는 의도가 있지 않느냐, 특정 외부 세력으로부터 재정을 지원받고 그 이해관계를 위해 복무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 등등.

 

 

스스로를 적극적으로 변호하기엔 지나치게 점잖은 창간멤버들을 대신해 해명하자면 이렇습니다. <국민저널>은 특정 정파의 이익을 위해 복무하지 않습니다. <국민저널> 안에는 새누리당부터 민주통합당, 녹색당과 진보신당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당과 정파를 지지하는 구성원들이 공존합니다. 그들은 서로의 정견에 대해 제대로 된 토론을 하기 위해선 거짓 없는 진실을 기반으로 해야 하고 누군가는 진실을 보도해야 한다는 대원칙 하나로 함께 일합니다.

 

 

<국민저널>은 국민대학교의 명예를 소중히 여깁니다. <국민저널>은 국민대학교가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세운 해방 후 최초의 민족사학임을, 수많은 인재들을 길러내며 대한민국이 일궈온 기적의 역사와 함께 해 왔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지난 12월 대선을 앞두고 국민대학교의 스키 강좌가 20대 학생들의 투표를 방해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대선 당일까지 진행되도록 일정이 잡혔다는 루머가 돌았을 때, 가장 적극적으로 인터넷 상에서 사실관계를 해명하고 학교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뛰었던 매체 또한 <국민저널>입니다. 이처럼 <국민저널>은 모든 진실과 정보가 그 어떠한 외압이나 통제, 왜곡 없이 공개되고 논의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국민저널>은 어떠한 특정 외부세력의 이해관계에도 복무하지 않습니다. <국민저널>은 처음부터 그 어느 특정 세력의 이해관계에도 구속되지 않는 진실을 보도하기 위해 만들어진 매체고, 그렇기에 조건 없는 후원이나 정당한 광고 집행이 아닌 어떠한 재정적 지원도 받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국민저널>이 두려워하는 것, 동시에 든든한 ‘빽’으로 여기고 있는 것은 오로지 독자 여러분뿐입니다.

 

 

2013년 2월 20일부로, 문수훈 초대 편집위원장의 뒤를 이어 편집국장에 취임하게 되었습니다. 창간멤버도 아니고 학내 활동이 활발한 사람도 아닌 제가 이 자리에 앉게 된 것을 무겁고도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창간 멤버들이 지키고자 했고 독자 여러분들이 저희를 응원해 주셨던 이유인 ‘치우침이 없는 진실을 보도한다’는 가치를 지켜 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 드립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독자 여러분도 그 가치를 중요히 여기고 계시다면, 감히 <국민저널>에 관심과 애정을 주실 것을 부탁 드립니다. 지금처럼 읽어주시고, 충고해주시고, 더 하실 말씀이 있다면 기고해주십시오. 나아가 <국민저널>의 일원이 되고 싶으시다거나, 후원을 해주시고 싶으시다면 더더욱 환영입니다.

 

 

저의 취임 말고도 <국민저널>에 생긴 변화는 또 있습니다. 지난 학기 격주간지로 운영되었던 <국민저널>은 이제 월간지로 운영됩니다. 물론 시의성이 필요한 중요한 소식들은 여전히 <국민저널> 홈페이지(www.kookminjournal.com)과 <국민저널>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인터넷 판 기사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그 동안의 <국민저널>이 그런 다양한 소식들을 모두 전하는 ‘신문’이었다면, 지금부터의 <국민저널>은 그 중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이슈를 정해 보다 더 깊게 파고드는 ‘저널’로 다시 시작합니다. 이런 변화는 학내에 건강한 정보유통의 창구를 넓히고 더 심화된 논의를 가능케 하기 위한 저희의 작은 노력의 일환입니다.

 

 

글을 마무리하며, 국민대학교를 세운 임시정부의 요인들, 대한민국 건국의 아버지들을 생각해 봅니다. 누군가는 그들을 비웃었을 것이고, 또 누군가는 뜻은 가상하나 독립은 그렇게 쉽게 오는 것이 아니라 말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사재를 털어 머나먼 이국에 땅을 마련했고, 학교를 지었고, 수많은 청년들을 교육했으며, 군대를 양성했습니다. 절대로 무너질 것 같지 않던 견고한 일본 제국주의 압제의 벽을 향해서 말입니다. 어쩌면 그들도 위대한 바보들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여기 <국민저널>이 있습니다. 저희는 분명 바보일지 모릅니다. 그 누구도 <국민저널>을 만들라 시킨 바 없으나 굳이 창간을 했으며, 누구도 제 쌈짓돈을 헐어 운영자금을 대라 한 적 없었으나 그렇게 해 왔습니다. 저희가 ‘엄청난 바보’로 기록될지, 아니면 운 좋게도 ‘위대한 바보’로 기록될지 아직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감히 말씀 드립니다. 이 바보들과 함께 걸어 주십시오. 저희는 계속 전진하겠습니다. 국민대학교와 대한민국을 세운, 창학과 건국의 아버지들이 그랬던 것처럼.

 

 

2013학년도를 여는 새벽에.

 

 

<국민저널> 편집국장 이승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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